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은 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집단인 가정에서 일어나는 폭력이라는 점에서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가정폭력은 넓게 보면 가정 내에서 발생하는 폭력으로서 배우자에 대한 폭력과 자녀와 부모에 대한 폭력을 모두 포함하지만, 좁게 보면 배우자에 대한 폭력을, 더 좁게 보면 남편의 아내에 대한 폭력, 즉 아내폭력(wife violence)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가장 흔히 발생하는 가정폭력의 형태가 아내폭력이다.
본 연구는 우리나라 가정폭력의 실태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가정폭력을 해결하고 예방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군산가정폭력상담소 내담자들의 상담 자료를 분석하였다. 가정폭력에 관한 일련의 문제점들을 상담 자료 분석을 통해 파악함으로써 가정폭력을 줄이는 동시에 피해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고 가정 내 평화를 회복하여 궁극적으로 가정의 해체를 막을 수 있는 대안 마련에 필요한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
본 연구를 통해 밝혀진 우리나라 가정폭력의 실태를 요약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내담자의 사회 인구학적 특성이다. 성별로는 여자 대 남자가 약 6:4로서 여자가 남자에 비해 많다. 연령별로는 40대가 가장 많다.40대 여성들이 주로 가정폭력의 피해자라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내담자의 사회경제적 지위이다. 학력별로 보면 고졸자가 4할 정도로 가장 많다. 직업별로는 자영업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내담자의 월 소득을 보면 100만원대가 가장 많다. 이를 정리하면 내담자의 상당수가 고졸, 자영업, 100만원대의 월 소득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인데, 가정폭력의 당사자(피해자 및 가해자)의 사회경제적 지위는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셋째, 내담자의 혼인형태이다. 혼인관계에서는 현재 결혼 상태에 있는 경우가 가장 많다. 재혼도 2할 가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대부분 국내결혼이지만 국제결혼이 약 6% 정도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넷째, 내담자의 가족관계이다. 자녀의 경우 친자가 많은 편이지만(4할 이상), 전처소생 및 전부 소생의 자녀가 있는 경우가 5할 이상이나 된다. 전처 또는 전부 소생의 자녀가 가정폭력의 주요 이유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혼사유를 보면 3호 이혼 및 6호 이혼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섯째, 내담자의 가정폭력 상태이다. 폭력원인은 폭언, 가치관 차이, 경제적문제, 음주가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폭력의 원인이 언어적, 정서적, 경제적, 생활습관적인 문제 등 매우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본 자료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가정폭력을 해결하고 예방하는 데 시사하는 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가정폭력특례법에 대한 국민들의 인지도가 미흡하므로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가정폭력특례법에 대한 홍보와 교육이 적극적, 지속적으로 실시되어야 한다.
둘째, 남성들의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 남성들의 폭력행위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어야 하는데 특히, ‘폭언, 무시, 모욕 등 정신적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와 ‘가재도구 등 기물을 파손하여 재산적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역시 가정폭력 행위에 포함되어 법적 제재를 받게 된다는 것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배우자라 할지라도 소유물로서가 아닌 상호 존중하는 관계라는 관점으로의 개선이 필요하며, 이 세상에 맞을 짓이란 없고, 아무리 부부간이라도 폭력은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에 대한 남성들의 의식개선이 필요하다. 또한 전통적인 성역할 태도로부터 근대적인 성역할 태도로의 전환이 이루어지도록 적극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셋째, 법 집행자들의 가정폭력에 대한 의식을 개선하기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 초동수사를 담당하는 경찰뿐 아니라 검찰, 법원에서 가정폭력사건을 경미하게 다루거나 가정사의 문제로 보는 관점을 전환하기 위한 교육이 시급히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