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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며

21 스칸듐: 야구장 간식을 고르며
22 타이타늄: 외계인 초코볼을 집어 들며
23 바나듐: 생수 맛을 음미하며
24 크로뮴: 쌀밥을 한술 뜨며
25 망가니즈: 깻잎나물을 무치며
26 철: 도다리쑥국을 기다리며
27 코발트: 김밥을 말며
28 니켈: 초콜릿을 조심하길
29 구리: 꽃게를 손질하며
30 아연: 굴전을 부치며
31 갈륨: 쌈 채소를 씻으며
32 저마늄: 도라지무침을 먹으며
33 비소: 곶감 사건을 생각하며
34 셀레늄: 조기를 구우며
35 브로민: 어묵탕을 끓이며
36 크립톤: 포장마차 앞에 서서
37 루비듐: 곰취나물과 밥을 비비며
38 스트론튬: 솜사탕을 건네주며
39 이트륨: 양배추를 썰며
40 지르코늄: 과자 봉지를 뜯으며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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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출할 땐, 주기율표 : 먹고사는 일에 닿아 있는 금속 열전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
0003154710 546.8 -24-1 [서울관] 인문자연과학자료실(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이용가능
0003154711 546.8 -24-1 [서울관] 인문자연과학자료실(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이용가능
B000115145 546.8 -24-1 부산관 주제자료실(2층) 이용가능

출판사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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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율표의 구석구석을 짚어 가다 보면
갖가지 원소들이 그야말로 다양한 형태로
우리의 생활과 문화에 닿아 있음을 알게 된다.


비행기 만드는 금속 타이타늄이 알록달록 초코볼에 들어 있다고?
녹슬지 않는 스테인리스강 숟가락은 크로뮴이 녹슨 거라고?
아이언맨이 더 강해지는 데 필요한 건 어쩌면 망가니즈?
어느 날 밤 문득 울적한 마음에 잠기는 게 아연 때문이라면?
성종 임금이 폐비 윤씨를 내친 이유가 정말로 비소 때문이었을까?
셀레늄이 든 건강보조식품을 먹으면 노화를 늦출 수 있을까?

과학, 역사, 시사, 경제, 대중문화까지 아우른 갖은 재료와
스무 가지 원소를 맛깔나게 버무려 담아낸 지식 한상차림!


야구장에서 먹을 간식을 고르다가 원자 번호 21번 스칸듐이라는 원소를 떠올린다. 야구장을 환하게 밝히는 조명을 만드는 데 스칸듐이 사용된다고 한다. 또 연습용 야구방망이 중에는 스칸듐을 이용해 만든 금속제 방망이도 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한국에서 야구방망이 만드는 데 사용하는 스칸듐으로 구소련에서는 전투기를 만들었다고 한다. 물론 현대 기술로 개발된 신형 전투기와 비교하면 소련 전투기는 성능이 떨어진다. 그런데 바로 그 스칸듐 합금 전투기가 세월을 뛰어넘고 성능을 초월하여 놀라운 성과를 보여 주며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적이 있다. 바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등장한 ‘키이우의 유령’ 이야기다.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 상공에 러시아 공군의 전투기들이 떼로 몰려온 전쟁 발발 직후, 우크라이나군의 MiG-29 전투기 한 대가 뛰어난 조종 실력으로 러시아 공군의 첨단 전투기 사이를 묘기 부리듯 움직이며 싸움을 벌인다. 너무나 불리한 상황에서 그 전투기 한 대가 러시아 전투기 여섯 대를 격추했다는 놀라운 기록이 언급되기 시작하고, 누구인지 알 수 없는 그 조종사를 가리키는 별명, 키이우의 유령이라는 말이 생겼다. 키이우의 유령이 누구인지 정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지만, 그 이야기는 우크라이나 국민과 전 세계 사람들에게 우크라이나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생각을 심어 주는 데 군사력이나 경제력 못지않게 큰 몫을 했다.

