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제관련정보: 책을 너무 많이 좋아해서, 조금 이상한 사람들의 책 만들고 책 파는 이야기 희석의 본명은 "안희석"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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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당신은 조금 웃을 것이고 또 조금 울지도 모르겠다
모로 가다 알게 된 것들 … 조은혜 끓는점에 도달하면 우리는 … 고우리 망할 생각은 없습니다 … 희석 지키고 싶은 마음 … 홍지애 빚에서 빛으로 가는 중입니다, 아마도요 … 김화영 이상하고 멋진 것을 찾아서, 계속 … 김민희 온 우주의 기운이 모여져 만든 직업, 출판 … 이세연 출판이라는 미로, 그 속을 헤매는 워커홀릭 … 최수진 대책 없이 저질렀지만, 계속해 보겠습니다 … 박지예 운동화를 신은 대표 … 서남희 느린서재는 느리게 갈 수 있을까 … 최아영
에필로그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고 부록 당신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서 적어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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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출판사의 슬픔과 기쁨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
B000121937
070.593 -25-2
부산관 종합자료실(1층)
이용가능
출판사 책소개
1인 출판사를 차렸다. 어느 날, 갑자기 대표가 되었다 어쩌다 혹은 우연히, 아니 치밀한 준비 끝에 1인 출판사를 차리게 되었다. 직원에서 대표로, 고용되는 자에서, 스스로를 고용한 사람이 되었다. 기댈 곳도 비빌 언덕도 없지만, 내가 좋아하는 작가님과 내가 사랑하는 글을 아무 제약 없이 책으로 만들 수 있다는 건, 세상에서 제일 큰 즐거움이었다. 그러나 여기, 아주 큰 함정이 있었다. 이제까지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오래 일을 해왔지만, 직접 1인 출판사를 차리기 전까지는 몰랐던 것. 책 만들고 책 파는 일이 이렇게나 어려운 일이라는 것. 책 시장은 작아지고 있었지만, 이토록 재미있고 아름다운 글을 책으로 낸다면 당연히 누군가 알아봐 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 일은 결단코 일어나지 않았다. 내가 꿈꾸었던 일들은 도통 일어나지 않았다. 매일매일 쏟아지는 신간들 속에서 내가 만든 책은 하염없이 깊은 곳에 묻혀지고 있었다. 1인 출판사, 이대로 계속해도 괜찮은 건가?
1인 출판사를 운영하는 선배님, 후배님에게 물었다. 당신이 가는 그 길은 과연 어떠시냐고. 1인 출판사를 운영한 지 3년 차, 그동안 많은 1인 출판사 대표님들을 만났고 도움을 받았고 고민을 함께 이야기했다. 책이 안 팔리는 이야기, 빚이 늘어나는 이야기, 책 잘 파는 방법에 관한 이야기… 답도 없고 늘 슬픈 이야기였지만, 자신이 만든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면, 늘 즐겁고 웃음이 끊이지 않는 출판사 대표들… 한마디로 그들은 아주 이상한 사람들이었다. 책을 잘 파는 묘수가 어디 없나 늘 고민을 하면서도, 정말 책이 안 팔린다는 말을 하면서도 자꾸만 책을 만드는 사람들,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혹시라도 내가 모르는 지름길이 이 길에 있다면 알려달라는 마음으로 말이다. 그래서 여기 총 열한 개 출판사 대표들의 이야기를 모아 보았다. 책을 너무 좋아해서 책을 만들고 책을 파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1인 출판사의 슬픔과 기쁨에 관한 이야기를 말이다. 그런데 과연 이 책에 기쁨이 있는 걸까? 슬프고 서러운 이야기는 차고 넘치는데 기쁜 이야기가 정말 여기에 있는 걸까? 원고를 모으고 편집하면서 나는 조금 웃었고 조금 울었다. 내가 찾지 못한 기쁜 이야기를 부디 독자님은 꼭 여기에서 찾으시기를 바란다. 책 속에 꼭꼭 숨겨두었으니 말이다.
울퉁불퉁하고 명확하지 않은 길이라도 책이 안 팔린다는, 1인 출판사가 힘들다는 뻔한 말을 하려는 게 아니다. 베스트셀러를 만드는 어떤 비법도, 대형 저자를 섭외하는 방법도 이 책엔 없다. 책을 너무 좋아해서 조금 이상한 1인 출판사 대표들의 이야기가 있을 뿐이다. 어떤 글을 발견했을 때의 희열, 그 글을 읽고 마음이 움직일 독자의 얼굴, 그것이 돈이 될까 아닐까 보다, 아무리 수익을 따져가며 고민을 한 뒤에도, 반드시 책으로 내야겠다는 믿음으로 오늘도 교정지 속에 파묻혀 있는 이상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 책을 내며 나 역시 말도 안 되는 꿈을 한 번 꿔보려고 한다. 살다 보니, 책이 이렇게 팔리기도 하는구나, 하는 그런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기를. 그래서 원고를 주신 대표님들에게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고 전화를 하고 싶다. 거짓말 같은 일들이 때때로 일어난다고 말이다. 그래서 부디 선배님, 후배님에게 거하게 식사를 대접할 수 있음 좋겠다.
책속에서
망해도 빨리 망하는 게 낫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던 모로는 첫 책이 나온 시점을 기준으로 만 3년이 다 되어가고 있다. 목표였던 10종 출간도 이뤘다. 그러나 매번 하는 일을 매번 처음 하는 것처럼 정신없이 처리하다 보니 누군가에게 딱 잘라 설명할 수 있는 게 없다. 게다가 대박이 난 책도 하나 없는데 이러쿵저러쿵 말할 자격이 있나 싶기도 하다. 아니, 자격을 떠나 사실, 일을 하면 할수록 더 정답을 모르겠다. 외서를 검토할 때마다, 계약을 할 때마다, 교정 원칙을 세울 때마다, 표지를 정할 때마다, 배본 미팅을 갈 때마다 머리칼을 쥐어뜯으며 얼굴도 모르는 어떤 신들에게 정답을 알려달라고 울상 짓는 나인데 대체 뭘 얘기할 수 있을까. <모로 가다 알게 된 것들> 중
책의 아름다움과 치솟는 제작비 사이에서 찾은 타협의 결과는 이렇다. 나는 요새 조금씩 인디자인을 배우고 있다. ‘디자인 노트’도 따로 만들어 여러 단축키와 기능 쓰는 법을 익히고 있다. 그렇다고 ‘디자인’을 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표지 디자인은 디자이너에게 맡긴다. 본문 디자인도 맡긴다. 다만 본문 조판과 수정 작업은 가능하면 내가 직접 한다. 디자이너가 만든 디자인 틀에 텍스트를 앉히는 조판 작업, 교정 사항을 인디자인 파일에 반영하는 수정 작업은 기계적인 일에 가깝다. 배움의 스트레스에 따라오는 약간의 ‘부글부글’ 과정을 거치면 누구나 할 수 있다. 나 같은 컴맹에 기계치도 말이다. <끓는점에 도달하면 우리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