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 비즈 : 이제 진짜 중요한 이야기를 해볼게 : 사라 노빅 장편소설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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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실
이용여부
0003179572
823 -25-296
서울관 인문자연과학자료실(314호)
이용가능
0003179573
823 -25-296
서울관 인문자연과학자료실(314호)
이용가능
출판사 책소개
가장 고요한 세상에 가장 시끄럽게 불을 지르는 한판 승부! 인공와우 이식과 수어 교육, 청인 부모와의 갈등을 둘러싼 끝없는 논쟁, 그리고 마침내 자유로 나아가는 이야기
만나고 상처받고 또 위안받는 우리 인생의 아름다움과 역경을 농인 커뮤니티와 문화라는 실로 한데 엮었다. _리즈 위더스푼 자신을 이방인으로 취급하는 세상에서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간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를 세심히 그려낸다. _ 실레스트 잉(《작은 불씨는 어디에나》 저자) 지금 우리에게 온 이 중요한 소설이 우리의 생각을 변화시키고 더 나은 대화의 장을 만들어낼 것이라 믿는다. _ 《뉴욕 타임스 북 리뷰》
폐쇄적인 농인 커뮤니티와 인공와우 이식 수술 문제, 수어 교육을 둘러싼 뿌리 깊은 갈등을 한 편의 신랄하고 유쾌한 하이틴 드라마로 녹여낸 장편소설 《트루 비즈》가 위즈덤하우스에서 출간되었다. 제목 '트루 비즈'는 "이제 진짜 중요한 이야기를 해볼게"라는 뜻의 미국 수어(ASL) 단어다. 농인 당사자인 저자는 경험을 기반으로 취재를 거듭하여, 그동안 농인과 수어를 다룬 매체가 한 번도 주목하지 않았던 "진짜 중요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미국의 낙후된 도시 오하이오주 콜슨에 20세기부터 자리해온 리버밸리 농인학교. 찰리는 부모님의 이혼으로 일반 고등학교를 떠나 이곳으로 전학을 오게 된다. 세 살 때 인공와우 수술을 받고, 농인은커녕 '청각장애인 어른'조차 만나본 적 없었다. 청인 사회에 섞여 지내며 인공와우를 통한 듣기와 구화(농인이 입술의 움직임과 표정으로 상대의 말을 이해하고 발성 연습을 통해 음성언어로 말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는 찰리에게 수어 천국인 리버밸리 농인학교는 완전히 새로운 세계다. 수어를 하지 못하는 찰리는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겉돈다. 그런 찰리에게 청인 코다(CODA, 농인의 자녀)인 학교장 페브러리는 학교의 '왕자님'인 오스틴을 멘토로 붙여준다. 오스틴은 5대째 농인 유전자를 유지하고 있는 '농인 순수 혈통' 워크맨 집안에서 태어났다. 농인 커뮤니티에서 워크맨 가문은 왕족과도 같았다. 농인 정체성을 가진 부모님, 아주 일찍부터 농인에게 걸맞은 문화생활을 누리고 수어에 둘러싸여 보낸 행복한 유년 시절. 찰리는 모든 것을 다 가진 듯한 오스틴을 동경하고, 오스틴은 솔직하고 거침없는 찰리의 매력에 이끌린다. 한편 정부 예산이 줄어들면서 리버밸리는 폐교 위기를 맞는다. 청인 판정을 받았던 오스틴의 여동생 스카일라의 청력이 점점 떨어지고, 스카일라를 리버밸리에 보낼 수 없다는 걸 알게 된 부모님은 인공와우 이식 수술을 해주려고 한다. 귀에 심은 인공와우로 인해 만성적인 두통에 시달려온 찰리는 결국 부작용으로 쓰러진다. 반대쪽 귀에 수술을 다시 하는 문제로 엄마와 크게 다툰 찰리는 오스틴과 함께 세상의 요구로부터 자유로워지기로 결심한다.