이렇듯 야구장 간식을 고르며 가볍게 시작한 이야기는 스칸듐이라는 낯선 원소 이름을 불러내고, 여러 가지 금속을 섞어 만드는 합금이라는 재료에 관해 알려 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이야기하다가 주기율표의 발전사를 논하는 데까지 이어진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원소에 관련된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는데, 그 속에는 과학 지식뿐 아니라 역사, 시사, 경제, 대중문화와 우리네 인생살이까지 세상만사 온갖 이야기가 다 녹아 있다. 바로 이것이 과학 지식으로 무장한 이야기꾼 곽재식 작가만의 스타일이다. 없던 호기심도 생기게 만들고, 생긴 호기심은 쉽고 재밌게 풀어 주는 곽재식 작가의 특기가 이 책 《출출할 땐, 주기율표》에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스칸듐, 바나듐, 스트론튬, 이트륨, 지르코늄 등 평소에 이름을 들어볼 기회조차 많지 않은 생소한 원소들을 독자들이 조금이라도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저자는 모든 원소를 우리가 먹는 음식과 관계 지어 이야기를 풀어 간다. 그래서일까, 책을 읽다 보면 마치 스무 가지 원소와 갖은 재료로 맛깔나게 차린 큰상을 대접받은 기분이 든다.

작디작은 원자들이 펼쳐 보이는
넓고도 다채로운 세상 속으로


“주기율표의 구석구석을 짚어 가다 보면 인생을 사는 중에 내 곁에 없었다는 이유로 모르고 지나간 이야기에 눈길을 돌릴 기회가 열린다. 내가 아는 뻔한 세상, 내 주변 사람들과 비교하고 경쟁하며 마음 졸이는 좁은 세상을 벗어나면, 그 바깥에 얼마나 다른 세상이 펼쳐져 있는지 더 넓게 볼 수도 있을 것이다.” - ‘시작하며’ 중에서

이 책에는 대다수 학교에서 ‘여기까지만 외우면 된다’고 하는 수소부터 칼슘까지의 원소들이 아닌, 그다음의 낯선 원소 스칸듐에서 지르코늄까지 스무 개의 원소가 차례대로 등장한다. 그래서 이름부터 생소한 원소들에 관한 이야기가 많으면서도 철이나 구리같이 일상생활에서 굉장히 쉽게 볼 수 있는 익숙한 원소들의 이야기도 같이 담겼다. 저자는 그 원소들이 각기 어떤 원소이고, 어디에 쓰이고, 왜 그런 이름을 갖게 되었는지 차근차근 짚어 본다. 이렇게 원소에 대해 살펴보다 보면 세상의 여러 가지 물질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그 물질들을 이용해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도 다채롭게 이야기해 볼 수 있다. 그런 만큼 익숙하지 않은 원소, 들어 본 적 없는 원소에 관하여 살펴보는 일은 평소에 접할 일이 없던 사람들의 사연, 관심 없던 분야의 이야기들을 알아볼 기회가 된다. 스칸듐이 그저 낯선 원소 이름으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는 스칸듐을 사용해 만든 물체를 타고 하늘로 날아올라 목숨 건 임무를 수행하는 사람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바나듐 같은 생소한 물질이 어느 민족의 상징이 되어 한 나라가 흥하고 망하던 사연과 얽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크립톤이 혁명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 알게 된다. 작디작은 원자들이 펼쳐 보이는 세상이 얼마나 넓고도 다채로운지, 《출출할 땐, 주기율표》에서 확인해 보자.

