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古代)전쟁으로부터 첨단무기체계가 전장을 주도하는 현대전쟁에 이르기까지 전쟁의 전반적인 양상을 살펴보면 변하지 않는 전장의 진리가 존재 한다. 그것은 전투부대는 물론 싸우는 병사들의 전투력을 유지시키려면 끊임없이 유·무형적 에너지를 쏟아 부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지원능력 없이는 결코 전쟁의 승리를 쟁취할 수 없다는 것이 오늘날 치열한 국제분쟁과 첨단 “하이테크전쟁”하에서도 엄연히 지배적인 견해인 것이다.
특히, 현대에는 첨단 과학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쟁양상이 급속하게 변화하므로 이에 상응한 군수지원의 필요성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군수지원의 제 양상을 이해하고자 현대전쟁 중에서 걸프전쟁과 이라크전쟁을 검토의 대상으로 삼았다.
한국군은 창설 당시의 빈약한 군사력과 달리 60년만에 비약적인 발전을 거두었다. 전후 국군은 전력 육성에 중점을 두었고, 특히 1974년부터 이른바 ‘율곡사업’이라고 불리는 전력증강계획을 추진하여 방위력 개선을 계속해왔다.
그러나 한국군은 군수지원 측면에서는 아직도 미군 전력에 의존하거나 부대 편제의 미흡으로 임무수행에 제한점이 부분적으로 도출되고 있으며, 이러한 문제점이 전투근무지원의 제 요소(補給, 整備, 輸送등)는 물론, 방위산업과도 연결되어 있어 유사시 전쟁수행능력을 보장하기 위한 국가적인 관심이 매우 절실하다.
전투에서 병력의 수적인 면과 잘 짜여진 계획이 상대방과 비교하여 우세하다고 하여 반드시 승리의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전투의 우위성과 지속성을 보장해 줄 수 있는 지원요소 즉, 전투근무지원능력을 갖추고 작전의 전개에 따라 적시에 전투의 현장에 적절한 전투근무지원이 되지 않는다면 전투에서의 승리를 보장받을 수 없는 것이다.
본고에서는 걸프전쟁과 이라크전쟁을 통해 지속적인 전투근무지원이 전쟁의 승패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음을 명징한다. 현대전쟁은 첨단무기체계의 발전에 따른 엄청난 파괴와 대량소모, 그리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대량보급소요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현대전쟁에서는 막대한 전쟁비용의 부담과 함께 아무리 훌륭한 병사와 우수한 장비 및 물자를 보유하고 있다 하더라도 결정적인 승리를 위해서 는 전투에 필요한 이 같은 지원을 적시적소에 배분할 수 있는 시스템적인 정비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안된다.
이러한 전투근무지원의 기본적인 원칙은 많은 전략가들의 경험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과거 20여 년간 유럽을 제패한 나폴레옹도 전장에서는 언제나 병사들의 보급문제를 심사숙고하여 처리하였고 승리를 쟁취할 때는 항상 적의 병참선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집중했다. 그리고 리델하트(Liddell Hart) 의 이론에 심취한 이스라엘의 샤론 장군이 6일전쟁시부터 구상했던 보급로의 전략적 가치는 10월전쟁 시 유감없이 발휘되었고, 나폴레옹 전술을 탐독했던 월맹군 총사령관의 병참선(兵站線)인 이른바 “호지명 루트”를 차단하지 못한 미군은 월남전에서 손을 떼야만 했다. 그래서 전사에 능통한 미국의 “슈워츠 코프 장군”은 걸프전쟁에서 과거 전쟁의 교훈을 간과하지 않고 이러한 ‘군사적인 요소’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였던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걸프전쟁과 이라크전쟁을 대상으로 전쟁의 승패를 가름했던 전투근무지원에 관한 제 문제를 검토하고자 했고, 특히 전쟁계획수립과 전략적 판단의 결정적인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는 군수 보급 작전과 전장 수송문제 등을 중점 분석하였다.
최근에 전쟁사 연구를 통해 전장기능측면의 분석이 이루어지고 있고, 6·25 전쟁을 둘러싼 군수지원의 문제에 대한 적지 않은 연구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장차전에서 한국군의 군수지원체제에 관한 문제를 다룬 경우는 많지 않다. 물론 정책적인 차원에서의 연구성과가 없지 않지만, 군사사적인 관점에서 전쟁의 사례를 검토하면서 논의한 경우는 제한적이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걸프전쟁과 이라크전쟁의 전훈분석을 통하여 전투근무지원의 중요성을 반추(反芻)해보고 전례가 시사하는 교훈을 한국군의 군수지원에 접목시켜 전투근무지원의 제도적, 의식적, 체제적 차원에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보고자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