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예디자인은 공간을 기초로 하여 자연과 조형 위에 성립되는 예술이다 화예디자인은 살아 있으나 시간적 유한성을 지난 생명체를 소재로 사용함으로 우리의 삶 속에서 연화된 새로운 조형 가치를 부여한다. 화예디자인은 살아있는 생명제인 식물과 꽃이라는 소재를 주재료로 하고 그 외 다양한 부수적 재료를 특별한 형태로 표현하여 작가의 개인적 사회적인 직접적이거나 간접적인 체험들을 하나의 통일된 양식을 택하여 표현하는 것이다. 때문에 화예디자인은 당대의 사회와 문화. 그리고 역사성과 양식을 반영하는 '시대적 산물'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예술에 있어 '양식'이란 작품의 특징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는데, 이는 전체적으로 일견되는 것이기 때문에 작품이 아무리 복잡하게 보이고 다양한 표현을 드러내더라도 한편으로 통일성을 가지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화예디자인에 있어서도 양식은 살아있는 생명체인 꽃과 식물 이외에 다른 소재 개개의 독특함이 함께 어우러져 '화예'라는 그 자체가 아닌 '화예가 이룬' 그 특성을 반영하는 전체성을 띠게 된다.
따라서 본연구는 화예디자인의 스타일(style:모습), 즉 '양식' 연구를 통해 종합예술로서 화예 조형이 보여주고 있는 "아르누보 이미지 표현 양식"을 찾고, 화예조형에서의 아르누보 이미지 표현의 기준을 설정하고 표현방법을 찾기 위해, 아르누보 양식의 의미와 특징, 그리고 아르누보의 영향을 미술사 및 예술 관련 분야의 문헌과 기존 연구물을 토대로 아르누보와 화예디자인의 작품표현 양식이 어떤 관계성을 이루고 있는가를 밝혀 내고자 한다.
아르누보는 과거의 역사주의로부터 탈피하여 자유롭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려는 움직임, 즉 유럽의 전통 예술에 반발, 혁신적인 새로운 예술을 수립하려는 19세기 후반의 자유 분방한 조형운동이다. 단어의 어휘적인 의미 그대로 심미주의적이고 장식적인 양식의 '새로운 예술'이었던 이 양식은 1890년에서 1910년까지 약 20여 년간 예술의 거의 모든 장르 회화 조각, 건축 문학, 음악과 심지어 철학 등에 이르기까지 문화적 지적으로 새로운 혁명을 추구하던 서양 문명의 황금기가 배출한 것이었다. 아르누보의 조형 특성은 주된 모티프가 자연의 꽃과 식물, 그리고 여인의 긴 머리, 곤충, 동물 등이 된다는 것이며, 꽃으로는 붓꽃, 양귀비, 튜울립, 장미, 해바라기 등이 식물로는 늘어지는 곡선의 덩굴 종류인 아이비, 담쟁이덩굴, 포도덩굴이 주로 사용되었다는 점, 문양은 알파벳 C자형의 곡선의 유동성을 기조로한 당초무늬, 팔메트 문양, 와권선 형태의 변형을 볼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아르누보 양식은 과거의 역사적 양식으로부터의 이탈을 목적으로 형태, 장식, 용도, 재료의 변형하거나 장식성을 강조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리고 아르누보 시대에는 식물과 꽃의 직접적인 화예조형은 나타나지 않았으나, 모든 장르에 걸쳐 구조적, 기능적, 장식적 표현의 대부분을 꽃과 식물의 문양이 차지하였고, 이러한 표현들은 화예조형에서 논의되는 표현 양식들로 나타났다. 그래서 타 양식에 비해 아르누보 양식은 모든 부분이 자연의 유기적 형태와 식물 모티프로 장식되어 화려함의 극치를 이루었음을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현상들은 어찌보면 아르누보 시대에 보이는 화예 조형의 예가 된다고도 할 수 있다. 현대에는 화예가 아르누보 양식의 보조적 매개체, 장식적 소재로서가 아니라 그 위치가 역전되어 오히려 화예조형 작품에서 아르누보 이미지가 표현되고 있다고 생각되는 작품들을 적잖게 발견하게 되는데, 이를 3장에서는 아르누보 소재의 특성을 크게 형태 상징적 의미 질감의 측면으로 나누어 살펴 정리하였다.
