프롤로그 1부. 형법 제9조 2부. 단죄자 3부. 심판대 4부. 혼돈의 시간 5부. 미성년 에필로그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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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법소년 살인 사건 : 전건우 장편소설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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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구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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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실
이용여부
0003146368
811.33 -24-1440
서울관 인문자연과학자료실(314호)
이용가능
0003146369
811.33 -24-1440
서울관 인문자연과학자료실(314호)
이용가능
B000122453
811.33 -24-1440
부산관 종합자료실(1층)
이용가능
출판사 책소개
“촉법인데 뭐가 무서워요?”
한국형 스릴러로 만나는 우리 사회의 뜨거운 이슈
촉법소년과 얽힌 ‘A군 연쇄 살인 사건’ 자신을 완벽하게 감추며 살인을 이어가는 괴물의 정체는 무엇인가?
“K-호러의 장인”, “한국의 스티븐 킹” 등 전건우를 지칭하는 수식은 화려하고 다양하다. 그가 여러 장르를 자유자재로 오가며 깊은 산의 마르지 않는 약수처럼 이야기를 쏟아내기 때문이다. 『촉법소년 살인 사건』은 2008년 데뷔한 뒤 성인 장편소설로만 열두 번째 발표하는 작품이다. 가장 주목할 만한 수식은 아마도 ‘K(한국)’일 것이다. 『고시원 기담』에서는 열악한 주거 환경에서 살아가는 한국 청년의 현실을 기담으로, 『어두운 물』에서 수귀라는 소재를 통해 한국 정통 호러의 진면목을, 『불귀도 살인사건』에서는 의심과 불안으로 가득 찬 섬을 배경으로 조선 시대부터 내려오는 저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이번에는 한국 사회의 예민한 이슈 중 하나인 ‘촉법소년’이라는 소재를 스릴러로 펼쳤다. 마지막까지 범인이 누구일지 절묘하게 감추며 스릴러 장르의 정수를 보여주는가 하면 이 민감한 사회문제를 우리가 어떻게 바라보고 해결할지 고민하도록 이끈다.
4일간 펼쳐지는 숨 가쁜 전개, 매력적인 등장인물들의 조합,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멈출 수 없는 페이지 터너
소설은 어둠이 깊게 내린 밤, 주택가의 한 골목에서 시신이 발견되며 시작된다. 이번에도 시신의 일부가 사라져 있다. 세 번째 희생자다. 이것이 촉법소년과 얽힌 ‘A군 연쇄 살인 사건’의 서막이다. 사건 담당으로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조민준 형사와 그의 팀이 배정된다. 조민준은 어릴 적, 호기심에 친구를 크게 다치게 한 자신의 반사회적 기질을 억누르며, 오히려 범죄자들의 심리를 잘 파악하는 유능한 경찰이 됐다. 권력이나 명예에 연연하지 않고 범인 잡기에만 골몰해온 결과 되레 굵직한 사건을 속속 해결하며 빠르게 승진해왔다. 그런 그에게도 이 사건은 어딘지 고약하다. 다행이라면, 그에겐 유능한 다섯 명의 팀원이 있다는 것. 특히 뛰어난 공감 능력으로 사건 관계자들을 노련하게 상대하며 필요한 정보를 얻어내는 하유리와 듀오를 이루어 사건의 진상에 접근하려 한다. 여기에 형법 제9조, 즉 14세 미만 형사미성년자의 범행을 벌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지키려 하는 청소년 심리 상담사 윤민우의 조력까지 얻지만 범인이 완벽하게 자신을 감추며 추가 범행을 이어가자 조민준은 난생처음 감정의 동요를 느낀다. 대체 이 괴물의 정체는 무엇인가? 그리고 처음 느껴보는 이 감정의 동요는 무엇인가? 노련한 이야기꾼 전건우는 4일간 벌어지는 숨 가쁜 전개와 개성 강한 등장인물들을 조합해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읽기를 멈출 수가 없는, 스릴러의 정수를 펼쳐 보인다.
