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회 전반에 걸쳐 흐르고 있는 화두는 감성(感性)이다. 감성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요체(要諦)이며 그러한 감성을 촉발시키는 것 중에는 이야기가 있다. 이야기는 인간이 세계를 인식하고 표현하는 기본적인 생활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인간의 모든 일상적인 의사소통은 바로 담화(discourse) 즉, 이야기로 구현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이야기에 관심을 갖게 되는 이유도 자신의 생활 자체가 하나의 이야기가 될 뿐만 아니라 그런 이야기들을 다른 사람과 주고받을 때 비로소 자신의 삶이 의미 있다고 여기게 되기 때문이다.
본 연구는 이야기를 창조하고 향유함으로써 자신의 삶을 가치 있게 창조해 내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을 어떻게 하면 문화콘텐츠의 개발에 접목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데서 출발하였다. 문화콘텐츠 개발의 구체적인 방법으로서 본 논문에서 제시한 장신구 개발은 이처럼 스토리텔링을 통한 소비자의 감성을 겨냥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스토리텔링을 적용한 장신구 디자인 개발은 장신구가 보여주는 외적인 아름다움 뿐 만 아니라 그 안에 담겨져 있는 이야기를 제시함으로 장신구의 조형미와 문학적 감성을 함께 향유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다.
본 연구에서 장신구 제작을 위해 적용한 스토리텔링의 자료는 우리의 고전소설 중의 하나이며 누구나 이야기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흥부전(興夫傳)’이다. 이를 위해 흥부전 스토리를 중심으로 만행(蠻行), 애통(哀痛), 박대(薄待), 재화(財貨), 보은(報恩), 보화(寶貨), 징악(懲惡)이라는 7개의 스토리를 설정하였다. 이 스토리는 소설의 이야기를 구성하는 핵심적인 소재나 사건을 바탕으로 선정하였고, 이와 관련된 주요 장면은 일러스트로 재구성 하였으며, 각 장면마다 특징적인 요소를 찾아 디자인하여 장신구로 제작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는 장신구의 외적인 아름다움에 인간 본연의 문학적 감수성을 자연스럽게 관련지음으로 단순한 사치품의 구매가 아니라 삶을 풍요롭게 하는 질 높은 구매 행위라는 인식을 줌으로써 하나의 장신구 문화 코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아울러 우리의 고전문학 속에 담긴 해학과 신명과 같은 요소들이 소비자의 감수성을 자극시키는 장신구 디자인에 담아낸다면 독창적인 한국 장신구의 새로운 장을 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