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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그림자의 뿔 8
이슬의 숨소리 37

2장
가시 꽃 정원 76
저기 기다리는 사람 있어 99
게이샤의 큐비즘 105
우리들의 사랑은 그렇게 왔다 137

3장
풍윙의 속살 160
게이샤의 가을 164
'푸른 고무장갑' 173
삶 속을 흐르는 모호한 음률 181
어허둥둥 어허둥둥 184
신의 악액 204
길어가는 늪 215

4장
만첩청산 224
희망 위에 있는 것 229
매사촌 블루스 240
비가 오면 우산이 되어주고 261

5장
가을비 270
수레바퀴 앞에 서다 295
정한의 그림자 305

6장
폭풍주의보 318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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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코의 거짓말 : 백금남 장편소설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
0003161725 811.33 -25-161 [서울관] 인문자연과학자료실(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이용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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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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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문학상, KBS 문학상을 수상한 백금남 작가의 신작【게이코의 거짓말】이 출간됐다.
죽음과 같은 시궁창에서 일어나는 불빛. 그 불빛 속에서 작가는 묻고 있다.
우리가 세상을 속이고 있는가? 세상이 우리를 속이고 있는가?


우리가 버린 소녀.
우리를 안은 소녀.
게이샤 코우시가 묻고 있다.
우리를 안고 우리를 사랑한다며 묻고 있다.

사랑하세요?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이 소설은 세상의 가장 밑바닥 인생을 통해 덫에 걸린 인간의 큐비즘적 양성을 신랄하게 보여주고 있다.
거짓말 뒤에 숨은 진실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

<너를 만나러 갈 때는, 감색 나팔꽃이 그려진 하얀 유카타(ゆかた, 浴衣)에 굽이 높은 마놀로불라닉을 신고 갈 거야. 동백꽃처럼 붉은 베네피트 립 플럼퍼를 듬뿍 바르고, 다이아몬드가 박힌 푸른 에스까다 정품 선글라스를 끼고 갈 거야. 거기에다 수정빛 GRG 모자를 눌러쓰면 금상첨화지. 곧 갈 거야. 동백꽃 피는 숲으로, 곧 갈 거야.>

게이샤로 출발한 타국의 소녀에 의해 드러나는 우리의 민낯. 그녀가 그려가는 이 세상의 큐비즘. 그것이 바로 우리의 얼굴이라는 사실을 이 소설은 여러 각도를 통해 보여준다.
주인공 게이코는 어머니가 그랬듯이, 아무 설계도 없는 삶을 살아간다. 자신의 희망대로 사는 삶이 아니다. 세상의 가장 어두운 곳에 떨어져 자신의 운명과 씨름하며 살아가는 삶이다.
그 속에서 그녀는 그녀만의 추상성을 확보한다. 어릴 때부터 그녀는 남이 눈치챌 수 없는 현실을 기하학적이고 추상적인 방식으로 그려왔다.
홀로 현실을 해체하고 재조립하며 세워나가던 그녀는 한국으로 나와 세상이 자기를 속이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자신이 세상을 속이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가장 어두운 곳에서 일어난 희망을 향한 본능적 욕망은 그만큼 치열하다. 그녀의 희망을 향한 욕망은 칼끝으로 살과 뼈를 찢고 쪼개듯 날카롭다. 희망을 쟁취하기 위한 그녀의 욕망은 더할 수 없이 집요하고 격렬하다.
새 생명을 죽이기 위해 광분하던 그녀가 끝내 희망을 버리지 못하고 일어서는 모습은 범접할 수 없는 서사의 위엄을 보여준다. 이 서사가 말하고자 하는, 인간은 희망의 산물이지 결코 절망의 산물이 아님을 작가는 잘 갈무리된 언어로 직조해 낸다.
또 하나의 문학적 서사를 완성한 작가의 후기에,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소설의 의미가 잘 드러나 있다.

책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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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0] 그 무엇도 보이지 않는
오직 어둠뿐인 물질들이
수태의 요인이 되어
자연의 자궁 속을 어지럽힐 때
세상 벽에 등불 걸려는
악령의 슬픔이

돌아보면 아무도 없다
돌아가고자
늘 싸워야 하는
일상이 있을 뿐.
[P. 28] 잠시 후 여자의 하체가 내 볼기 부위에 다시 닿았다. 게이샤 할 때 받은 교육 때문에 꽤 민감한 편이긴 하지만, 남자라면 모른다. 여자가 아닌가. 정확히 말하자면 무엇인가 분명하지 않다는 느낌이었다. 아니, 아니라는 생각이었다. 내가 무엇인가 잘못 느낀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었다. 나는 발끝에 힘을 주고 기다렸다. 꼬챙이 같은 것이 다시 스쳤다. 이상한 전류가 찌르르 꼬리뼈로부터 머리끝으로 치달았다. 전신이 감전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
[P. 45] 주인 언니가 수석 오이란에게 데리고 갔다. 꼭 늙은 고양이 같았다. 문을 열고 주인 언니가 나를 소개하자 옆눈으로 흘끗 쏘아보다가 한마디 했다. ‘무슨 냄새지?’ 그러고는 손가락으로 나를 불렀다. 주인 언니가 가보라고 쿡 찔렀다. 내가 무릎걸음으로 다가가자, 그녀가 내 아랫도리 삼각부에 코를 갖다 대더니, 희미하게 웃었다. ‘고향 동산의 풀냄새가 이러했던가?’하고 말했다. 그때는 그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