책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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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연 속에서 이산화황을 계속 빼낸다고 생각해 보자. 그러면 버릴 곳도 마땅치 않은 오염 물질이 점점 쌓이게 된다. 이 많은 이산화황을 어쩌면 좋을까? 이럴 때, 모아 놓은 이산화황에 오산화바나듐을 넣어 화학반응을 일으키면 황산을 만들 수 있다. 그렇게 만든 황산 또는 이산화황 계통의 성분을 빼내고 남은 물질은 그 물질이 필요한 곳에 돈을 받고 팔 수 있다. 다시 말해, 공기 오염을 막기 위해 억지로 제거해야 했던 골칫거리이자 비용일 뿐이었던 이산화황을 오산화바나듐을 이용해 가치 있는 제품으로 바꾸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이야기다.
나는 환경 오염을 막기 위해 지구를 사랑하는 마음이나 착한 일을 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강조하는 것 못지않게 환경 보호를 위한 조치가 이득으로 연결되는 길을 찾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산화바나듐을 사용하는 기술처럼 환경 보호 활동을 이득과 연결해 놓으면 그때부터는 정부에서 강제로 시키고 단속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이익을 얻기 위해 스스로 나서서 그 일을 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환경을 보호하면서 이익도 얻는 것을 나는 “꿩 먹고 알 먹고 방법”이라고 부르는데, 바나듐은 바 로 꿩 먹고 알 먹고 방법 중에서도 대표로 내세울 만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가 산성비의 공포에서 벗어나게 된 데도 바나듐의 역할이 작지 않았다. - <23 바나듐: 생수 맛을 음미하며> 중에서
태양이 뜨겁게 빛나는 것도 태양 속에서 핵융합 현상이 일어나서 수소라는 원소가 헬륨으로 바뀌는 일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핵융합 과정에서 열이 발생하면 그만큼 주변이 더 뜨거워진다. 주변의 압력도 더 높아진다. 그래서 한 번 핵융합이 일어나면 그 열 때문에 주변에서 또 핵융합이 이루어진다. 주변에서 핵융합이 이루어지면 거기에서 또 그만큼 열이 발생할 것이다. 그러면 그 때문에 다시 그 주위에서 핵융합이 이루어진다. 이렇게 해서 핵융합은 한 번 일어나면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다. 별 속에서는 이런 일이 수 억 년, 수십억 년 동안 이어진다. 그러면서 한 원소가 다른 원소와 합쳐지면서 새로운 원소들이 계속 만들어진다.
그런데 여기에 단 한 가지 이상한 걸림돌 같은 현상이 있다. 그게 바로 철이다. 원소들이 뭉쳐서 새로운 원소들이 생겨나다가 철이 만들어지면, 그때부터는 사정이 달라진다. 철은 거기에 무슨 다른 원소를 억지로 갖다 붙여 핵융합을 일으키려 해도, 다른 원소들의 핵융합이 일어날 때만큼 열을 내뿜지 않는다. 도리어 주변을 더 차갑게 식힌다. 따라서 일단 철이 생겨나면, 핵융합으로 발생한 열이 연달아 핵융합을 일으키는 현상이 더는 이어지지 않는다. 다시 말해 철은 별이 핵융합으로 빛을 내면서 여러 원소를 만드는 과정에서 마지막으로 만들어지며 열의 연결 고리를 끊는 물질이다. 별의 잿더미가 철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 <26 철: 도다리쑥국을 기다리며> 중에서
그렇다고 사람 몸속에서 구리가 아무 쓸모 없는 것은 아니다. 극히 적은 양이지만 인체에서 구리를 유용하게 사용하는 몇몇 효소들이 있다. 그러므로 구리 성분이 든 음식을 전혀 먹지 않으면 분명히 몸에 무슨 탈이 날 것이 고, 그 정도로 구리가 아주 부족한 상황이라면 구리를 보충해 주어야 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보통은 여러 음식에 들어 있는 아주 약간의 구리만으로도 사람 몸에 필요한 정도는 얼마든지 흡수할 수 있다. 간장게장처럼 구리가 많이 든 편에 속하는 해산물을 어느 정도 먹으면 몸에 필요한 양을 더 쉽게 채울 수도 있다.
하지만 구리 공장에서 나온 폐수 같은 것을 벌컥벌컥 마시거나 하면 몸에 구리가 지나치게 많이 쌓여서 오히려 병이 든다. 특히 간에 구리 성분이 많이 쌓이면 제 역할을 못 하게 돼서 몸 곳곳이 병드는 사례도 알려져 있다. 한국인에게 가끔 나타나는 사례로는 윌슨병이 있다. 희소병이기는 하지만 간에 나타나는 질환 중에서는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한국인에게 사례가 많은 편이어서, 한국인 수만 명당 한 사람 정도는 이 병이 있다고 한다. 윌슨병은 유전성 질병으로, 타고난 체질이 구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서 생긴다. 사람이 음식물 등으로 구리를 먹었을 때, 몸에서 필요한 만큼은 사용하고 나머지는 노폐물로 배출하는데, 체질 이상으로 구리가 몸의 엉뚱한 곳에 조금씩 쌓이다 보면 윌슨병이 된다. - <29 구리: 꽃게를 손질하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