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외교의 길 : 좌파 외교관이 보는 한국 외교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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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구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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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실
이용여부
0003172460
327.51 -25-6
서울관 사회과학자료실(208호)
이용중
0003172461
327.51 -25-6
서울관 사회과학자료실(208호)
이용가능
B000123768
327.51 -25-6
부산관 주제자료실(2층)
이용가능
출판사 책소개
한국에 외교는 없다, 유사 외교행위 만이 있을 뿐이다 한미동맹을 폐기하고 외무부를 해체해야 한국외교가 산다
대통령 윤석열은 2023년 5월 19일부터 2박 3일간 일본 히로시마를 방문해 G7 정상회의 및 한미일 정상회의에 참석한 후 귀국했다. 국민의힘은 대통령이 지난 정권의 "짝퉁외교"와는 격이 다른 "명품외교"를 펼쳤다고 극찬했다. 신간 "명품외교의 길: 좌파 외교관이 보는 한국외교"는 같은 시기에 초안이 쓰였다. 저자는 국민의힘의 언사란 "번지르르한 말"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그는 한국의 외교는 외교라는 소통의 메커니즘에서 핵심적으로 중요하게 작용하는 "인격, 지식, 주체성과 언행의 품격"이라는 가치를 결여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그에게 현재 대한민국은 명품외교는커녕 중품외교도 벅찬 나라다. 전직 외교관이었던 저자는 워싱턴, 파리, 텔아비브, 하노이, 비슈케크 등지를 돌며 "33년 동안 한국의 사이비 외교의 현장을 예민하게 관찰"했다. 그 결과를 엮어낸 것이 이 책이다.
책은 한국이 미국에 종속되어 있으며 이는 1954년에 발효한 한미동맹조약과 합의의사록이 가져온 결과임을 강조한다. 미국숭배 내지는 "숭미"가 한국외교를 지배하고 있다. 그렇다고 미국이 한국을 존중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주체성이 없는 상대로 깔보는 것이 매정한 현실이다. 책은 또 미국에 종속된 외교행태로 인해 한일, 한중, 한러시아 외교가 왜곡되고 있고 분석한다. 아울러 저자는 "숭미"로 일그러진 한국의 자주성, 같은 민족끼리 끊임없이 다툼하는 남북한 상황, 역대 군사 독재정권들의 폭력적 유산, 본질적으로 "양키컬쳐"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한국의 문화 수준, 그리고 한국 외교관들의 "함량미달" 등으로 인해 한국외교가 국제무대에서 늘 "멸시"의 시선을 받아 왔다고 관찰하고 있다. 어찌 보면 참담한 모습이고 보이지 않는 출구다.
그렇지만 저자는 한국외교에 희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고 위로한다. 방법은 우선 우리가 "지금 우리의 모습을 눈을 부릅뜨고 바라보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우리 삶의 영락없는 주인임을 깨닫고 코뿔소처럼 행동해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거기에서 비로소 번개처럼 명품외교의 길이 스르르 열린다고 한다. 저자는 그가 몸담았던 외무부에 대해서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미국 일변도의 한국외교로 인해 한국 외교관들은 미국 "줄"만 잡고 승진만을 생각하는 "뺀질이"가 되었다. 머릿속에는 지식이나 언어는 찾을 수 없고 온통 자기의 인사문제로 가득 차 있을 뿐이다. 저자는 상황이 그러하니 진정한 외교관으로 제대로 된 외교를 펼치려면 지금의 외무부는 완전히 해체하고 새로운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다소 "과격한" 해법을 내놓고 있다.
