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 39] 카피톨리움, 즉 캄피돌리오 언덕은 기원전 509년에 거대한 유피테르 신전이 완공된 이래로 로마 군단 개선 행사의 대미를 장식하는 장소가 되었으며, 세월이 흐르면서 다른 신전들도 집중적으로 세워져 로마에서 가장 신성한 언덕이 되었다. 또 기원전 1세기 후반에는 국가 문서 보관청 타불라리움(Tabularium)도 세워지면서 이 언덕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었다.
한편 캄피돌리오 언덕 위의 신전들 중에 기원전 4세기 중반쯤 언덕 북쪽 봉우리에 세워진 유노 모네타 신전은 ‘머니(money)’의 기원이 된 곳이기도 하다. 유피테르가 신들 중에서 왕이라면, 유노는 여왕이다. 로마 사람들은 6월을 유노 여신에게 바쳐 유니우스(Iunius
[P. 49] Junius)라고 했는데 이것이 영어의 June이다. 유노 여신은 결혼에 대해 충고를 해 주고, 나라의 재앙을 알려준다고 해서 ‘충고해 주는 자’ 또는 ‘경고하는 자’라는 뜻의 모네타(Moneta)라는 별칭이 붙여져 ‘유노 모네타(Juno Moneta)’라고도 불렸다.
_캄피돌리오 언덕
캄피돌리오 광장의 한가운데 건물 팔랏쪼 세나토리오 오른쪽 길을 따라 언덕 뒤쪽으로 가면 시야를 확 틔워 주는 극적인 광경이 펼쳐진다. 로마가 탄생한 팔라티노 언덕 아래에 흩어진 고대 로마의 유적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이곳이 바로 로마 세계의 심장 포룸 로마눔(Forum Romanum)이었다. ‘로마의 포룸’이란 뜻이다. 이탈리아어로는 포로 로마노(Foro Romano), 영어 로는 로만 포럼(Roman Forum)이라 한다. 이는 ‘로마 공회장’ 정도로 번역할 수 있겠는데 ‘로마 광장’으로 번역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포로 로마노는 로마 최고의 중심가였으니 이곳에는 멋지고 웅장한 건축 물과 기념비들이 가득 들어서 있었으며 사람들로 항상 붐볐다. 이곳에서 시민들은 정가(政街)에 떠도는 소문이나 새로 제정된 법률, 전투 현황 등에 귀를 기울이기도 했다. 또 정치인들은 연단에 올라서서 시민들 앞에서 연설을 했고, 바실리카 안에서는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법관들이 법을 집행했다.
_포로 로마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