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가 너에게 = Dear you, from jazz : 그날 그곳의 재즈가 오늘 이곳의 당신에게 전하는 위로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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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관] 인문자연과학자료실(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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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우리는 모두 삶이라는 무대 위의 즉흥연주자” 키스 자렛, 엘라 피츠제럴드, 빌 에반스, 마일스 데이비스 등 재즈 음악가들이 라이브 콘서트 무대에서 전한 삶의 진실
‘즉흥연주’와 ‘스캣’으로 상징되는 재즈는 자유의 음악이며, 동시에 실수와 우연의 음악이다. 완벽하게 계획된 악보가 아닌 순간의 흐름 속에서 변화하고, 적응하고, 창조하는 음악이다. 때로는 예상치 못한 실수나 돌발 상황조차 새로운 가능성으로 받아들인다. 예를 들어 키스 자렛의 전설적인 1975년 ‘쾰른 콘서트’ 에피소드를 보자. 연주 직전 피아노가 고장 나버린 상황, 그러나 그는 오히려 그 한계를 발판 삼아 악보로는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어낸다. 이 책이 강조하는 삶의 태도도 이와 같다. 우리 역시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즉흥적으로 선택하며 살아간다. 때로는 예상과 다른 길을 가게 되지만, 그 자체가 우리만의 멜로디가 된다. 피아노가 고장 나도 연주는 계속되고, 가사를 잊어도 멜로디는 이어지듯이. 전작 《재즈의 계절》과 유튜브 채널 〈JAZZ IS EVERYWHERE〉로 재즈가 있는 삶의 풍요함을 전하고 있는 김민주 저자는 이 책에서 삶의 압축판 같은 재즈의 공연무대, 그중에서도 ‘전설’로 남은 최고의 라이브 무대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키스 자렛, 엘라 피츠제럴드, 빌 에반스, 마일스 데이비스 등 기라성 같은 재즈 음악가들이 라이브 무대에서 펼친 즉흥연주에는 우리 삶을 위한 깊은 메시지가 담겨 있다. 《재즈의 계절》 김민주 작가가 당신에게 보내는 삶의 쉼표가 되어 줄 다정한 재즈 레터
아늑하고 안전한 녹음실에서 벗어난 라이브 무대에서는 예측 불가능한 온갖 일들이 벌어진다. 십중팔구 ‘실패’의 이유가 되기 십상이지만 때로는 ‘마법’이 되기도 하는 순간들이다. 천 명이 넘는 관객들 앞에서 고장 난 피아노를 연주하게 된 키스 자렛, 베를린 시민들을 위해 열심히 외운 독일의 재즈 가사를 잊어버리고 만 엘라 피츠제럴드, 자신이 아낀 베이시스트가 열흘 뒤 교통사고로 사망할 줄 꿈에도 모른 채 그와 함께 뉴욕의 클럽에서 아름다운 연주를 남긴 빌 에반스…. 이들이 재즈의 역사에 남긴 이야기는 온갖 위험과 장애물이 도사리고 있는 공연 무대 위에서도 음악의 본질을 잊지 않고, 오히려 그 순간을 창조의 기회로 삼은 재즈 정신의 정수를 보여준다. 그럼으로써 깨닫게 한다. 실수조차 아름다운 순간이 될 수 있음을. 예측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도 자신만의 리듬을 찾아야 한다는 사실을. 계획이 틀어져도, 새로운 길은 언제나 존재한다는 진리를. 12개월 동안 매달 한 편씩, 세계적인 재즈 콘서트의 순간을 따라가며 저자가 보내는 편지를 읽다 보면 어느새 재즈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 삶과 얼마나 닮아 있는지 깨닫게 될 것이다. 삶의 순간순간은 완벽하게 통제할 수 없고 예상치 못한 문제들로 흔들리기 쉽지만, 그 불완전함 속에서 즉흥적으로 선택한 결과들이 때로는 평생 잊지 못할 아름다운 순간을 선물할 수 있다고 말이다. 실수를 허용하는 유일한 음악, 견해의 차이를 존중하는 음악, 오직 지금 이 순간의 공기에 집중하는 음악, 그리고 무엇보다 삶의 불확실성을 포용하는 음악…. 그날 그곳의 재즈는 바로 그러한 모습으로 오늘 이곳의 당신 곁에 와 있다. 저자는 ‘재즈가 어디에나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이 책을 덮고 나면, 거리의 재즈 클럽뿐 아니라 우리의 일상에서도 재즈가 흐르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당신은 오늘 어떤 음을 연주하고 싶은가? 틀릴까 두려워 망설이고 있다면, 용기를 내보자. 때로는 가장 아름다운 선율이 잘못 누른 음표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이 책이 알려줄 테니 말이다.
