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인간 협업, 창의적 서사 개념을 새로 쓰다 AI와 창의적 서사의 융합을 탐구한다. AI 기술의 발전은 창작 분야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AI가 창작 과정에서 어떻게 인간과 협업할 수 있는지, 특히 언어 모델이 문학과 서사를 어떻게 형성하는지 살펴본다. AI와 서사는 일견 이질적으로 느껴지지만 분명한 연결 고리를 지닌다. AI는 기존의 언어 모델을 기반으로 창의적인 글쓰기를 도울 수 있으며, 인간과 AI는 협업을 통해 더 나은 창작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특히 AI가 과거에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창의적 사고와 글쓰기에 도전하는 현재, AI가 인간의 창의성을 어떻게 보완하고 함께 발전할 수 있을지 자세히 검토하는 작업은 유의미하다. 이 책은 AI가 서사 창작에서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그리고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무엇인지를 성찰하며 향후 인간과 AI의 협업을 위한 윤리적 기준과 사회적 문제를 제시한다.
책속에서
약인공지능에 속하는 프로그램들과 다르게 강인공지능은 인간처럼 마음(mind) 또는 의식(consciousness)을 갖고 있는 AI 프로그램이다. 현재로서 강인공지능은 개발이 안 되었고, 영화 속에서만 존재한다. 예를 들어,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1968)에 등장하는 인공지능 프로그램 ‘Hal 9000’은 자신의 목적 달성을 위해 우주선 승무원들의 생사를 결정하고, 자신의 소멸을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인다. 비교적 최근 영화 〈그녀(her)〉(2013)와 〈엑스 마키나〉 (2015)에 등장하는 인공지능 ‘사만다’와 ‘에이바’ 역시 강인공지능의 개념에 속한다. 다시 말하지만,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01_“서사와 인공지능” 중에서
소설가 E.M. 포스터는 캐릭터를 ‘평면적(flat)’ 또는 ‘입체적(round)’ 캐릭터로 구분한다(Forster, 1927). 평면적 캐릭터는 2차원적 특성, 즉 전형적인 성격을 갖는다. 착한 성격의 인물은 착하기만 하고, 악인은 오직 악한 성격만을 보인다. 복수심에 불타는 주인공은 오로지 복수심만을 생각하며 행동한다. 이와 반대로 입체적 캐릭터는 3차원적 특성을 갖는다. 선과 악의 사이에서, 또는 윤리와 욕망의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이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물이다. 포스터의 정의에 의하면, 입체적 인물은 “예측하기 어려운 행동을 하지만, 독자들이 이를 충분히 가능하다고 납득하는” 인물이다.
-03_“캐릭터” 중에서
대표적 비주얼 노블 게임의 예시로는 일본의 키(Key)에서 개발한 〈클라나드〉(2004), 베네수엘라의 스케반 게임즈가 개발한 〈발할라: 사이버펑크 바텐더 액션〉(2017)과 인도네시아의 게임 회사 토그 프로덕션의 〈커피 토크〉(2020) 등이 많은 관심을 받았다. 〈클라나드〉는 대표적 미소녀 게임의 구조를 갖고 있으며, 〈발할라〉와 〈커피 토크〉는 음료를 제조하며 이야기를 듣는 구조의 형식으로 진행되고, 제조 음료에 따라 다른 스토리 전개가 진행된다. 즉,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일종의 ‘서술자(또는 화자)’의 시점으로 이야기 진행에 참여하는 형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