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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을 대신하여 | 5

1부

어두운 등불 아래서 | 13
아, 대한민국 2022년 | 14
유학 | 16
어느 장례식 | 17
출판기념회 | 18
사람 인人 | 20
환청 | 21
폐결핵 | 23
견인차牽引車 | 24
마태복음 제1장 | 25
소천召天 | 26
그때 너는 네 살 | 27
4차 백신접종 | 32
총은 한방이다. | 34
구두에 대하여 | 36




2부

부끄러움ㆍ1 | 39
부끄러움ㆍ2 | 40
부끄러움ㆍ3 | 41
부끄러움ㆍ4 | 42
부끄러움ㆍ5 | 43
부끄러움ㆍ6 | 44
부끄러움ㆍ7 | 45
부끄러움ㆍ8 | 46
부끄러움ㆍ9 | 47
부끄러움ㆍ10 | 48
부끄러움ㆍ11 | 49
부끄러움ㆍ12 | 50
부끄러움ㆍ13 | 51
부끄러움ㆍ14 | 52
부끄러움ㆍ15 | 53


3부

봄밤은 귀가 엷어 | 57
결별 | 58
사랑하는 사람아 | 59
첼로를 위하여 | 60
봄 하루 | 61
부탁 | 62
파경破鏡 | 63
바람소리 | 64
연서戀書 | 65
기다림 | 66
그 한밤 | 67
보낸 후ㆍ1 | 68
보낸 후ㆍ2 | 69
꽃잎 | 70
결별 후 | 71


4부

눈 내리는 아침엔 | 75
첫눈 내리면 | 76
기적汽笛 | 78
어떤 날 | 79
거풍擧風 | 81
낙엽을 치우며 | 82
심판 | 83
수혈輸血 | 85
단풍 | 86
슬픔 | 87
봄비 소리 | 88
이슬 | 89
이 아침 | 90
호수 | 91
누가 | 93
해설┃생의 이물감과 무심결의 언어 | 조강석 |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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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불 앞에서 내 마음 아득하여라 : 오세영 시집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
0003163195 811.15 -25-255 서울관 인문자연과학자료실(314호) 이용가능
0003163196 811.15 -25-255 서울관 인문자연과학자료실(314호) 이용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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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겨울 밤
정갈한 백지 한 장을 앞에 두고 홀로
네게 편지를 쓴다.
그러나
바람이 문풍지를 울리자
터벅터벅 사막을 건너던 낙타의 고삐 줄이
한 순간 뚝 끊어져버리듯
밤바다를 건너던 돛배의 키가 불현듯 꺽여지듯
무심결에
툭,
부러지는 연필심.
그 몽당연필 하나를 들고
흔들리는 등불 앞에서 내 마음
아득하여라.
내 마음 막막하여라.
― 「어두운 등불 아래서」 전문
봄밤은 귀가 엷어
뒤뜰의 매화 피는 소리가 들린다.
봄 잠은 귀가 여려
꽃잎에 이슬 맺히는 소리가
들린다.
봄 꿈은 귀가 옅어
그 꽃대에
후두둑
바람 지는 소리가 들린다.
길섭 어디선가
살포시 별들을 밟고 오는 그
치맛자락 스치는 소리.

아득한 하늘, 강 건너 사람.
― 「봄밤은 귀가 엷어」 전문
삶이 슬퍼서
그 누구도 만나고 싶지 않는 날에는
홀로 벼랑에 앉아
갯가의 차고 비우는 물을 가만히
들여다보아라.
삶이 고단해
세상 모든 것이 귀찮은 날에는
썰물 진 바위에 홀로 기대서서
먼 수평선 밖
그리고 지우는 흰 구름을 바라보아라.
삶이 외로워
내 자신조차 버리고 싶은 날에는
텅빈 모래사장에 홀로 무릎을 꿇고
들고 나는 파도소리를 들어보아라.
밀물과 썰물은 지구의 호흡,
무심한 이 우주도 실은 이렇듯
숨을 쉬고 있나니
삶이 덧없어 아예
어딘가로 소리 없이 사라지고 싶은 날에는
바닷가 해당화 그늘 아래 홀로 누워서
조용히
자신의 핏줄에 들고 나는 동맥과 정맥의
그 푸른 물소리를 한번
들어보아라.
― 「어떤 날」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