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공간의 유추적 표현을 주제로 삼고 있는데, 이는 신장식성의 시대적 경향과 무관하지 않다. 이것은 공간에 국한된 장식성의 대두가 아니며, 일례로 거리를 누비는 자동차와 같은 제품디자인을 눈여겨 보면 우리는 동물의 형태를 연상시키는 다양한 차를 목격할 수 있다. 상어, 재규어, 딱정벌레 같은. 또, 크로스 오버와 같은 신조어에서 알 수 있듯이 최근의 문화, 예술적 상황은 장르간의 경계가 엷어지고 있는 추세이다. 즉, 장르의 해체와 통합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타장르와의 연결을 통해 이전세대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쓸모에 대한 다양한 고찰과 재해석에 의해 공간을 구현하는 수법으로서 유추라는 개념을 새롭게 조명하고 적용시키고자 한다. '유추'는 어떻게 우리 앞에 그 다양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일까. 특히 유추의 출발을 찾아 그 성장·변화의 모습 또 가능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디자인 역사에서 볼 수 있었던 정교함(eleboration) 혹은 장식성(decoration)과 단순함(simplicity)의 두 가지 주된 경향은 시대적으로 반복되어 왔으며, 모더니즘 시대의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명제는 이제 '형태는 흥미와 환상을 따른다'는 구호의 도전을 받으며 수사학, 유추, 인간중심, 기호, 커뮤니케이션 등의 새로운 키워드들이 부각되었다. 새로운 신장식성의 추구에서 유추성이라는 개념은 첫째, 단순한 표피적 장식을 넘어선 의미와 맥락성에 기조(基調)한 표현방식의 근간이 될 수 있고, 둘째, 탈장르와 장르해체, 장르통합이라는 시대 흐름에서 다른 다양한 분야를 해석할 수 있는 매개적인 동기어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연구는 수사학에서 말하는 유추가 미니멀리즘 이후의 모색 가운데 새로운 장식성에 대한 추구에 있어서 표피적 장식 혹을 꾸밈이라는 1차적 표현을 넘어선 깊이 있는 맥락성을 기조로 하는 스토리성(story 性)있는 공간을 구현하는 수법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장르 간에 탈경계, 탈장르, 장르를 통합하는 매개어로서의 가능성을 조명해 보는데 연구의 가치와 의의가 있으며 전개의 방향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제1장∼2장에서는 유추와 유사개념에 관한 고찰을 통해 연구의 방향과 근본 틀을 명확히 하고자 한다.
둘째, 제3장에서는 유추의 개념이 먼저 시작된 문학을 시작으로 패션, 영상, 비쥬얼 커뮤니케이션, 화예에 이르는 타장르에서의 유추적 표현경향에 대해 조사하고,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공간의 유추를 조망해 보고자 한다.
셋째, 제4장에서는 공간에 나타난 유추적 표현을 내·외부적 시점으로 분류하여 타장르에서 유추된 개념들이 어떻게 변용, 재생되어 공간의 유추적 표현으로서 스토리성(story 性)을 만들어 내는가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
넷째, 제5장에서는 타장르와 공간의 유추적 표현의 비교분석과 이를 통해 공간 유추 방향을 전망해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