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들의 책장 훔치기 : 소설가의 소설 읽는 소설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
0003166429
809.3 -25-4
[서울관] 인문자연과학자료실(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이용가능
0003166430
809.3 -25-4
[서울관] 인문자연과학자료실(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이용가능
B000124580
809.3 -25-4
부산관 종합자료실(1층)
이용가능
출판사 책소개
이 시대의 거장들이 자신의 작품 속에 숨겨온 공유책장의 비밀스럽지만 공공연한 리스트
오늘, 소설을 쓰는 작가가 거장들의 서재에서 훔쳐 읽는 책들에 관한 이야기
소설가 신경진이 그려낸 현대문학의 지도와 영토
한정된 시간만이 허락된 우리는 인류가 생산한 위대한 지적 유산들을 모두 읽을 수는 없다. 독서에서 편식을 해야 한다면 우리는 과연 무엇을 읽어야 할까? 소설가 신경진이 찾아낸 방법은 ‘좋아하는 작가의 책장을 훔치는 것’이다.
좋아하는 작가들의 서재를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그들의 책장을 들여다보는 일은 어떻게 가능할까? 작가 신경진은 그들이 쓴 책을 읽으면서 그가 참고했을 책들의 목록을 작성했다. 그렇게 가상의 서가를 구성하여 그 속으로 긴 여행을 떠났다. 《작가들의 책장 훔치기》는 그 여정을 담은 책이다. 저자는 이 시대 최고의 작가들이 자신의 서재 속에 감추어 온 취향과 사유의 궤적을 따라가며 그 속에 자신이 걸어온 시간을 포개어 새로운 시공간을 창조해 낸다. 오랜 세월 거장들의 서가를 살피며 천천히 쌓아온 신경진 작가의 독서 여정을 단숨에 따라잡는 동시에 그가 걸어온 인생의 골목길의 풍경 속으로 초대되는 즐거움이 있다. 이 책이 들려주는 다양한 책들의 속삭임 속에서 독자들이 각자 자신이 훔쳐낸 책들의 리스트로 새로운 서가를 만들어 갈 수 있기를, 기억의 오솔길을 책과 함께 산책하며 다시 문학의 길을 이어갈 수 있는 새로운 창조력을 길어내기를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느껴지는 책이다.
이 시대의 걸출한 작가들은 어떤 책을 읽을까? 거장의 서재에 자리잡은 책들을 읽으며 내가 이어 쓸 이야기의 입구를 찾는다
작가 신경진은 난생처음 완성하여 발표한 첫 소설로 세계문학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문제는 그다음에 생겨났다. 소설가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로드맵이 없고 무엇을 써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무르익지 않았다는 생각에 막막해졌다. 이제부터 그 길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는. 텅 빈 주머니 속에 시린 손을 넣는 기분으로 다시 시작해야 했다. 그는 본격적으로 소설을 진지하게 읽기 시작했다. 새로 읽음과 동시에 처음 읽는 사람들의 가이드를 자처해 해설을 하며 자기만의 서가를 꾸준히 채워나갔다. 그러다 어느날 탁월하다고 느껴지는 작가들과 그들이 읽어온 책들을 탐구해 온 여정을 소개해 달라는 어느 어리숙한 편집자의 주문을 받게 된다. 그는 단숨에 써내려간다. 《작가들의 책장 훔치기》는 어느날 갑자기 소설가가 된 저자가 소설문학이라는 가상의 공간을 여행한 시간들 속 반짝이는 장면들을 캡처해 모든 한 권의 앨범과도 같다. 지극히 개인적인 기록과 세계문학이라는 보편공간을 겹쳐낸 이 독특한 이야기의 오솔길에는 독자가 자신의 발걸음을 겹쳐 읽을 수 있는 시공간의 지표가 풍성하게 제공된다.
《작가들의 책장 훔치기》는 프랑스 작가 미셸 우엘벡의 서가에서 시작한다. 예술이 무엇인지, 아름다움이 무엇인지에 대한 현대적 해석이 가득한 《지도와 영토》로부터 출발하는 이 여정은 마지막 챕터인 필립 로스의 서가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미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놓지 않는다. 한 작가의 서가를 탐색할 때마다 그가 참조한 작가를 찾아내고, 때로 다른 작가의 서가로 훌쩍 건너뛰기도 한다. 그렇게 낯설고 다채로운 아름다움을 발견하려는 저자의 시도는 비장함이나 무거움과는 거리가 멀어서 독자도 가벼운 산책을 따라나서듯 지치지 않고 따를 수 있다.. 작가들의 서가를 들여다보며 자신의 기억 속에 살아 있는 인생의 장면들을 그려내 보여주며 문학과 삶을 나란한 현존으로 구성해내는 저자의 솜씨는 또다른 미학적 차원을 구성한다.
