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쌍한 사감이… 내 죽으면… 집이 온통 장미로 가득할 텐데… 나는 나귀를 좋아하네… 구름이 흘러가도록… 나는 사랑하네… 일요일엔… 부엌 한 젊은이가… 오래된 마을은… 기러기들이… 난 즐거웠고… 푸른 물가에… 젊은 처녀… 성탄절 자정에는… 평화가 숲속에… 물이 흐른다… 연민으로 난 죽을 지경이네… 구름 한 점이… 촌부가… 수액이 흐르네… 체로 친 가루가… 그대 적적한가요… 정오의 마을… 당신이 편지를 썼다… 네가 가난하다는 걸 알아… 바야흐로 가을날이다… 눈이 내리리… 자그만 구두장이가 있네… 낡은 정자에서 글을 쓴다… 정원에서 들어 보렴…
앵초의 슬픔
첫 번째 비가 두 번째 비가 일곱 번째 비가 아홉 번째 비가 열네 번째 비가 열일곱 번째 비가 지난해 일들이 되돌아오는… 그들이 내게 말했다… 브뤼헤 다른 이들의 행복을 위한 기도 별 하나를 간청하는 기도 아이가 죽지 않기 위한 기도 고통을 사랑하기 위한 기도 나귀와 나란히 천국에 가기 위한 기도
정원의 상념
박식한 나귀 마무리하며
하늘의 빈터
밤 고요한데… 한 시인이 말하길… 빗방울 하나가… 사람들이 말하는 걸 믿지 마… 나를 위로하지 마오… 소녀가 역서를 읽는다… 난롯가에 발을 쬐며… 가을이 오면…
사행시
공간 가시 돋친 말 유동성 두 가지 푸념 아버지가 어린 자식들에게 시인의 아내에게 매력적인 대꾸 앞으로 나아가라 건널목 목가(牧歌)
노래하는 밤
첫 번째 야상곡 파랑새의 야상곡 오래된 집의 야상곡 성 요한의 야상곡 포에서 만난 야상곡 열에 덮인 야상곡 저녁 식사 후 아이들의 야상곡 성탄절의 야상곡 초등학생의 야상곡 사춘기 사랑의 야상곡 사랑스러운 집의 야상곡 공원에서 부르는 야상곡 스무 번째 해의 야상곡 노는 아이들의 야상곡 구운 도요새의 야상곡 황량한 영혼의 야상곡 부르고스에서 부르는 야상곡 밤나팔꽃의 야상곡 알프레드 드 뮈세에 관한 첫 번째 야상곡 알프레드 드 뮈세에 관한 두 번째 야상곡 알프레드 드 뮈세에 관한 세 번째 야상곡 알프레드 드 뮈세에 관한 네 번째 야상곡 가톨릭교도의 야상곡 스페인 오두막의 야상곡 돈키호테의 야상곡 데오다 드 세브라크의 야상곡 마호메트의 야상곡 복음의 야상곡 화면 위의 야상곡 콜럼버스의 야상곡 요정의 야상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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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시스 잠 시와 산문 = Poèmes et prose de Francis Jammes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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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관] 인문자연과학자료실(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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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프랑시스 잠, 백석, 윤동주 백석과 윤동주를 사랑하는 한국 독자들에게 프랑스 작가 프랑시스 잠의 이름은 낯설지 않다. 백석과 윤동주가 자신들의 시 〈흰 바람벽이 있어〉와 〈별 헤는 밤〉에서 그의 이름을 불렀기 때문이다. 시어의 토씨까지 고심하는 시인이 자신의 시에 다른 시인의 이름을 언급한 것은 남다른 일이다. 일제 치하의 엄혹한 시절, 두 청년에게 프랑시스 잠은 이역만리의 별이었다. 당시, 우리말로 번역된 잠의 시는 단 여섯 편에 불과했다. 프랑스어 원본이나 영역본을 구하는 것은 더욱 어려웠으므로 백석과 윤동주가 읽은 잠의 작품집은 일본어 번역본이었을 확률이 상당히 높다. 당시 잠의 일본어본 중에서 호리구치 다이가쿠의 번역시집 《프랑시스 잠 시초(フランシス・ジヤム詩抄)》는 단연 눈에 띈다. 이 일본어본은 잠의 대표 시집《새벽 종소리에서 저녁 종소리까지》 등 다섯 권의 시집에서 시 71편을 골라 번역하고 해설까지 곁들임으로써 잠의 시 세계를 집결했다. 호리구치의 번역을 통하지 않고서 당시 잠을 접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또한 미요시 다쓰지가 번역한 산문집 《밤의 노래(夜の歌)》(1936)는 윤동주의 책꽂이에 꽂혀 있던 것이 현재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어 윤동주와의 연관성이 분명하다. 김용민 역자는 두 일본어본의 프랑스어 원전을 곧바로 우리말로 번역해 잠의 문학 세계를 새롭게 국내 독자들에게 선보인다. ※ 《프랑시스 잠 시초(フランシス・ジヤム詩抄)》의 시 71편 중 소실된 3편은 이번 책에서 제외됐다.
