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차를 마시는 자리에 놓이는 화훼조형작품인‘찻자리화예’의 조형적인 구성방법을 찾아보고자 시도되었다.
차는 생리적 효능을 가지고 있으면서 동시에 정신적인 면에도 영향을 주는 독특한 성질을 지닌다. 특히 한국은 차문화가 오랜 기간 동안 사랑받았는데 여기에는 차의 정신적인 면이 사상과 결합하여 당대 지도층과 지식인들에게 애호되었기 때문이다.
찻자리화예는 이처럼 정신적인 측면이 중시되는 특성을 가진 찻자리에 놓여서 생명력과 여유 그리고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제공함으로써 차문화를 더욱 풍요롭게 하고 꽃문화의 영역을 확대시키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찻자리화예는 현재 한국에서의 차문화 발달과 함께 찻자리에서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전통유산이다.
찻자리화예는 꽃예술에 차문화와 차정신이 반영되어 일반 화예작품 중에서도 차별성을 띄는 작품군을 일컫는다. 차문화와 꽃예술의 접점에 위치한 찻자리화예는 찻자리에 자연의 생동감과 함께 시각적인 아름다움과 여유를 제공하는 역할을한다. 이는 한국 전통문화의 일부로서 연구가치를 지니고있다. 그러나, 찻자리화예에 대해 연구 가능한 기록은 시와편 지 등의 문헌은 남아 있으나 조형적인 자료가 거의 남아있지 않다. 따라서 전통적인 찻자리화예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기에 조형 구성에 혼란스러운 상황이며, 이는 최근 한국의 차문화발달과 함께 급증한 찻자리화예의 수요를 충족시키는데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므로, 본 연구에서는 찻자리화예의 조형방법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고 보고 이에 대한 연구를 통해 한국의 차문화와 꽃문화의 발전과 영역확대를 추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본 연구자는 찻자리화예가 차문화와 꽃예술의 영향을 동시에 받았음에 주목하여 전통 차문화와 꽃문화의 상관관계를 밝혀 찻자리화예의 조형방법을 도출해 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하여 찻자리화예의 조형방법은 차정신과 한국전통화예의 조형방법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가정하였다. 그러나, 차정신은 비조형적인 개념이므로 한국전통화예의 조형방법과 곧바로 접목시키는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찻자리화예의 조형방법에 대한 여러 가지 연구 방법 중에서 한국 전통녹차인 잎차의 색·향·미로부터 공감각적 전이를 통해 한국 전통 찻자리의 조형방법을 도출하여 연구의 도구로 삼고자 시도하였다. 이를 간략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감각적 요소인 색·향·미를 공감각적 전이를 이용하여 첫 번째로 1)일반적인 찻자리의 조형방법을 이끌어낸다. 다음으로 2)한국전통화예의 구성방법을 살펴보고 정리한다. 앞서 도출한 한국 전통찻자리의 조형방법과 접목하여 3)한국적인 찻자리화예의 조형방법을 도출하는 것이 본 연구의 진행 방법이다.
본론의 1장에서는 차문화에서 나온 요소들이 찻자리화예의 구성에 심층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가정하고 한국의 차문화와 찻자리형식에 대해 살펴보았다.
2장에서는 찻자리의 조형방법을 도출하였다. 차의 색·향·미라는 감각요소를 중간과정의 요소로 삼고 공감각적인 전이를 도입하였으며 결과물 중에서도 시각적인 요소로 전이된 항목을 선별하였다. 최종적으로 도출된 찻자리의 조형방법은 차의 색(色)의 경우 형태, 질감, 공간의 분위기로 전이 되었고 향(香)과 미(味)는 색과 형태, 질감이라는 시각적인 요소로 전이시켰다. 색·향·미로부터 추출된 결과물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색의 특징은 어린잎사귀의 색상에서 자연의 생명력을 느낄 수 있으며 화려하지 않은 색상이고, 형태에서의 공통점은 깨끗하고 깔끔한 이미지를, 질감에서의 공통된 특징은 부드러운 느낌을 나타내었다.
3장에서는 찻자리화예의 조형방법을 밝히기 위한 도구로서 한국전통화예의 구성방법도 확인해 보았다. 먼저 구성방법의 사상적 배경을 살펴본 후 형태 구성의 변천을 확인하였고, 마지막으로 구성의 방법분석으로 소재의 선택과 장소와 화기, 그리고 삽화법이라는 측면에서 조선시대의 문헌들을 살펴보았다.
4장에서는 2장에서 추출된 한국 전통찻자리의 조형방법을 3장에서 나온 한국 전통화예의 구성방법과 대응시켜 보았다. 형태구성의 측면에서는 선적인 양식과 기본형이 찻자리화예에 적합한 것으로 도출되었다. 소재의 선택에서는 찻자리의 분위기와 계절성을 고려하였다. 공간과 화기는 부드럽고 차분한 분위기와 자연친화적인 요소 그리고 아담하고 담백한 스타일이 강조되었다. 삽화법에 있어서는 전체적인 형태와 꽃으로 나누어 도출하였는데, 전체적인 형태는 자연스러운 비대칭구도와 적은 양의 배합 그리고 곡선이 아름다운 가는 선의 사용이 적합하다는 것이 결론이다. 꽃의 경우 색상과 형태에서 작품의 핵심적 요소이나 화려함보다는 담백함과 자연의 신선함이 우선적으로 추구되었다.
마지막으로 5장에서는 4장에서 도출된 찻자리화예의 조형방법을 연구범위대상인 차잡지에 실린 작품에 대입해 보았다.
이 연구를 통해 우리 고유의 찻자리화예에 대한 조형방법을 도출하고자 노력하였는바 본고가 앞으로의 찻자리화예 연구의 진행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며 찻자리화예 영역의 확대와 활성화로 한국적인 찻자리화예의 전통성과 고유성이 현 시점을 지나 다음 세대에까지 전달될 수 있기를 희망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