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국회도서관 홈으로 정보검색 소장정보 검색

목차보기

여는 글
《분단시대》 문학동인 40주년 기념 시집을 내면서

김성장
사경1
사경2
장씨 아저씨
바람을 하늘에 매달다


김용락
대구의 페놀 수돗물
단촌역
조탑동에서 주워들은 시 같지 않은 시·6
오브스주 울란곰
심우장에 올라

김윤현
청도 가는 길
돌탑1
반반
나무로 살기
도배공 김 씨

김응교
주인 잃은 신발
검은 흙의 심장
마지막 최고의 노동
글 쓰는 기계
단추

김종인
삼도봉
아침 이슬
무위자연
강변에서
개나리

김창규
백두산의 얼굴
분단의 시대 철의 장벽
서정시의 꽃
모란봉 을밀대 그리고 냉면
시인이라고 하는 것들

김희식
쓸쓸한 상처
조팝꽃 필 무렵
들꽃 눈부시다
어허, 나무가 꽃이 되었다
가을에 나는 운다

도종환
파멸의 시간은 홀로 오지 않는다
끝이 아니다
철쭉
두 손
태백

배창환

그래, 굿 모닝
가야산은 가야산
암바라와 위안부 수용소
물고구마 이야기

정대호
겨울 산을 오르며
선배님 전상서
지상의 아름다운 소망
아프가니스탄 소년의 사진
벼랑에 휘어진 소나무

정원도
마지 한 그릇
황금 두더지
밥솥 사용법
식물적 발상
비단잉어

해설
분단의 장벽을 허물어온 《분단시대》 40년의 기록
-정지창(문학평론가)

이용현황보기

가혹한 시간을 통과하고 있다 : 분단시대 동인 40주년 기념 시집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
0003156207 811.15 -25-1 [서울관] 인문자연과학자료실(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이용가능
0003156208 811.15 -25-1 [서울관] 인문자연과학자료실(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이용가능
B000120270 811.15 -25-1 부산관 종합자료실(1층) 이용가능

출판사 책소개

알라딘제공
걷는사람 테마 시선 13
분단시대 동인 40주년 기념 시집 『가혹한 시간을 통과하고 있다』 출간

“파멸의 시간을 견뎌야 하는 사람들”

보수와 진보, 부자와 가난뱅이, 진실과 거짓을 나누는
삶을 왜곡시키는 근본적인 모순을 분단이라 인식한 ‘분단시대’ 동인


《분단시대》 동인 40주년 기념 시집 『가혹한 시간을 통과하고 있다』가 출간되었다. 분단시대 동인 열한 명(김성장·김용락·김윤현·김응교·김종인·김창규·김희식·도종환·배창환·정대호·정원도)이 각각 5편의 시를 실었고, 정지창 문학평론가가 「분단의 장벽을 허물어온 《분단시대》 40년의 기록」이라는 제목의 해설을 통해 이 시집이 지닌 의미와 분단시대 동인의 역사를 분석하고 있다.
《분단시대》는 1984년 1월 대구의 시내 골목길에서 만나 “신군부체제 아래서 말살된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분단된 조국의 운명을 문학을 통해 극복하고자” 창립된 문학 동인이다. 20대의 혈기왕성한 청년들은 80년대의 6월항쟁과, 90년대 경제발전과 IMF, 2000년대 진보정권, 2010년대 새로운 보수정권을 거쳐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았다. 당시 NL(민족해방)과 PD(민중민주), 부자와 가난한 자, 거짓과 진실에 대한 치열한 논쟁은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물결 속에 쓸려가고, 이제 대중은 더 이상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 한다. 이러한 시대에 40주년 기념 시집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1984년 《분단시대》 동인이 출발할 무렵 언론통폐합과 다수 잡지의 폐간을 계기로 문학계에서는 다양한 동인들이 출현하였다. 《분단시대》처럼 한국 사회의 모순을 해결하려는 동인들이 대거 만들어지고 지역문화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면서 그 흐름은 사회운동으로 확산되었다. 또한 리얼리즘과 민족문학론이라는 화두는 그 창작방법론이 이제는 논의의 중심이 아니지만 그것은 문학의 장 안으로, 타 장르의 예술 이론과 방법론으로, 그리고 사회 운동의 장으로 흡수되거나 억압된 시대에 새로운 문화운동의 물꼬를 틔워 주었다.
김성장은 시 「사경」을 통해, 목판에 경전을 새기는 행위로써 과거와 현재의 시간을 돌아본다. 그리고 “일밖에 모르고/술 마시는 것도 모르고” 그저 “흙빛 얼굴로 어쩌다 한번 흰 이빨을 드러내며/씨익 웃”고, “소비한 것이 거의 없고/웃음조차 소비한 적이 없는 사람”(「장씨 아저씨」)을 그려내며 세속의 기준을 벗어난, 가장 평범하지만 현자였던 한 인간을 그리워한다.
김용락은 어린 시절 경북 의성에서 대구로 유학 나올 때 자신을 배웅했던 ‘단촌역’의 풍경을 떠올린다. 그때 그 작은 소년이 이루고 싶은 꿈은 무엇이었을까. 꿈 많던 소년은 어느덧 성장하여 페놀 수돗물에 분노하고, 때론 시처럼 일생을 살다 간 권정생 선생의 마음을 헤아리며 세상에서 자신의 할 일을 끊임없이 질문하며 행동하고자 노력한다. 그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의 수장으로서 몽골의 오브스주 울란곰에 학교를 짓는 지원 사업을 하게 된 것도 바로 그런 마음가짐의 실천이었을 것이다.
도종환은 「파멸의 시간은 홀로 오지 않는다」 「끝이 아니다」 등의 시를 통해 파멸의 시간이 다가왔음을 인식하며 인류의 각성과 반성을 강조한다.
정지창 평론가는 “《분단시대》 동인들의 시는 여전히 초기의 그 풋풋하고 소박한 정서와 열정을 잃지 않고 있으니 놀라운 일이다. 시류에 편승하여 카멜레온처럼 너무도 쉽게 자신의 색깔을 바꾸는 요즘의 문학판에서 이처럼 고집스럽게 자신의 본모습을 지켜내는 것은 자칫하면 지적 태만이나 보수주의적 아집으로 몰리기 쉽다. 그렇지만 나는 《분단시대》 동인들의 이러한 태도를 초심을 지키려는 심지의 발로라고 본다.”라고 말하며 《분단시대》 동인의 존재 의의를 되새긴다.
1980년대에 《분단시대》 동인들은 대부분 20~30대의 나이였다. 그들의 혈기왕성한 의지는 한국 민주화의 흐름을 주도하였고, 40년이 지난 지금도 진보의 주요한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에 태어나 어릴 때부터 생존과 경쟁의 장으로 내몰린 그들의 삶이란 끊임 없이 갈등하고 중재하고 투쟁하는 삶이었으며 그랬기에 그들의 에너지는 폭발적이었다. 시간이 흘렀을지언정 그들의 치열한 시대정신과 의지는 유효하다. 이번 시집은 ‘분단’이라는 장벽이 아직 유효한 시대에, 열한 명의 시인이 이 ‘가혹한 시간’을 각각 어떻게 견디고 있는지, 어떻게 싸워 가고 있는지 가늠하고 진단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여는 글

