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 작문은 광범위하게 행해지고 있으며, 그 중요성에 대한 인식도 증가하고 있다. 또한 많은 연구자들이 협동 작문으로 쓴 글이 개인 작문으로 쓴 글보다 우수할 뿐만 아니라 협동 작문은 학습자의 언어 학습 및 작문 학습에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협동 작문으로 쓴 글과 개인 작문으로 쓴 글을 직접 비교한 연구는 많지 않다. 게다가 학생들이 협동 작문을 수행하는 과정 및 협동 작문에 대한 학생들의 태도를 살펴 본 연구도 부족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두 가지 방식으로 쓴 글을 비교하여, 협동 작문으로 쓴 글이 개인 작문으로 쓴 글보다 실제로 더 우수한지 알아보고자 하였다. 또한 학생들이 협동 작문을 수행하면서 대화한 내용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협동 작문 과정을 분석하고, 컴퓨터 기반 협동 작문 및 개인 작문에 대한 한국인 영어 학습자들의 태도를 분석하였다. 마지막으로 컴퓨터 기반 쓰기가 학생들의 쓰기와 L2 쓰기 불안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본 연구에 참여한 학습자는 한국인 대학생 24명 (남학생 17명, 여학생 7명)이며, 협동 작문을 위한 그룹은 쓰기 능력이 비슷한 수준의 학생들로 2명씩 그룹을 구성하였다. 총 12그룹 (상위 5그룹, 하위 7그룹)이 구성되었으며, 이 그룹 구성은 연구 기간에 걸쳐 유지되었다. 학습자들은 웹기반 사회적 쓰기 플랫폼 중 하나인 Google Docs를 이용하여 쓰기를 하였으며, 컴퓨터기반 실시간 의사소통 프로그램 중 하나인 MSN messenger를 이용하여 그룹원 상호간에 대화를 하면서 협동 작문을 하도록 하였다.
학습자는 각각 3편의 협동 작문과 3편의 개인 작문을 하였고, 이 작문을 유창성, 정확성, 복잡성, 및 에세이 점수 측면에서 비교하였다. 학습자의 인식에 대한 설문지, 학습자의 학습 일지 및 자기성찰 보고서, 학습자 인터뷰 등을 통해 컴퓨터를 이용한 협동 작문 및 개인 작문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을 살펴보았다. 협동 작문을 수행하는 과정 중에 그룹 원끼리 한 대화 내용을 분석하여, 학습자들이 협동 작문을 수행하는 과정을 분석하였다. 그리고, 쓰기 실력 및 L2 쓰기 불안을 사전 사후 평가를 통하여 비교하였다.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협동 작문을 통해 쓴 글과 개인 작문을 통해 쓴 글을 비교한 결과, 협동 작문을 통해 쓴 글이 유창성, 복잡성, 에세이 점수 측면에서 더 우수한 결과가 나왔다. 협동 작문을 통해 쓴 글에서 사용된 총 단어, 절, 문장, T-단위의 수 측면에서 개인 작문을 통해 쓴 글보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협동 작문을 통해 쓴 글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는 않았지만, 절의 길이 (W/C) 및 T- 단위의 길이 (W/T)도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협동 작문을 통해 쓴 글은 문법 및 어휘의 복잡성 측면에서도 더 복잡한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에세이 점수도 협동 작문을 통해 쓴 글이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정확성 측면에서는, 협동 작문을 통해 쓴 글은 총 오류의 수 측면에서는 개인별로 쓴 글보다 정확성이 떨어졌으나, 오류 없는 T- 단위 수, T-단위당 오류의 비율 (E/T), 오류 없는 T-단위의 비율 (EFT/T) 측면에서는 모두 개인별로 쓴 글보다 더 정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쓰기 실력면에서 상위 그룹과 하위 그룹이 쓴 협동 작문과 개인 작문의 비교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즉, 상위 그룹과 하위 그룹 모두, 협동 작문을 통해서 쓴 글이 유창성, 복잡성, 에세이 점수 측면에서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고, 정확성 측면에서는 더 정확한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둘째, 총 35개의 그룹 대화 (총 5,597줄)를 총 1,866개의 에피소드 단위로 분석하였다. 그룹 대화는 내용적 대화 (substantive talk)가 대부분을 차지하였고, 절차적 대화 (procedural talk), 사교적 대화 (social talk), 및 쓰기 관련 대화 (writing talk) 순서로 나타났다. 상위 그룹과 하위 그룹간 비교에서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상위 그룹은 더 나은 논점들로 논리적으로 구성하는 측면에 대한 대화를 많이 한 반면, 하위 그룹은 아이디어를 도출하거나 및 주제에 대한 입장을 결정하는 부분에 대한 대화를 많이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차이는 상위 그룹이 하위 그룹에 비해서 우수한 작문을 하는 이유를 설명해 주는 요소 중 하나인 것 같다. 또한, 모든 그룹이 각 그룹원이 역할을 분담하여 동시에 써가는 병렬식 쓰기 방법으로 협동 작문을 수행하였으며, 작문 과정 측면에서는 상위 그룹과 하위 그룹간에 차이는 있지만, 유사한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협동 작문 및 개인 작문 각각에 대해서 어떤 점에서 좋은지, 어떤 경우에 어려움을 겪는지 등에 대한 학습자들의 견해를 살펴보았다. 학생들이 협동 작문을 하는 것과 관련한 어려움을 토로하기는 하였지만, 많은 학생들이 개인 작문보다 협동 작문을 선호한다고 하였으며, 특히 편집, 수정, 초안 쓰기 단계에서 협동 작문을 선호한다고 응답하였다. 특히 흥미롭게도, 학습자들이 개인 작문을 할 때 겪는 어려움들이 협동 작문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웹기반 쓰기 프로그램, 즉 Google Docs을 이용하여 작문을 하는 것에 대해서, 모든 학습자들이 만족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대부분의 학생들이 협동 작문 및 개인 작문을 하기 편리하게 해 주었다는 점에 동의하였다. 또한, 사후-에세이 시험에서 작문 실력이 향상되었고, 사후-L2 쓰기 불안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협동 작문은 학습자들의 쓰기 학습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학습자들은 협동 작문을 연습할 기회를 제공받을 필요가 있다. 본 연구의 결과가 협동 작문을 시도해 보려는 교사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