책속에서
이제 당신은 이 책을 통해 매달 한 통씩 ‘재즈’라는 이름의 음악이 전 세계 도시를 돌아다니며 당신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게 될 것입니다. 1월에는 전석이 매진된 콘서트를 시작하기 직전 피아노가 고장 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 ‘키스 자렛의 재즈’로부터, 2월에는 공연 중 노래 가사를 잊어버린 ‘엘라 피츠제럴드의 재즈’로부터, 6월에는 자신이 애정하던 베이시스트와 영영 이별할 줄 꿈에도 모른 채 아름다운 합주를 펼친 ‘빌 에반스의 재즈’로부터, 마지막으로 12월에는 스무 살 차이가 나는 어린 후배들과 함께 새로운 실험을 펼치던 ‘마일스 데이비스의 재즈’로부터 말이죠. 열두 편의 편지를 찬찬히 읽다 보면, 재즈가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 당신만의 답도 살며시 떠오르리라 생각합니다. 라이브 무대에 오른 음악가들이 재즈의 역사에 새겨넣은 이야기에는, 온갖 위험과 장애물이 도사리는 현실을 오히려 창조의 기회로 삼아 도약하는 재즈 정신의 에센스가 담겨 있으니까요. -프롤로그
“이제 호텔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피아노를 구하는 데 실패했음이 확실해지자, 키스 자렛은 천천히 발걸음을 공연장 밖으로 돌렸습니다. 베라는 얼른 공연장에 있던 남자 형제에게 그를 호텔까지 차로 바래다 달라고 부탁했어요. 그간 예술가들의 편의를 위해 몸에 익힌 습관대로 반응한 것이었죠. 그런데 베라는 문득 이 상황의 의미를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이대로 키스 자렛을 호텔로 보내 버리면 오늘 밤 공연 취소를 더는 돌이킬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거죠. 어느새 키스 자렛은 조수석에 올라타 있었어요. 비는 여전히 쏟아지는 중이었고요. “잠깐만요!” 베라는 우산도 없이 허겁지겁 오페라하우스의 계단을 뛰어 내려가서 차 앞을 막아섰어요. 그러고는 조수석 문을 열고 키스 자렛을 똑바로 쳐다봤죠. 마지막으로 용기를 내기 위해서 말이에요. “당신이 오늘 밤 연주를 하지 않는다면 저는 정말 곤란해질 거예요. 그리고, 당신 또한 그러리라고 생각해요.” 키스 자렛은 눈도 깜빡이지 않고 베라의 얼굴을 한동안 쳐다봤어요. 그녀의 앳된 얼굴에선 눈물과 빗물이 뒤엉켜 흐르고 있었죠. 이 침묵이 영원히 이어질 것만 같던 그때, 마침내 키스 자렛은 무언가 결심한 듯 입을 열었어요. “알았어, 연주하지. 하지만 잊지 마. 이건 오직 널 위해서 하는 거야.” -1월: 즉흥연주의 비결은 잊어버리는 것
미세한 흔들림이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도입부는 무사히 넘어갔어요. 사고는 역시 그 마의 구간에서 터졌습니다. 칼잡이 맥히스와 루이 밀러, 제니 다이버, 수키 토드리 등의 이름들이 마구 뒤섞이는 구절 말이에요. 엘라는 가사를 완전히 잊은 듯 순간 당황한 표정을 지었어요. 그와 동시에 공연장의 공기도 얼어붙었죠. 그런데 바로 그때, 엘라의 입술에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노랫말이 흘러나왔어요. 그건 엘라가 즉흥적으로 지어 부르는 것이었죠.
오, 이 곡의 다음 가사가 무엇일까요? 지금 부르는 건 내가 모르고 부르는 거예요 이 곡은 스윙 곡이자, 지금은 히트곡이 된 곡이죠 그래서 우리가 들려드리려고 했답니다, 맥 더 나이프!
관객들은 믿을 수 없었어요. 자신의 실수를 숨기기는커녕 오히려 그 실수를 망설임 없이 음악의 일부로 끌어안는 대담함. 그건 그야말로 자유로운 재즈 디바의 모습 그 자체였으니까요. -2월: 실수를 환영하는 유일한 음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