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고 싶다. 즐기고 싶다. 빠지고 싶다. 색소폰 취미 활동에, 훗날 내 삶 뒤돌아보아야 할 때 한숨 쉬지 않고, 우울하지 않고, 후회하지 않고, 치매의 순간이 오더라도 난 그저 웃고 싶다.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어서 행복한 것이다.
출판사 서평
최말순 작가는 순탄한 인생 여정을 부여받지 못하였다. 시골 집안은 가난하였고, 몸은 허약하였고, 배움의 환경은 열악하였다. 시대적 탓도 있지만 어찌할 수 없는 가정적 곤궁함이 더 컸다. 그 점에서 말순이라는 이름은 막내딸이라는 의미보다는 운명적 환경을 어떻게 극복하였는가를 알려 주는 기호에 가깝다. ‘너의 곡식은 되로 담는 게 아니라 말로 담는다’는 잠언 같은 어머니의 말씀으로 최말순은 거듭난다. 그 인식과 성숙의 첫 수필집 《무면허 초의사》에 실린 작품이 말한다. 어린이집 원장으로, 친정 집안의 반장으로, 부모가 살던 집의 후계자로, 주변의 신뢰를 받는 수필가로, 무엇보다 당당한 그녀만의 인격체를 이루어 낸다. 그녀의 작품이 푸르고 향기로운 자서를 이루는 이유다. 그녀가 이루어 가는 존재의 바닥에는 순수한 감성이 맑게 흐른다. 어린이를 교육하면서 갖게 된 천진함과 꽃과 채소를 키우면서 얻는 자연애와 문학에서 피어난 배려심이 순연한 성품과 어울린 문장을 펼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