어느날, 깨어보니 작가가 되었고, 이 낯선 상태에 어리둥절한 채로 일면식도 없는 작가들의 서재를 꾸준히 탐색해 온 저자의 시간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이들에게도 결코 낯설지 않은 실존적 몸부림일 것이다. 카프카의 《변신》이 그려놓았듯이 어느날 깨어나 보면 무엇이라 규정할 수 없는 한 마리 벌레가 되어 있고, 벌레가 어떤 존재인지 왜 존재해야 하는지 알아내야 하는 동시에 그런 채로 살아가야 하는 방법론의 문제를 안고 몸부림친다. 어쩌면 “별이 총총한 하늘이 갈 수 있고 또 가야만 하는 길들의 지도인 시대, 별빛이 그 길들을 훤히 밝혀주는 시대는 복되도다”라는 루카치의 문장에 섬뜩한 고독을 느끼는 순간이 바로 작가가 탄생하는 순간인지도 모른다. 자기의 세계를 자신이 구축해 갈 수밖에 없고 그 몸부림이 무용한 것일지라도 이 단단한 세계에 새로운 차원을 여는 조그마한 금이라도 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가들은 글을 쓴다. 《작가들의 책장 훔치기》는 저자 신경진이 읽은 책 속에서 발견한 틈 속을 비집고 자기에게만 열리는 문을 열어 그 속으로 걸어가 본 자신의 여정을 소개하는 책이다. 자신이 그러했듯이 독자들도 자기에게만 열리는 그 문을 발견하기를 기대하면서. ‘함께 읽어보지 않을래요?’ 하고 유혹하지만 그 여정에서 자기 지도는 자기만이 그릴 수 있는 것임을 전제한 채로.
이언 맥큐언의 서가에서 저자는 존 파울즈와 도리스 레싱으로 가는 문을 연다. 그렇게 하나의 소설에 뒷배경으로 자리하는 서가의 책들을 들여다보면 작가들이 공통적으로 간직하고 있는 책들의 목록이 나온다. 미셸 우엘벡과 조리스카를 위스망스, 줄리언 반스는 보들레르의 책을 가리키고 있다. 미셸 우엘벡과 도리스 레싱, 아니 에르노와 어니스트 헤밍웨이, 필립 로스는 도스토옙스키의 방에 함께 있다. 이언 맥큐언과 필립 로스는 존 업다이크의 서가에서 마주치곤 한다. 존 파울즈, 아니 에르노, 필립 로스는 카프카를 사랑했다. 존 파울즈와 프랑수와즈 사강은 스콧 피츠제럴드를 좋아했으며. 프랑수와즈 사강과 줄리언 반스는 카뮈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냈다. 조리스카를 위스망스와 프랑수와즈 사강, 아니 에르노, 줄리언 반스, 필립 로스는 플로베르의 책을 손에서 놓지 못했다. 조리스카를 위스망스와 프랑수와즈 사강, 도리스 레싱은 스탕달의 책을 빌려서는 영원히 반납하지 못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필립 로스는 제임스 조이스를 좋아하여 어느 우주에서인가 만나 끝나지 않는 토론을 벌이고 있을 것이다. 작가들은 시대와 장소를 제각각 달리하여 나타나지만 어떤 별빛은 함께 끌어안고, 어느 하늘에서는 서로를 끌어당기고, 원고지 위에서는 서로를 밀어내며 자신만의 빛을 조율해 나간다.
문학이라는 우주에서는 수시로 크고 작은 별들이 나타났다가 사라지고, 샛별처럼 떠올랐다가 어느날 자취를 감춘다. 8차선 고속도로를 나란히 달리다가도 막다른 골목에서 전진도 후진도 안 되는 상황을 맞닥뜨리기도 한다. 세월이라는 교차로를 지나고 신호등 앞에 멈춰 서면서 서서히 질서를 이루어나가는 듯 하다가도 어느날 나타난 새로운 눈동자 속에서는 모든 질서가 무너지고 만다. 그가 책을 읽으며 상상한 어떤 장면은 이미 현실이 되었다. “나는 앞으로 남겨진 시간 동안 내 책장에 페미니즘 소설들이 들어찰 것을 예감한다. 해안으로 밀려드는 파도를 한 줌의 모래로 막을 수는 없다. (?) 한국 문학에서도 프랑수아즈 사강과 도리스 레싱, 아니 에르노와 같은 걸출한 작가들이 등장해서 사람들의 가슴을 뜨겁게 달아오르게 하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150쪽) 클래식이란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독자가 나타나는 순간 언제든지 처음부터 다시 줄을 서야 하고 헤쳐 모였다가도 다시 멀어져야 하는 운명을 안고 있다. 그 속을 탐험하는 사람들의 삶을 통해 새로운 역사가 수시로 새로 쓰여진다. 우리가 경험하는 오늘의 이 세계는 지금 시작하는 시도의 일부가 모인 것일 뿐. 그 속에서 당신은 어디쯤 가고 있는가, 누구와 어떻게 겹쳐 있는지, 또 어떻게 독립적일 것인가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책속에서
[P.24] 《지도와 영토》에는 예술이 무엇인지, 아름다움이 무엇인지에 대한 현대적 해석이 소설 곳곳에 지뢰처럼 파묻혀 있다. 이 폭발물이 터질 때마다 나는 밤하늘에 솟구친 불꽃을 바라보듯 감탄했다.
[P. 25~26] 미셸 우엘벡은 삶의 균형감을 잃어버린 사람이다. 어떻게 그토록 확신할 수 있는지는 그의 소설을 읽어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그가 균형을 유지하는 것은 오직 소설이라는 예술 형식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소설의 구조적 형식미는 설명하기 어려운 추상적인 영역인데, 솔직히 말하면 나도 정확히 할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우엘벡의 소설을 읽으면 자연스럽게 형식의 균형미를 느끼게 된다. 주인공들의 삶이 혼란에 빠져 휘청댈수록 소설의 형식은 균형을 갖추게 되는 것이 보면 볼수록 놀랍다. (...) 우엘벡은 이 '형식미를 구축'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지닌 작가다.
[P. 26] 책을 읽는 행위는 이제껏 가보지 못한 영토를 방문하는 일과 유사하다. 그래서 위험하다. 지도가 있다면 길을 잃지 않고 무사히 여행을 마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이 유일한 위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