4장에서는 앞서 살핀 결과를 토대로 아르누보 이미지가 화예디자인에 어떻게 표현 되고 있는지 작품을 중심으로 재료(소재), 형태, 색채, 장식적 측연으로 분류구분하여 살펴보았다. 화예디자인에서 아르누보 이미지를 담고 있는 작품들은 재료적 측연에서 자연물 그대로, 그리고 단독으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보통은 복합적이거나 재가공(재구성)되는 경향을 보인다. 또한 형태적 측면에서는 아르누보의 특징인 장식성과 심미성 및 상징성이 반영된 표현을 볼 수 있다. 따라서 전체적인 표현은 주로 오브제와 소재의 수직 혹은 수평의 형태로 나타난다. 이외에도 생명과 운동성을 암시하는 격동적인 표현의 유선형을 포함하여 수평형의 반원형태. 초승달 형과 소용돌이형태(swirling), 하향유수형(폭포형)형태, 변형된 당초문양과 C자형 곡선 형태도 나타난다.
장식적 측면에서 아르누보 이미지는 주된 모티프가 되는 자연 식물의 형태가 곧 장식의 기본 요소가 된다고 할 수 있는데, 장식은 아르누보 이미지 화예디자인의 소재와 표현 방법 통하여 꾸미는 것을 의미하게 된다. 화예디자인에서의 장식성은 모티프가 되는 식물의 형태 자체 장식과 그 외의 요소들인 부속물들에 대한 첨가와 변형을 통한 장식이 있을 수 있다. 아르누보 이미지 화예디자인 장식적 표현 방법으로는 클러스터링(Clustering), 그룹핑(Grouping), 꽃의 모양 변화시키기(Changing a flower's appearance), 플레이팅/브레이딩(Plaiting/Braiding), 파베 (Pave), 터프팅(Tufting), 행잉(hanging)등의 기법이 있다. 마지막으로 색채는 아르누보 이미지 화예디자인의 조형 특성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요소로 아르누보의 여성적이고 감각적, 장식적이라는 특징을 잘 반영하는 요소라 할 수 있다.
화예디자인에서 아르누보 이미지의 색채는 차분하게 가라앉아 있으면서도 미묘한 대비를 통해 환상적이면서 은은한 느낌을 주는 낮은 채도의 파스텔 톤이 주를 이룬다. 또한 이국적 분위기를 나타내는 미묘한 색채와 환상적인 분위기의 난색계 중심의 comportable tone, 장식성이 주는 조금은 사치스러운 이미지(gorgeous tone)와 화려함(flash tone), 사랑스러움, 부드러움 여성적인 섬세함(feminine tone)을 느낄 수 있는 색이 많다.
이러한 아르누보 이미지의 특징은 구체적인 화예 조형 작품으로 구분하여 형태적 표현기법적 재료적 색채적 특징으로 나누어 살펴 볼 수 있다. 물론 구체적인 작품을 통해 보여지는 화예 디자인의 아르누보 이미지 표현은 어느 한 측면만을 나타내도록 표현하거나 한 특징만을 지닌다고 단언하기 어려운데, 이러한 아르누보 이미지 표현의 다요소 종합적인 특징 역시 화예디자인을 창조적 조형적 예술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이는 요소라 할 수 있다.
현재 우리의 화예디자인은 다른 예술 장르와 마찬가지로 학문적으로 새로운 화예디자인의 방향이 제시되어야 하는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따라서 사실상 이제 화예디자인의 표현 양식이 설치미술의 경향과 더불어 4차원 조형 예술의 한 장르로 발전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화예디자인이 진정한 창조적, 조형적 예술의 한 영역으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할만한 이론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 따라서 현재의 화예디자인 작품에 전체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특징적인 표현 경향과 상당한 유사성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되는 근대 미술사의 아르누보 양식을 화예디자인 작품 사례를 통해 아르누보적 시각으로 살펴 보고 연계지어 해석하여 아르누보 양식의 특성이 현재 화예디자인의 조형 활동에 어떤 원리와 요소로 나타나고 있는지 모티프 형태, 장식성 심미성, 색채, 오브제 등으로 세분화하여 살펴 봄으로 화예디자인학을 구성하는 이론적 체계 마련에 밑거름이 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