자연, 고향, 가족 그리고 사랑을 소박하게 노래한 프랑시스 잠 백석과 윤동주와의 관련성을 차치하고서도 프랑시스 잠의 문학사적 위치는 독보적이다. 19세기 말~20세기 초 프랑스 문단은 한때를 풍미한 상징주의 시풍이 쇠락하고 있었다. 이때 잠은 투명하고 단순하며 즉물적으로 자연과 고향, 가족 그리고 사랑을 노래하며 문단에 새 기운을 불어넣었다. 예컨대 잠에게는 정신을 질식시키고 심장을 갉아 먹는 보들레르의 실존적·형이상학적 우울이나, 한 인간을 빗물처럼 눈물로 적시는 베를렌의 기질적 멜랑콜리 같은 게 없었다. 그 역시 삶 앞에서 밀려오는 슬픔을 피할 수 없었지만, 그가 사는 세계는 출구가 없는 비극적 공간이 아니었다. 잠이 사는 곳은 어둠 속에서도 부드러운 빛이 빛나는, 밤조차 부드럽게 노래하는, 따듯하고 선한 곳, 요컨대 살 만한 곳이다. 이를테면 조촐한 지상의 낙원인 것이다. 시는 정직해야 하고 정직한 것이 아름답다는 게 잠의 지론이다. 거짓과 꾸밈은 복잡하지만, 진실은 단순하다. 마치 단순해서 진실한 어린아이와도 같다. 이러한 진실의 추구가 잠의 단순성의 미학을 형성했다.
문단과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프랑시스 잠 문단에 파란을 일으킨 잠은 당대를 주름잡던 문인 말라르메, 앙드레 지드, 레니에, 사맹, 구르몽 등에게 찬사를 받았다. 그뿐 아니라 프랑수아 모리아크, 쥘 로맹, 생 존 페르스나 쥘 쉬페르비엘 같은 후대의 작가들도 그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았다고 밝히며 존경을 표했다. 잠은 문단에서 인정을 받았을 뿐 아니라 활동 당시 대중들에게도 크게 사랑받았다. 그가 머물던 오르테스에는 방문객이 끊이지 않았고 문인과 독자들로부터 편지가 쇄도했다. 그의 인기는 국내에 머무르지 않고 타국에까지 전해져, 독일의 작가 릴케는 그의 대표작 《말테의 수기》에서 잠이 바로 “내가 되고 싶었던 시인”이라고 말했고, 카프카 역시 자신의 일기에서 잠의 글을 읽고 대단히 행복한 상태를 맛보았다고 했다. 그의 명성은 유럽을 넘어 아시아에까지 전해져 결국 백석과 윤동주의 시에 그의 이름이 새겨짐으로써 오늘날 한국인에게까지 친숙한 이름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