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표제: The complete short stories of Ernest Hemingway (Finca Vigía ed.) 내용: 인디언 마을(Indian camp) -- 온 땅의 눈(Cross-country snow) -- 어떤 일의 끝(The end of something) -- 사흘간의 바람(The three-day blow) -- 심장이 둘인 큰 강 1부(Big two-hearted river: part 1) -- 심장이 둘인 큰 강 2부(Big two-hearted river: part 2) -- 하얀 코끼리 같은 산(Hills like white elephants) -- 살인자들(The killers) -- 이제 내 몸을 뉘며(Now I lay me) -- 깨끗하고 불이 환한 곳(A clean, well-lighted place) -- 가지 못할 길(A way you'll never be) -- 프랜시스 머콤버의 짧고 행복한 삶(The short happy life of Francis Macomber) -- 킬리만자로의 눈(The snows of Kilimanja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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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 마을 9 온 땅의 눈 21 어떤 일의 끝 35 사흘간의 바람 47 심장이 둘인 큰 강 1부 69 심장이 둘인 큰 강 2부 87 하얀 코끼리 같은 산 105 살인자들 115 이제 내 몸을 뉘며 133 깨끗하고 불이 환한 곳 149 가지 못할 길 159 프랜시스 머콤버의 짧고 행복한 삶 181 킬리만자로의 눈 235
해설 | 시대의 허무에 맞서 277 어니스트 헤밍웨이 연보 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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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의 인생관과 미학적 정수가 담긴 대표 단편선 삶과 죽음, 고독과 허무, 예술과 존재 의미…… 불멸의 화두를 담은 열두 편의 이야기들
미국 모더니즘 문학의 선구자 어니스트 헤밍웨이 그 독보적 미학의 정수가 담긴 대표 단편선
헤밍웨이 이후의 작가들은 “그를 모방하거나 그를 피하기”라고 할 정도로 헤밍웨이가 남긴 문학적 유산은 거대하다. 특히 기자로 일하며 간결하고 드라이한 스타일을 구축한 헤밍웨이는 독보적인 하드보일드 문체로 유명하다. 복잡한 문장 대신 대화와 동작, 침묵 등 생략을 통해 자신의 뜻을 전달하려 했던 그의 스타일은 『노인과 바다』 『태양은 다시 뜬다』 『무기여 잘 있거라』 등의 장편소설보다 오히려 단편소설에서 진가를 발휘한다고 평가받기도 한다.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57번으로 출간된 『킬리만자로의 눈』에는 초기 단편 「인디언 마을」부터 마지막 단편 「프랜시스 머콤버의 짧고 행복한 삶」까지 헤밍웨이의 필치가 가장 잘 드러난 작품 12편을 모았다. 헤밍웨이는 서구의 기존 제도에 의문을 제기하는 모더니즘 사조를 토대로 자신만의 개성을 만들어나갔고, “빙산의 움직임이 위엄 있는 것은 그 팔분의 일만이 물위에 있기 때문”이라며 생략의 미학을 추구했다. 수록작 「인디언 마을」 「하얀 코끼리 같은 산」 「이제 내 몸을 뉘며」 「깨끗하고 불이 환한 곳」 등에서 이러한 헤밍웨이 미학의 본질을 만나볼 수 있다. ‘잃어버린 세대’의 대표 작가 헤밍웨이가 허무와 고독 속에 찾은 삶과 예술의 의미
헤밍웨이는 전후 세대 젊은이들의 방황을 그린 『태양은 다시 뜬다』를 출간하며 1차세계대전으로 환멸을 느끼고 상실감에 빠진 ‘잃어버린 세대(lost generation)’를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죽음과 맞닿은 생의 의미에 평생 천착해 1953년 쉰다섯 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노인과 바다』로 퓰리처상을 수상하고 이듬해 노벨문학상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헤밍웨이는 장편소설을 집필하면서 단편에도 꾸준히 관심을 기울였으며, 필멸성에 좌절해 허무주의에 빠진 인간의 모습이 아닌, 용기 있게 죽음에 맞서는 힘을 작품에 녹여냈다.
그곳에, 정면에 그의 시야를 가득 채운 것은 오직 하나, 온 세상처럼 넓고, 크고, 높고, 햇빛을 받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하얗게 빛나는 킬리만자로의 평평한 꼭대기였다. 그 순간 그는 그곳이 자신이 가는 곳임을 알았다. 「킬리만자로의 눈」에서
특히 표제작 「킬리만자로의 눈」에는 죽음을 수용하는 인간의 모습이 잘 묘사되어 있다. 아프리카로 사냥을 떠났다가 부상을 입은 해리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자신의 운명을 수용한다. 이러한 태도의 변화를 통해 헤밍웨이는 개인이 죽음을 체념하며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대처할 수 있는 존재라는 점을 이야기한다. 또한 헤밍웨이는 전쟁이라는 폐허 속 예술의 역할에 대해서도 말한다. “변화 속에 있었으며, 그것을 지켜보았고, 그것에 관해 쓰는 것이 그의 의무였다”라는 해리의 독백을 통해 혼란과 격변의 시대에 예술이 갖는 의미를 피력한다. 『킬리만자로의 눈』 수록작
헤밍웨이의 초기 걸작 ― 「인디언 마을」 「심장이 둘인 큰 강」 헤밍웨이가 평생 천착한 주제인 ‘삶과 죽음’을 다루면서도 간결한 필치가 돋보이는 초기 걸작 두 편. 「인디언 마을」은 아이를 낳는 인디언 산모와 그 옆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한 남편의 모습을 교차하며 묘사한다. 「심장이 둘인 큰 강」의 닉은 자신의 모든 의무를 등지고 불이 휩쓸고 지나간 숲으로 야영을 떠난다. 강과 숲을 다니며 생명을 온몸으로 느낀 닉은 언제든 자신이 돌아올 곳이 있다는 행복감을 맛본다. 생명의 환희와 죽음의 무상함, 폐허에서 삶을 발견하는 장면 등을 통해 헤밍웨이의 주제 의식을 엿볼 수 있다.
