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 8] 넉 달 전, 오미야역 앞 로터리를 노인용 카트를 끌고 비틀비 틀 걷는 미쓰코를 봤을 때, 바로 알았다.
그녀라고.
그 순간, 모든 것이 돌기 시작하는 것 같았다. 그녀를 중심 으로. 말 그대로 풍경이 빙글빙글 돌아서 자신이 쪼그려 앉은 것을 깨달았다. 예전부터 빈혈이 있었고, 요즘은 제대로 먹지 않았으니까 더 심해졌다.
“괜찮으세요?”
남자 목소리가 들려서 고개를 들자 서른 살쯤으로 보이는 짙은 파란색 양복을 입은 회사원이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었다.
엔젤은 조바심이 났다.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다. 빨리 미쓰 코를 쫓아가야 해…….
[P. 23] “저거 지금도 모집하세요?”
그가 종이를 봤다.
“아, 청소원 일에 지원하려는 분입니까?”
“네, 맞아요.”
“경험이 있습니까?”
“음……. 아, 네.”
거짓말은 아니다. 엔젤은 한때 가부키초 러브호텔에서 청소원으로 일한 적이 있었다.
“이 호텔에서 직접 채용하는 것이 아니라 청소 회사에서 채용하고 여기로 파견하는 방식인데 괜찮을까요?”
아르바이트 희망자인 걸 알자, 그의 말투가 편해졌다.
“아, 네.”
러브호텔에서는 직접 채용이었는데 제대로 된 곳은 다르네, 여러모로 복잡하구나, 하고 생각했다.
“여기에서 일할 수 있다면요.”
그가 그 말을 듣고 조금 웃었다.
“지원만 하면 아마 괜찮을 거예요. 일손이 부족하고, 젊은 사람이면 우리도 좋으니까.”
“그래요?”
“그럼.”
그는 프런트 아래를 뒤져 게시판과 같은 내용을 출력한 종이를 한 장 건넸다.
“여기 적힌 대로 일단 연락을 해보세요. 그런 다음, 아마 이력서를 지참하고 면접을 볼 겁니다.”
미쓰코 쪽을 힐끔 봤는데 이미 그녀는 보이지 않았다. 아마 여기 종업원도 아니고 오너도 아니고 손님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