"어쩌면, 그건 그리 나쁜 일이 아닐지도 몰랐다. 그런 고요함을 가질 수 있다는 것 말이다." 농인 커뮤니티와 청각장애인 문화를 비추는 투명한 프리즘
청각장애인들의 청력을 되찾게 해주는 인공와우라는 놀라운 의료기기를 생산해온 기업이 제품에 결함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수년간 아동과 성인들에게 해당 임플란트를 판매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NBC 뉴스, 2014년 3월 14일
인공와우는 청신경에 직접적인 전기 자극을 주어 소리를 인지할 수 있도록 해주는 청각 보조 기기다. 소설 속에서 찰리의 몸은 평생 동안 이 기기와 불화한다. 학교에 다닐 때는 이상한 아이 취급을 받으며 특수반에 가고, 성적은 D를 면하지 못한다. "구화를 할 때 바보처럼"(24쪽) 보였고, "머리가 지끈거리고 눈앞이 흔들리고"(232쪽), 구토를 한다. 찰리의 소망은 오직 머릿속의 인공와우 장치를 제거하는 것뿐이다. 하지만 인공와우를 끼고 들으려는 노력이라도 해보는 것이 "엄마에게는 위로이자 상"이고 "언젠가는, 그 언젠가는 딸이 머릿속에 끊임없이 쑤셔 넣어지는 잡음을 마침내 이해할 수 있게 될 거라는 한 줄기 희망"(24쪽)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끝내 외면하지 못한다. "그보다 청인일 순 없는"(330쪽) 엄마와 찰리의 대화는 평범한 모녀 갈등처럼 보이기도,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외계인과의 소통처럼 보이기도 한다. "기적이나 다름없는 새로운 기술"(425쪽)을 통해 "아픔을 딛고 일어난 기적의 아이"(147쪽)가 되었어야 할 찰리는 오히려 점점 더 고통스러워한다. 소설은 인공와우와 불화하는 찰리의 모습을 통해 '청각장애인에게 듣고자 하는 욕망이 정말로 있는가?'라는 질문을 새롭게 던진다. 찰리는 이렇게 대답한다. "나, 여기선 인공와우 꺼. 이대로 좋은데 망치고 싶지 않으니까."(396쪽) 《트루 비즈》는 수어 초급자인 찰리가 공부한 교육 자료를 이야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읽으며 수어에 친근해지도록 유도한다. 대부분의 등장인물은 미국 수어로 소통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청각장애와 얽혀 있다. 이중에는 농인으로서의 자부심(Deaf Gain), 농인 정체성을 성공적으로 획득한 오스틴과 같은 캐릭터도 있다. 수어는 농인에게 자유를 주지만, 청인 사회는 이방인의 언어를 환대하지 않고 기술의 발달만을 강조한다. "수어를 알게 되고, 수어를 쓰는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그래서 필요할 때마다 수어를 쓸 수 있게 되면, 구화를 배우고자 하는 동기가 사라진다는 것이었다."(23쪽) 인공와우 이식 수술과 농인 정체성의 획득은 마치 대척점에 서 있는 것처럼 보인다. 농인 정체성만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과 인공와우 이식 수술도 필요하다는 입장의 대립은 "청각장애를 치료하려는 시도"(272쪽)가 있어온 이래 끝나지 않는 논쟁거리다. 소설은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한다고 단정 짓지 않고, "진짜 중요한 이야기"는 스스로 선택할 자유를 쟁취하는 데에 있다고 짚어낸다.
책속에서
[P. 23~24] 찰리는 세 살 때 인공와우 수술을 받았다. 이상적인 상황은 아니었지만 새로운 신경 회로가 만들어질 시간은 충분했다. 모든 객관적 지표는 수술이 성공적이라 말했다. 아무도 찰리 앞에서 대놓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잘 헤쳐 나가지 못한다면 그건 이제 자기 자신이 문제라는 뜻임을 찰리는 깨달았다. 그건, 찰리가 충분히 노력하지 않았다는 뜻이었다. (……) 로봇 귀를 단 채 주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60퍼센트는 알아듣고, 입술을 읽을 수 있을 때는 그보다 더 낫다면 대단한 거라고 찰리는 진심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학교에서 60퍼센트란 결국 D를 의미했다.
[P. 89] 소년이 한 손으로 C 글자를 만들어 턱을 톡톡 두드린 뒤 냅킨 위에 쓰인 찰리의 이름을 가리켰다. 찰리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이 남자애가 내 이름을 지어주는 게 말이 되는 건가? (……) 하지만 소년이 손가락을 그의 입술에 가져가자 찰리의 머릿속에 순간 전류 같은 게 흘렀다. 인공와우 때문에 생기던 그런 게 아니었다. 찰리. 새로 배운 수어로 찰리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