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차 교육과정 때부터 강조되기 시작한 의사소통 능력은 개정된 지금의 7차 교육과정에서도 역시 주된 영어교육의 목표이다. 따라서 영어교육에서 정확성보다는 유창성을 중요시하는 의사소통 중심 교수법이 현재의 주된 흐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교사의 회화력 부족, 열악한 학습환경, 다양하고 풍부한 입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외국어 학습 상황인 우리 나라에서 의사소통에만 중점을 두고 어떤 언어 형태에 관해서는 관심을 가지지 않는 의사소통 중심 교수법에 대하여 문제점이 제기 되기 시작하고 있다.
이에 의사소통 활동을 수행하면서 동시에 언어 형태에도 집중하게 하는 의미중심 형태교수(Form-Focused Instruction)방법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런데 의미중심 형태교수법이 의미 중심의 의사소통중심교수법보다는 전적으로 뛰어나다는 연구들은 있지만, 의미중심 형태교수의 이론에 바탕을 둔 구체적 수업기법들 중에 어떤 방법들이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연구는 미진함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본 연구에서는 대체로 주의 집중을 오래하지 못하며, 기초적 영어 문법 지식이 정확하지 않는 실업계 학생들을 대상으로 의미중심 형태교수방법 중 학습자 스스로 규칙을 찾아내게 하는 의식고조(Consciousness Raising)기법과 목표 언어의 형태에 크기와 농도를 조절한 입력강조(Input Enhancement)기법을 적용하여 학생들에게 어느 방법이 더 정확한 언어 형태를 지닐 수 있게 하는 접근법인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본 연구의 목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의식고조방법과 입력강조방법에서 학습 효과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가?
둘째, 의식고조방법과 입력강조방법에서 학습자 수준에 따라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가?
셋째, 실제 학생들이 수업에 느끼는 반응 및 제안은 무엇인가?
이상의 연구 문제를 검증하기 위해 실업계 고등학교 2학년 학생 58명(남학생 25명, 여학생 33명)을 대상으로 현재완료시제를 목표 언어 형태로 정하여 사전·사후 문법성 판단 검사를 실시하였다. 수업은 학생 스스로 규칙을 찾아내게 하는 의식고조방법과 간접적으로 입력에 집중하게 하는 입력강조방법을 사용하였고, 결과는 t-검증을 통하여 양적으로 분석했다. 또한 학생들의 느끼는 반응과 제안을 알아보기 위하여 설문지를 사용한 질적 연구도 같이 병행하였다.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의식고조방법과 입력강조방법 모두가 학습에서 주의집중력이 떨어지는 실업계 학생들에게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학습자를 수준에 따라 구분하였을 때 의식고조방법에는 상위 그룹이, 입력강조방법에서는 하위그룹이 더 크게 향상되었다. 이는 의식고조(Consciousness Raising)방법은 자신이 규칙을 찾아내기 때문에 오래 기억할 수 있다는 학생들의 반응조사를 통하여 스스로의 학습 능력을 가진 어느 정도의 수준이 되는 학생들은 오히려 분법규칙을 나타 내는 자료를 분석하도록 스스로 의식을 일깨우는 방법이 더 효과적임을 알 수 있다. 한편 자발적 학습 능력이 다소 떨어지는 하위 학습자들에게는 텍스트 속에서 목표 언어 형태를 두드러지게 하는 입력강조(Input Enhancement)방법이 시선을 집중하게 하고 문제 해결 능력에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 더 효과적이었던 것 같다.
셋째, 실제 학생들이 수업에 느끼는 반응 및 제안으로 의식고조방법이나 입력강조방법 모두가 영어학습에 도움되었고, 대다수 학생들이교과서를 탈피하여 프린터, 팝송, 시사적인 내용, 영화 등 다양한 수업 자료를 활용하여 흥미롭고 이해하기 쉬운 수업을 원하고 있었다. 또한 문답식의 회화보다는 문법과 단어를 정려하여 기초를 다루는 수업을 원하는 반응도 있었다.
본 연구에서 제한점과 앞으로의 연구과제를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의식고조수업과 입력강조수업의 통계상으로는 차이가 없지만 수치상으로 상·하위 수준별 차이점을 보여준다. 통계상으로 무의미한 수준과 유의도는 실험 집단의 수가 적었기 때문으로 사려된다.
둘째, 본 연구는 4시간에 걸쳐 수업을 진행하였기에 단기 수업의 효과를 논의한 것이므로 연구 결과를 일반화하기에는 제한점이 있다.
셋째, 사전 검사의 내용을 순서만 바꾸어 다시 사후 검사 때 다시 사용한 점, 또한 사전 검사 문제 내용에 있어서 현재완료시제에 대한 문제가 집중적으로 출제하여서 학생들로 하여금 질문의 의도를 유추할 가능성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들의 문제점이 있다.
넷째, 학습자의 개인의 차이 고려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 학생들의 반응 조사에서도 보다시피 똑같은 과제 수행을 하면서도 개인마다 느끼는 차이가 많다. 예를 들면 예문의 양이 많이 있어서 도움이 된다는 학습자가 있는 반면 혼란스럽다든지 예문의 양이 더 많았으면 하고 바라는 학습자도 있었다. 학생들의 중간언어 체계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접근해야지 효과가 있음을 시사하는데,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
다섯째, 목표 언어 형태 구조에 따라 적합한 수업 방법을 찾아 일반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모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영어를 외국어로 배우는 상황인 우리 나라에 또 인문계에 비교하면 학습능력과 의욕이 떨어지는 실업계 고등학생들에게 맞는 영어 교수법을 자체적으로 연구하여 적용시켜야 한다. 따라서 수업 현장에서 학생들과 직면하는 교사들이 어떤 학습 내용에서는 어느 방법이 우리 학생들에게 더 효과적이었는지에 대하여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는 자세를 지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