<분단시대> 문학동인 40주년 기념 시집을 내면서


《분단시대》 문학동인은 《오월시》, 《시와 경제》, 《삶의 문학》 문학동인들과 함께 1970년대의 「자유실천문인협의회」를 이어받은 「민족문학작가회의」를 재출범하고 ‘시의 시대’ ‘동인지 시대’라는 1980년대 한국 민족문학운동의 중심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그리고 지난 40년간 동인 각자는 자신의 개인적인 작품 활동에서도 한국문학사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업적을 성취했다. 뿐만 아니라 교육운동, 문화운동, 언론운동, 현실정치의 영역에서도 각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온 것도 사실이다.
(중략)
우리 동인들은 각자의 탁월한 문학적 성취 못지않게 40년이라는 오랜 시간을 결코 변치 않는 서로 간의 우정이라는 이 인간적 관계를 따뜻하게 지속한 것에 대해 더욱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것은 문학 외적으로 동인 각자의 깊은 인격적 성숙과 서로 간의 배려에 의한 것이다.
그런 관계 속에서 이번에 《분단시대》 40주년 기념 동인시집을 간행하게 된 것이다. 애초 이미 발행된 80년대 《분단시대》 동인지에서 5편, 이후 작품 5편으로 1인당 각 10편의 시를 모아 그간의 《분단시대》 동인들의 작품사와 시대 상황, 문학적 성취를 점검하고 독자들의 평가를 받고 싶었으나 저작권 문제를 비롯해 여러 가지 사정으로 각자 좋아하는 작품 5편만 싣기로 해서 처음 기획했던 것보다는 다소 소략한 시집이 되었다는 점을 밝힌다.
2024년 8월 11일
《분단시대》 동인

책속에서

알라딘제공
갈수록 나는 그 콧구녁 앞에 쪼그려 앉고 싶다
소비한 것이 거의 없고
웃음조차 소비한 적이 없는 사람
흙빛 얼굴로 어쩌다 한번 흰 이빨을 드러내며
씨익 웃던 모습이 생각난다
도대체 무엇이 나를 자꾸 그 앞에 쪼그려 앉게 하는지
알 수가 없다
―김성장, 「장씨 아저씨」 부분
대구로 유학 나와
일요일 저녁이면 쌀자루를 둘러메고
멸치조림 봉지 옆 허리에 꿰차고 대합실을 나설 때
점점이 멀어져 가던 어머니의 아련한 뒷모습
가슴 아프던 단촌역
나는 오늘 별 볼 일 없는 중년의 사내 되어 홀로 그곳에 가 보지만
(중략)
내 실존의 먼지 같은 단촌역
내 쓸쓸한 영혼의 집
―김용락, 「단촌역」 부분
박수도 반반이 모여서 소리가 나고

악수도 반반이 만나 정겨워진다

보물덩어리 지구도 반은 밤이다
―김윤현, 「반반」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