저자는 곳곳에서 다소 거친 언사를 구사한다. 그는 한국이 미국의 "식민지" 내지는 "속국"에 불과하다고 말하고 있다. 중도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일반 독자라면 다소 불편한 언사들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의 그러한 담론은 의도적인 과장인 것으로도 읽힌다. 그는 프롤로그에서 책을 쓰는 목적이 "독자를 분노하게 하는" 일이라고 썼다. 우리 처지에 대한 직시는 분노 없이는 가능하지 않은지도 모른다. 러시아 시인 네크라소프는 "슬픔도 노여움도 없이 살아가는 자는 조국을 사랑하고 있지 않다"고 읊지 않았는가. 과격한 언사에 대한 저자의 고의적인 의도는 책의 말미에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그는 "볼 속에 혀를 넣고", 즉, 자신의 진짜 의도하고는 달리 과장 섞인 얘기를 하면서 짐짓 진지한 얼굴을 짓느라 혀를 지그시 깨물면서, 말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자신은 숭미에 반대할 뿐 "좌파"가 아니라고 말한다. 남들이 그를 그렇게 불렀다는 것이다. 이유는 그가 보통의 한국 외교관들과는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하려 했기 때문이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의 시각은 상당히 도발적이고 "좌파적"이다. 한국의 정체를 유사 식민지로 파악하고 주체성의 회복은 한미동맹이 폐기되어야 가능하다는 식의 생각이 한국 사회에서 쉽게 받아들여질 수는 없다. 한국 사회 안에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이 30만 명 정도가 된다고 보는 대목도 저자가 말하듯이 증명될 수 없는 얘기다. 이러한 일견 편향된 시선을 어느 정도 감내할 수 있다면 책은 한국외교의 주요한 대목을 꽤 설득력 있게 정리한 자료라고 판단된다. 저자 언급대로 책은 학술 논문이 아니라 상식적이고 들으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다. 공감의 배경에는 저자가 해외 외교의 현장에서 직접 경험을 했다는 사실이 있다. 전직 외교관들이 많은 회고록을 발간하기도 했지만 이 책처럼 적나라하고 돌발적인 기록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한국외교의 실체를 대리 경험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적극 추천하고자 한다.
출판사 서평
개혁과 개방의 시대 33년간 대한민국 외교관으로서 전 세계를 누빈 전직 외교관의 대한민국 대외관계 비평서 『명품외교의 길 - 좌파외교관이 보는 한국 외교』가 발간되었습니다. 저자는 1985년 외무부에 입부한 이래 외무부 본부 근무와 워싱턴, 보스턴, 파리, 텔아비브, 하노이, 비슈케크, 바르샤바, 루안다 등 세계 각지의 현장 근무를 수행했으며 코이카 창설, 우리나라의 OECD 가입, 한미 FTA 협상 등의 주요 사업에 관여하고 한미 원자력 협정문 협상 및 보건복지부에서 국제협력업무를 관장한 베테랑 외교관입니다. 33년 간의 외교관 경력을 통해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에 대한 비판적 관점을 가지게 되었고 그 뼈아픈 성찰의 기록으로 제출된 것이 『명품외교의 길 - 좌파외교관이 보는 한국 외교』입니다.
한국 외교에 대한 저자의 기본적인 문제의식은 '숭미'로 표현됩니다. 이는 1954년에 발효한 한미동맹조약과 합의의사록에 규정된 내용에 따라 대한민국의 대외정책에 있어서 미국과의 이해관계 조정이 최우선으로 고려되어야 하는 기본조건과 함께, 대미관계가 일반적인 주권국가 사이의 강대국-약소국의 관계 수준을 넘어선 '속국'의 수준으로 전락해서 유지되어 온 것이 한국전쟁 이후 대한민국 외교사의 기본 맥락이라는 것이 저자의 견해입니다.