헤밍웨이의 페르소나가 담긴 단편 ― 「온 땅의 눈」 「어떤 일의 끝」 「사흘간의 바람」 헤밍웨이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닉 애덤스’는 그의 문학적 페르소나다. 헤밍웨이 사후에 닉 애덤스가 등장하는 단편들만 묶어 『닉 애덤스 이야기』로 출간했을 정도로, 헤밍웨이 작품세계에서 주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스키를 타고 두 친구가 눈 위를 계속 달리는 이야기인 「온 땅의 눈」, 사랑하던 연인 마저리와 헤어진 닉의 이야기를 담은 「어떤 일의 끝」, 친구와 사랑을 잃은 허무함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흘간의 바람」에는 청년 헤밍웨이의 모습이 녹아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사랑한 작품들 ― 「하얀 코끼리 같은 산」 「살인자들」 「이제 내 몸을 뉘며」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집 『여자 없는 남자들』은 헤밍웨이의 동명 작품집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유명하다. 『여자 없는 남자들』은 헤밍웨이가 『태양은 다시 뜬다』를 쓰던 시기에 집필한 두 번째 단편집으로, 인간의 고독과 불안에 대한 예리한 시선을 담았다. 그중 생략을 통해 주제를 전달하는 헤밍웨이 고유의 문체가 확연히 드러나는 「하얀 코끼리 같은 산」 「살인자들」 「이제 내 몸을 뉘며」를 『킬리만자로의 눈』에 수록했다. 「하얀 코끼리 같은 산」은 간단한 수술을 하고 나면 더 행복해질 거라고 말하는 남자와 이를 의심하는 여자의 대화로 이루어진 작품이다. 대명사로만 처리되어 정확한 정황은 알 수 없으며, 작가의 의도보다 독자의 개입 여지를 중요하게 생각했던 헤밍웨이의 스타일이 드러난다. 「살인자들」 역시 ‘빙산 이론’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금주법이 시행되던 1920년대 시카고를 배경으로 조직범죄가 성행하던 때의 분위기를 담고 있지만 이런 정보를 모두 생략해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이제 내 몸을 뉘며」에는 잠들면 영혼이 빠져나갈까 불면증에 시달리는 중위가 등장한다. 유년 시절의 추억에 매달리는 중위와 그에게 결혼이 해답이라고 말하는 병사의 몇 마디 대화 속에서 인간 내면의 불안과 고독함을 그린다.
생전 마지막 발표 단편 ― 「깨끗하고 불이 환한 곳」 「가지 못할 길」 1929년 『무기여 잘 있거라』로 큰 성공을 거둔 헤밍웨이는 1933년에 생전 마지막 단편집 『승자에게는 아무것도 주지 마라』를 출간한다. 그중 수록작 「깨끗하고 불이 환한 곳」과 「가지 못할 길」을 『킬리만자로의 눈』에 담았으며, 두 작품에는 세계1차대전에 적십자사 운전병으로 참전했던 헤밍웨이의 경험이 녹아 있다. “패배하지 않는 인간”이라는 주제 의식이 허무주의 정서와 함께 섬세하게 펼쳐진다.
아프리카 여행의 경험이 담긴 「프랜시스 머콤버의 짧고 행복한 삶」 「킬리만자로의 눈」 1933년 아프리카로 사파리 여행을 떠난 헤밍웨이의 자전적 작품이다. 「프랜시스 머콤버의 짧고 행복한 삶」 「킬리만자로의 눈」에는 사냥터에서 죽음에 맞서는 두 사람의 모습이 각기 다르게 그려져 있다. 프랜시스 머콤버는 함께 사냥을 떠난 아내에게 겁이 많다며 조롱당한다. 수치심을 느낀 것도 잠시, 아내와 자기 자신에게 당당해지기 위해 용기를 낸 머콤버는 위험한 사냥 끝에 죽음을 맞이한다. 「킬리만자로의 눈」에는 부상을 입은 해리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수용하는 과정을 그린다. 두 작품 모두 “제대로만 잡아내면 모든 것을 한 문단으로 압축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작가의 지향점에 가장 가까운 수작으로 평가된다.
책속에서
[P.42] 그는 마저리를 보기가 두려웠다. 잠시 후 그녀를 바라보았다. 마저리는 그에게 등을 돌린 채 앉아 있었다. 그는 그녀의 등을 바라보았다. “이제는 전처럼 재밌지가 않아. 전 같은 재미가 전혀 없어.”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가 말을 이었다. “내 속이 완전히 지옥으로 변해버린 기분이야. 모르겠어, 마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
[P. 61] “갑자기 모든 게 끝나버렸어.” 닉이 말했다. “왜 그렇게 됐는지 나도 모르겠어. 어쩔 수 없었어. 꼭 지금 이렇게 사흘간 바람이 불어 나무에서 잎을 모두 벗겨낼 때처럼.”
[P. 104] 그는 뒤를 돌아보았다. 나무들 사이로 강이 살짝 보였다. 늪지대에서 낚시를 할 수 있는 날은 앞으로도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