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이후부터 수도권은 사회적, 경제적 집중으로 인해 공간적 · 물리적 환경의 급격한 변화를 겪게 되었다. 수도권의 도시화 과정은 1980년대에 접어들면서 자체의 성장 잠재력이 수도권 관련 정책, 신도시 건설, 교통시설의 발달, 사회경제적 구조의 변화 등과 상승작용을 일으켜 분산적 도시화 현상이 빠른 속도로 전개되었다. 이로 인하여 서울과 수도권지역은 중심도시와 주변도시의 관계가 아닌 대도시권이라는 새로운 도시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하에서 본 논문은 지난 30년 간 수도권의 도시화가 어떻게 진행되어 왔으며 그 특징이 무엇인지를 규명하고자 하였다. 지금까지 수도권의 도시화과정은 사회경제적인 지표나 통계자료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그러나 본 논문은 공간적 관계를 중시하는 도시계획적 관점에서 도시화과정을 분석하였다. 즉, 도시화의 진전에 따라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토지이용의 변화를 통하여 수도권 도시화과정의 특성을 규명하고자 하였다.
분석방법으로는 최근 컴퓨터를 이용한 분석기법으로 각광받고 있는 원격탐사(Remote Sensing)와 GIS(Geographic Information System) 기법을 이용하였다. 원격탐사에 의해 획득된 위성영상은 시각적 표현효과가 뛰어난 반면 분석기능이 약하고 GIS는 공간적 위상관계의 분석기능은 뛰어난 반면 시각적 효과가 약하다. 따라서 상호 보완적인 관계인 두 가지 분석기법을 연계하여 수도권의 도시화 과정과 특성을 분석하였다. 원격탐사자료는 Landsat MSS와 TM 영상자료를 이용하였으며, 시간적 변화특성을 분석하기 위하여 1973년부터 2000년까지 6개 년도의 위성영상을 사용하였다.
분석결과, 수도권의 도시화지역 면적은 1973년~2000년 동안 연평균 3.8%씩 총 814.5km²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서울시 행정구역면적의 1.4배에 해당한다. 수도권의 인구가 모두 도시화지역에 분포한다고 가정하였을 경우 1km²당 인구수는 1973년 30,000명에서 1981년 34,300명으로 다소 과밀화되는 듯하였으나 1985년부터 낮아지기 시작하였으며 1990년 24,700명, 2000년 18,800명/km²로 나타났다. 도시화지역의 증가에는 5개 신도시 건설과 준농림지역의 개발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었다.
수도권의 도시화지역은 농경지와 산림을 잠식하면서 확산되었다. 1973년~2000년 동안 636km²의 농경지가 잠식되었으며 511.5km²의 산림이 훼손되었다. 또한 1973년~1981년 사이에는 개발된 도시화지역중 농경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65.4%이며 산림은 11.9%를 차지하고 있다. 1990~2000년 사이에 개발된 도시화지역중 농경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32.9%로 줄어들었지만 산림은 26.8%로 늘었다. 수도권의 도시화 과정에서 농경지와 산림의 개발은 불가피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우량농지를 대규모로 잠식하는 신도시나 산사태를 유발하는 무분별한 산림훼손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수도권의 도시화지역은 1980년 이후부터 서울과 인접한 위성도시로 확산되기 시작하였으며 수도권 5개 신도시개발과 함께 1990년부터 원거리 확산이 본격화되었다. 수도권의 신도시는 대량의 주택을 공급함으로써 주택가격을 안정시킨 반면 주변지역까지 개발이 확산됨으로써 난개발을 초래하기도 하였다. 최근 건설교통부에서 발표한 미니신도시의 위치가 서울에서 약 40~50km에 위치하고 있어 앞으로 도시화지역의 확산이 더욱 광역화될 전망이다.
수도권의 도시화지역은 일정한 방향과 패턴을 가지고 확산되었다. 시 · 군별로는 도시화지역의 확산방향과 패턴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수도권 전체지역을 보면 확산방향과 패턴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수도권의 도시화지역의 개발방향을 보면, 1980년까지는 서울의 강남지역이 집중적으로 개발되었다. 1980~1990년 동안에는 공업단지와 신도시 개발로 시흥, 안산, 안양, 과천, 수원, 부천 등지가 집중적으로 개발되어 남서쪽으로 방향이 바뀌었다. 그러나 1990년 이후부터는 중국과의 교역증대, 남북한간 긴장완화와 같은 개발환경의 변화와 영종도 신공항 건설의 영향을 받아 북서쪽으로 방향이 바뀌고 있다. 특히 김포, 고양, 파주지역은 평지가 많고 서울과 가까운 거리인데도 미개발지역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도시화지역이 확산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도시화지역의 확산 패턴은 교통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개발제한구역은 수도권의 도시화지역 확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었다. 개발제한구역의 토지이용 변화를 분석한 결과 도시적 용도로의 개발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로 인하여 도시의 무질서한 외연적 확산을 차단하는 효과는 분명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러나 서울중심지로부터 외연적으로 확산되던 도시화지역이 개발제한구역의 벽에 부딪히면서 개발제한구역을 뛰어 넘어 바깥지역으로 확산되면서 원거리 확산을 촉진하기도 하였다.
수도권의 도시화지역은 용도지역, 개발제한구역, 군사시설보호구역 등 법적 토지이용규제에 의한 영향을 크게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이용관리법상 용도지역별 도시화지역의 면적의 증가비율을 분석한 결과 도시지역과 준도시지역보다 준농림지역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준농림지역은 농림업의 보전과 산림보전보다는 개발용도로 활용하는데 더 치중하였으며 국토의 가용토지자원을 확대하려는 목적은 달성한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자연환경보전지역은 개발을 엄격히 제한함으로써 도시화지역의 면적이 거의 증가하지 않았다. 이 외에도 개발제한구역과 군사시설보호구역에 대하여 도시화지역 면적변화를 분석한 결과 토지이용규제를 받는 지역은 그렇지 않은 지역에 비해 도시적 토지이용이 현저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정비권역별로 도시화지역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 도시적 토지이용을 억제하는 정책효과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는 정비권역의 지정범위가 넓고 토지이용 규제가 구체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의 수도권정비권역은 균형개발과 집중억제를 위한 적극적인 수단이라기보다는 수도권의 개발방향과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규범적인 의미로 밖에 볼 수가 없다.
향후 수도권에서는 서울중심으로부터 30~40km 범위에 있는 지역이 개발될 가능성이 가장 높으며 서울과 가까운 지역보다는 먼 지역으로 도시화지역이 확산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러한 분석결과는 이미 서울중심지로부터 30km 이내 지역에는 가용토지자원이 거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서울과의 거리 등 개발여건으로 보아 개발가능성이 높은 지역은 수원, 시흥, 용인, 김포 등지이며 파주와 화성지역에 개발가능지 면적이 가장 많이 분포해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