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산업으로 대표되어왔던 음악산업이 인터넷과 IT기술의 보급으로 디지털 음악산업으로 전환되면서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디지털 음악시장은 소비자의 음악소비형태변화는 물론 제작과 유통, 그리고 관련서비스로 이어지는 총체적 변화를 보여주고 있으며 계속 진행 중이다.
이런 변화의 과정 속에서 불법복제를 막고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한 기술인 DRM(Digital Right Management)은 산업적인 측면에서 디지털 음악서비스의 방향과 음반시장을 대체할 만한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업체 간의 상호연동성이 결여된 폐쇄적인 DRM은 호환성문제에서 소비자의 권리를 침해하고 시장독점에 대한 논란을 가져오고 있다. 국내외 가장 성공적인 디지털음악시장모델로 꼽히는 DRM적용음악서비스의 사례를 살펴보면 미국의 애플사(Apple)의 아이튠즈 서비스와 SKT의 멜론 서비스 모두 폐쇄적 DRM을 적용하여 큰 성공을 거둔 반면 호환성과 독점에 대한 문제점을 불러오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폐쇄적 DRM이 가지고 있는 이중적인 특성상 기술적 보호조치를 비롯한 저작권법과, 공정거래법 및 소비자보호법과 관련한 법정공방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폐쇄적 DRM에 대한 찬반양론과 더불어 다시금 DRM-Free정책에 대한 시도가 생겨나고 있으며 DRM의 적용여부와 그에 따른 결과가 전체 디지털 음악시장의 유료화와 안정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현 디지털 음악시장의 주된 관심사이다.
DRM적용서비스는 저작권자의 권리보호와 소비자의 권리보호라는 두 가지 측면을 만족시켜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특히 기술적 보호조치는 저작권의 보호수단이지만 소비자의 권리를 침해할 만한 요소가 많다. 이런 면에서 볼 때 DRM적용서비스가 지향해야 할 방향은 두 가지로 이야기 할 수 있다.
첫째, 폐쇄적 DRM의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호환성을 위한 표준화가 필요하다. 국가주도의 표준보다는 시장경쟁을 통한 표준이 바람직하고, 정책적으로는 이 표준이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하거나 소비자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방향으로 개입해야 할 것이다.
둘째, 합리성을 갖춘 DRM적용서비스가 되어야 한다. 실질적으로 강력한 DRM을 적용하는 방법보다는 서비스의 개선을 통해 최소한의 DRM을 전제로 양질의 콘텐츠와 편리함을 제공하고 사용자들의 구매조건에 합리적인 유료시스템이 정착한다면 DRM에 대한 논란도 줄어들 것이다.
디지털 음악시장에서 DRM적용서비스는 제한과 단속이 아닌 편리성과 양질의 서비스로 시장 활성화와 소비자의 편리성을 만족시키는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하고 궁극적으로 디지털 음악시장의 유료화모델을 장기적으로 완성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한 관련 업계의 노력, 그리고 음악산업 관련자 및 소비자의 저작권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디지털음악시장에 대한 개념전환, 관련업계의 대승적 차원에서의 산업적 노력이 필요하며, 통제나 금지, 손해배상을 위한 방안보다 시장 활성화와 관련기술 양성화를 위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