“촉법인데 뭐가 무서워요?” 사회적 의미에 소설적 재미를 더하다
소설에서 주인공 외에 외롭게 분투하는 이가 하나 더 있다면 청소년 심리 상담사 윤민우다. 그는 현 형법 제9조 촉법소년 불처벌 조항이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을 대변하는 인물이다. 작가는 그를 설명해주기 위한 에피소드로 별개의 상담 장면을 보여준다. 노숙자를 차로로 밀어 치명상을 입힌 중학교 1학년 소녀를 상담하는 대목이다. 윤민우가 무섭지 않았느냐고 묻자 소녀가 답한다.
“촉법인데 뭐가 무서워요? 그리고 이 챌린지는 아무나 못 하는 거라 성공하면 다들 부러워한다고요.”
소녀의 이런 섬찟한 태도에 윤민우는 되레 그래서 이 형사미성년을 보호하고 용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죄의식이 없는 게 아니라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을 뿐이며, 이는 사회와 성인들의 잘못이라고 말이다. 『촉법소년 살인 사건』에는 이런 윤민우의 입장에 반대파가 다수 등장한다. 윤민우와 함께 티브이 토론에 출연한 각 분야의 전문가 패널, 사이버레커의 유튜브 영상에 덧글로 촉법소년 처벌을 촉구하는 일반 시민, 불의를 보면 못 참는 하유리 형사 등 윤민우는 홀로 고군분투한다. 입장이 불분명한 이가 있다면, 주인공 조민우다. 그는 도덕적 논란에는 무관심하다. 오로지 촉법소년과 관련한 이 연쇄 살인 사건의 범인을 잡아야 한다는 일념뿐이다. 작가는 이렇게 입장이 분명한 이들과 중립적인 주인공을 사건 전개의 한가운데에 던져 이야기의 갈등을 증폭시키는가 하면 과연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겠느냐고 독자에 묻는다. 자연스레 독자는 소설의 마지막 순간까지 드러나지 않는 범인 찾기에 나서느라 진땀을 빼는 동시에, 형법 제9조를 둘러싼 이 민감한 사회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해결해가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책속에서
[P.17] 이남기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숨기고 싶었던 치부를 들키기라도 한 것처럼. 조민준은 이 순간을 기다렸다. 얼핏 단단해 보이는 표면에 균열이 생기는 순간을. 단 한 줄의 금이 다른 금을 불러오고, 그 금은 또 다른 금과 이어진다. 균열의 연쇄 작용은 겉을 산산조각 낼 때까지 계속된다. 외피가 깨져버린 인간은 결국 본성을 드러내게 마련이다. 자기를 과신하고 과대 포장하는 인간일수록 껍데기가 깨지는 속도 역시 빠르다. 이남기도 그런 부류의 인간이었다.
[P. 29] “죽은 사람 본 적 있어요?” 조승아는 눈을 빛내며 물었다. 천진함과 저열함이 반씩 섞인 눈빛이었다. 그리고 한 방울의 우월감까지. 소녀는 노숙자를 차도로 민 이유에 대해 사람이 죽는 걸 보고 싶었다고 진술했다. 거기에 더해 다른 애들은 무서워했는데 자기는 용기를 냈다며 자랑하기까지 했다. 윤민우는 그 내용을 떠올리며 되물었다. “왜 그런 걸 보고 싶은 거니?” “재밌잖아요!” 대답은 단번에 돌아왔다. 거기에 이어 조승아는 짧게 덧붙였다. “조회수도 엄청 높았고.”
[P. 124] “하지만 그걸 악용하는 사례가 너무 많잖아요. 촉법소년일 때 범죄를 저지르면 그거야말로 완전, 아니 완벽 범죄가 되어버린다는 걸 아이들이 더 잘 알고 있어요. 결과적으로 그 사건에서 뉘우친 것도 한 명뿐인 거잖아요.” 하유리가 불만 섞인 표정으로 말했다. “완벽 범죄라…… 어떻게 보면 그 표현이 맞겠네요. 범죄가 들통나도 처벌을 받지 않으니. 하지만 그런 소수의 아이가 있다고 해서 다수의 실수까지 처벌한다는 건…….” 그때였다. 조민준이 손을 들어 윤민우의 말을 끊었다. “죄송합니다. 제가 질문을 드린 의도는 이런 소모적인 논쟁을 하자는 게 아니었습니다. 철저하게 범인의 관점에서 봤을 때, 교수님의 신념이 어떤 식으로 읽힐까 그게 궁금했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