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복식은 현대에 이르러 전통문화의 과시와 한국인의 자긍심을 표현할 뿐만 아니라 과거를 현대로 현대를 미래로 연결하는 매체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전통적인 복식에 대한 연구를 토대로 현대 패션으로의 재도전과 인식은 우리의 것, 얼, 정신을 복식으로 재해석하여 미래의 패션 문화 창조에 기여할 수 있다.
한국적인 형태미를 가장 잘 보여주는 의복 중 하나는 당의이다. 당의는 조선시대 궁중에서는 소례복으로, 반가에서는 혼례시 예복으로 착용되어 왔다. 조선시대 여성저고리 중 당의는 특징적인 선의 형태미를 나타내며, 시대적 변화에 따라 다양한 조형미를 표출하는 의복이다. 당의는 깃과 소매의 진동나비, 배래선의 형태에서 같은 시기의 저고리와 유기적인 관계를 가지고 형태가 변화되어 왔으며, 당의의 옆선과 도련선의 형태 역시 시기별로 여러 형태의 변화를 거친 후 조선말기에 현재의 완만한 곡선형태로 정착되었다. 또 현대의 약혼복이나 폐백옷으로 선호되면서 단아하고 아름다운 곡선을 드러내는 전통복식으로 인식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해내는 당의의 곡선미를 시대별로 살펴봄으로써 복식 고증의 의의가 있지만, 이를 통해 한국적 이미지를 지닌 패션디자인 개발을 위한 모티브와 실루엣의 활용에 더 큰 의의와 목적이 있다. 이러한 당의의 시대적 변화와 실루엣을 토대로 복식의 전통미를 연구하고, 자연의 미와 인위적인 미를 자연스럽게 표출한 디자인을 통해 전통 복식문화를 새로운 패션 문화로 재해석하고자 한다.
이에 당의의 유형과 당의의 실루엣을 중심으로 특징 및 세부적인 형태미를 고찰하여 여성복 9작품을 디자인, 제작하였다. 디자인의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소례복인 당의는 평상복과 예복의 중간적 특징을 가지고 있고, 평상복인 짧은 저고리보다 품위가 있는 반면 긴 예복들에 비해서는 단촐한 실용성을 함께 지니고 있어, 현대인들이 쉽게 받아드릴 수 있는 아이템이라고 생각되었다. 편리한 것을 선호하는 현대인의 생활 습관에 따라, 당의의 실루엣을 살리는 반면 칼라, 네크라인과 같은 디테일을 단순화시키고, 단추, 지퍼 등의 트리밍을 제거하였다.
둘째, 소례복으로서의 당의가 아닌 저고리 없이 치마 위에 단독으로 착용한 일반복식으로 디자인하는데 초점을 맞추었다. 따라서 조끼로 변형된 디자인, 단순미를 추구하는 재킷 디자인, 앞판(front bodice)과 뒤판(back bodice)을 하나의 패턴으로 제작하여 앞, 뒤의 구분없이 착용이 가능할 수 있었다.
셋째, 당의의 제작 방법은 매우 다양하면서 독특한 특징이 있다. 특히 겹 당의는 두겹을 따로 제작하여, 겉감과 안감을 다른 색의 직물을 사용해 리버시블(reversible) 재킷으로 착용가능하게 만들었다.
넷째, 재킷의 형태미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옆선에서 직각의 형태를 유지 하였고, 골반뼈에서 엉덩이길이까지 양트임을 주어 자연스러운 굴곡을 지닌 도련선을 표현하여 현대적인 재킷으로 제작하였다.
다섯째, 당의는 깃의 여밈부분에 따라 하나의 당의로 표현되기도 하고, 두개의 당의로 표현되기도 한다. 깃을 과감히 없애고 앞판위에 또 한자락의 당의를 만들어 암홀과 옆선이 하나로 이어져 원피스로 보이는 재킷을 제작하였다.
여섯째, 역사적 고찰을 통해 당의의 깃은 여러가지 형태로 나타났으며, 이를 디자인에 응용하기 위해 패턴 제작시 다양한 절개방식을 통해 아름다운 실루엣을 이루는 깃모양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하였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본 연구에서는 전통 당의의 복식미를 현대패션에 재해석함으로서 독창적인 고유의 전통복식의 응용 방안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 전통과 현대를 접목시킨 패션을 통한 활발한 문화교류와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후속연구 디자인 개발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