『명품외교의 길 - 좌파외교관이 보는 한국 외교』는 위와 같은 문제의식을 기본으로 해서 외교현장의 경험을 중심으로 한국 외교의 실태를 소개하고 분석한 내용을 모두 8개 장으로 정리했습니다. 1장 '한미동맹의 굴레-스스로 칼을 뒤집어 쓴 쪼다들'은 대한민국 대외관계의 자주성을 근본적으로 제한하는 '숭미' 의식이 외교 현장에서 전개되는 양상을 적나라하게 묘사합니다. 2023년 4월 '워싱턴 선언'을 전후한 윤석열 정부의 대미굴종적인 행태가 제시되고, 1995년 9월 한미 자동차 무역협정에서 당시 외교통산부 통산무역실장이었던 한덕수 전 총리의 친미 행태가 고발 및 2007년 한미 FTA 협상 마무리 과정에서 미국 측 대리인에게 겪은 수모 등의 사례가 언급됩니다. 이러한 사례를 통해서 한미 관계의 근본적인 문제와 이로 인해 발생한 상대국인 미국의 고압적인 태도 및 대한민국 외교부의 굴종적인 태도가 빚어내는 씁쓸한 현상에 대한 신랄한 고발입니다. 2장에서 4장까지는 대한민국이 '숭미' 핸디캡을 안고 상대해야 하는 3개의 인접국에 대한 내용입니다. 2장 '한미굴레와 한일관계 - 두 식민지의 도토리 키 재기'는 동아시아에서 미국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2개의 '식민지'로 묘사하고 있으며, 과거사의 무게가 정상적인 외교관계를 왜곡하고 있는 현상을 극복하는 것이 한일관계 정상화의 돌파구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3장 '중국이 보는 한국 - 장사 말고는 할 게 없는 천덕꾸러기 똘마니…'는 기본적으로 우호적이었던 한-중관계가 2015년 사드 배치를 계기로 악화된 과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일제강점기에 항일투쟁의 동반자로 한국에 대해서 우호적인 태도였고, 1983년 중국 민항기 사건, 1985년 소흑산도 어뢰정 사건, 1988년 잉창치배 우승 등의 일련의 계기를 통해 1992년 한중수교에 이르는 과정이 서툰 통치자의 판단에 의해 틀어졌으며, 그 결과 막대한 경제적 손실과 함께 대한민국 외교관계의 협소화를 초래한 과정이 통렬하게 소개됩니다. 4장 '러시아의 한국인식- 있으나 마나 한 외교관계'는 한미관계에 치우쳐 유라시아 대륙의 강대국인 러시아와의 외교 비중이 취약하게 된 사정에 대한 내용입니다. 5-6장은 유럽과 아프리카를 비롯한 제3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대외관계를 다룹니다. 숭미관계의 직접적인 간섭이 아니라 그 파생적인 영향력으로 인해 정상적인 대외정책이 왜곡되는 양상입니다. 7장과 8장은 필자가 생각하는 정상적인 '외교'의 개념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외교에 대한 전반적인 비판과 함께 숭미관계라는 왜곡된 조건이 대한민국 외교를 담당하는 '외무부'라는 기구와 그 구성원들의 행태에서 관철되는 양상을 고발하는 내용으로 구성됩니다. 미국 일변도의 한국외교로 인해 행동과 사고의 폭이 제한된 외교관들이 친미적인 행태를 통해 개인의 출세에만 관심을 갖는 행태와 함께 "인격, 지식, 주체성과 언행의 품격"과 같은 외교관의 기본 소양이 함량 미달이 아니라 함량 부재의 수준임을 개탄하고 있습니다.
『명품외교의 길 - 좌파외교관이 보는 한국 외교』는 저자 특유의 인문학적 소양과 역사와 사회 현상에 대한 해박한 지식, 외교 현장에서 얻어진 실무 경험이 결합되어 현재 진행형으로 전개되는 우리나라 외교 현실에 대한 근본적이고 총체적인 비판을 제기하는 평론서로서, 세계 각국의 대한민국을 바라보고 평가하는 시선에 대한 역사적 문화적 배경과 함께 외교 현장에서 그러한 평가들이 작동하는 다채롭고 풍부한 사례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언론에서 간략하게 소개되었던 외교 비사들이 상세하게 기술되고 있어서, 우리나라 대외관계 전개의 전반적인 맥락을 새롭게 살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책 제목에서 언급된 '명품외교'라는 용어는 2023년 5월 히로시마 G7 정상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기시다 총리와 함께 히로시마 원격 피해자를 동반 추모한 것을 두고, 여당인 국민의힘이 "격이 다른 명품외교"라고 자화자찬한 사례를 패러디이며, '좌파외교관' 이라는 표현 역시, 일방적인 '숭미관계'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인 저자에 대해서 동료 외교관들이 '좌파'로 지목한 행태를 비꼰 표현으로 제시되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으로 국제질서가 혼란스럽게 재편성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한민국 외교가 지향해야 할 새로운 방향설정에 대한 반면교사로서 『명품외교의 길 - 좌파외교관이 보는 한국 외교』의 문제의식이 널리 공유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