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천지 찰나 한여름 더딘 해 홍안 입안에서 나는 소금 초동서사 나른한 누렁이 쑥대창을 두드리고 사친곡Ⅰ: 북극성 너머엔 청아한 이야기 둥글기도 조각지기도 한 실은 이백의 혼 분단 등잔불 아래 진일보 작시 지음 조소 못다 한 이야기 소나기 접슬 빈집 그날 오후 마음가짐
2부 뜨락의 꽃들은 날마다 새로이 수를 놓네
달 그리고 나 소양 사친곡Ⅱ : 고향 시름 봄 낯 형이 떠나는 날 시간 머리 긴 스님 남새밭 터 가뭄 달그림자 고뇌 정좌 지리산 안빈낙도 삼매경 이별 앞 봄비 내린 농촌 아정한 창가에서 방아 찧는 아이 달 걸음 미완선 풀 고을, 초동 기러기 갈대 물고 사친곡Ⅲ : 그리운밤
3부 글 소리 낭랑히 고요를 깨뜨린다
《주역》을 읽다 문득, 우리나라 설화 삼월 삼짇날 소유 등불 사친곡Ⅳ : 대나무의 이야기 다시, 소년 1992년 12월 가을의 인사 대문 없는 마을, 토고촌 봄에 취하다 사친곡Ⅴ : 객의 시름 바람소리 농부와 공부 산사의 종소리 사유 달 아래 잔을 마주하고 겨울 장마 뜨락의 마음 온고지신 글 소리 삼경을 깨뜨리고 애달픈 선비 바다를 본 바다 조화
4부 글자마다 아름다운 시가 되고
겨울 아이 시나브로 춘일즉사 사친곡Ⅵ : 아버지 생신 조제모염 하얀 봄날 시인의 한 수 애타는 농부 불씨 호연지기 달도 비껴 뜬 삼태산 사계화 한여름 누각에 올라 사친곡Ⅶ : 기러기 벗 삼아 절경 흰 구름 깊은 곳에 삼밭 가운데 쑥대 이상향 무릉도우너 기기묘묘 오봉산 생동의 노래 사친곡Ⅷ : 꿰매 놓은 해진 적삼 인생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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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이 사랑스러워 쉬이 잠들지 못하였답니다 : 한재우 시집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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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관 인문자연과학자료실(31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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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띠풀로 집을 짓고 대나무로 문을 세운 서당, 청아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단 네 줄에 담긴 한시의 멋과 운율, 여운의 아름다움을 느껴 보자”
치열한 대치동 대신 산속 서당에 들어간 어린 훈장이 있다. 띠풀로 집을 짓고 대나무로 문을 세운 서당, 마당에는 개가 누워 한가로이 조는 가운데 횃대 위에 수탉은 우렁차게 노래한다. 서당 문에 안개비 스며들면 책상 위에 황혼이 깃들고, 강산이 좌우에 둘러앉은 가운데 청아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일찌감치 속세를 벗어던진 어린 훈장은 사계절 돌아가는 자연의 이치, 인간관계와 진정한 공부에 대한 정의, 그리고 두고 온 고향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 등을 단 네 줄의 시로 풀어낸다. “흰 구름은 높은 봉우리 갓이 되고 / 밝은 달은 네모난 연못에 둥글게 앉았네 / 등잔불 아래, 시서 공부에 매진하니 / 수고로움 속 기쁨을 얻는구나”(등잔불 아래)라며 서당 안에서 창문 너머의 풍경을 바라보며 수고로움 속에서 기쁨을 얻는 공부의 즐거움을 노래하기도 하고, “삼태산 깊숙한 정원에다 / 솔을 기르고 대를 심었지요 / 글 읽기를 마친 뒤 멀리 북녘 바라보니 / 고향 시름에 구름마저 저물어 버렸답니다”(사친곡Ⅱ: 고향 시름)라며 고향을 그리는 마음을 저버린 구름에 비유하며 노래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항아리 속 세상 무릉도원에 / 향기로운 차 내리는 선인이 있었지요 / 아름다운 밤이라 읊조리기 좋고 / 달빛이 사랑스러워 쉬이 잠들지 못하였답니다”(별천지)라며 늦은 밤 잠자리에 들지 못하고 자연을 만끽하는 여유로움이 깃들어 있기도 하다. AI 시대에 보내는 인간성 짙은 이 한시집은, 속세에 깊이 찌든 우리들에게 따뜻함과 위로의 정서를 선물한다. 이 한시집을 통해 한시의 멋과 운율, 여운의 아름다움을 느껴 보길 바란다.
책속에서
[P.13] 〈별천지〉
武陵壺中天 항아리 속 세상 무릉도원에 仙人香茶煎 향기로운 차 내리는 선인이 있었지요 良宵讀又詠 아름다운 밤이라 읊조리기 좋고 好月愛未眠 달빛이 사랑스러워 쉬이 잠들지 못하였답니다
[P. 27] 〈나른한 누렁이〉
深山璧玉溪 깊은 산속 벽옥 같은 시냇물 汨汨淨無泥 졸졸 깨끗하여 진흙 한 점 없어라 場邊睡黃狗 누렁이는 마당가에 누워 조는데 㸑
[P. 132] 上鳴雄鷄 횃대 위에 수탉이 우렁차게 노래하네
〈글 소리 삼경을 깨뜨리고〉
三更已過抵深宵 삼경도 이미 지나 깊은 밤에 이르렀건만 朗朗書聲破寂寥 글 소리 낭랑히 고요를 깨뜨린다 萬壑千峯風不盡 천 봉우리 만 골짜기에 바람 끝자락 안 보이고 飄飄萬葉百枝摇
흩날리는 일만 잎사귀에 일백 가지 어지러이 술렁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