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전통건축에 대한 연구와 성과가 다른 지역에 비해 다소 부족한 서부경남지방의 전통마을에 있는 전통주거를 조사하여 연구함으로써 주거사 연구에 바탕이 되고자 한다. 연구의 진행은 문헌조사를 바탕으로 현장에서 실측을 수행하고, 이를 도면으로 작성하여 분석표를 만들고, 분석표의 결과에 따라 주거의 특성을 유형화하여 건축공간을 분석하였다.
도천마을의 건축적 특성의 분석은 외부공간과 내부공간으로 나누어서 분석하였다. 우선 외부공간의 유형은 마당의 구성유형과 채의 구성유형으로 구분하였다. 내부공간은 안채, 사랑채, 부속채로 나누어 각 건물의 규모별로 평면을 분류하고 그 특성을 도출하였다.
마당의 구성에 따른 유형은 두 가지인데, 한마당집은 민가, 두마당집은 부농가의 특성을 가지는 구성이다. 도천마을에는 한마당집이 5호(50%), 두마당집이 5호(50%)로 분류되었다. 민가형식인 한마당집과 반가형식인 두마당집이 동일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은 것으로 상류지향의 공간구성이 지배적인 것을 알 수 있다.
채의 구성에 따른 유형은 네 가지 유형으로 조사되었는데, 튼ㄱ字型(10%), 튼ㄷ字型(60%), 튼ㄷ字+一字型(20%), 三字型(10%)으로 구분되었다. 도천마을의 전통주거는 다양한 부속채의 구성으로 복잡한 공간영역을 형성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내부공간은 안채, 사랑채 및 부속채로 나누어 분석하였다. 도천마을의 안채는 전면 폭 4칸형(80%), 5칸형(20%),으로 구성되어 있다. 안채의 평면유형은 전면 폭 4칸의 한정된 유형에 집중되어 있어 가장 높은 빈도의 건축공간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안채는 다른 공간에 비하여 변형 혹은 변화의 폭이 좁은 특성을 가짐을 알 수 있고, 특히 도천마을의 주거들이 비슷한 규모의 안채로 이루어져 었어 계층간의 차이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사랑채는 규모에 따라 다양한 구성을 이루고 있는데, 전면 3칸∼4칸, 깊이 1∼2칸의 규모가 비슷한 비중으로 분포한다. 따라서 사랑채의 평면구성은 안채에 비하여 다양한 규모와 평면의 유형을 보여 줌으로써 가계의 규모에 따른 차이를 잘 나타내는 공간으로 볼 수 있다.
도천마을의 부속채는 전반적으로 고른 유형으로 분포되어 있어 다양한 가계의 규모가 혼재되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 중 고방채가 가장 많은 빈도(60%)로 형성되어 있으며, 대문채(40%)와 아래채(40%)가 다음의 빈도이고, 행랑채(30%)와 사당(10%)은 낮은 빈도로 분포되어 있다. 이것은 농사를 바탕으로 하는 대부분의 주거에서 고방의 용도를 필요로 하지만, 행랑채와 같이 사랑채에 부속된 살림공간은 거의 갖추고 있지 못하여 사랑으로의 발전이 느린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함양 도천마을 전통주거는 주로 중상류 계층의 주거가 분포하고 있으면서도 가계의 규모가 다양하게 공존하는 구성의 마을로서 다음과 같은 특성을 이루고 있다.
1) 배치유형은 기본적으로 마당의 구성형식에 따라 ‘한마당집’과 ‘두마당집’, 으로 나누었는데, 민가에 근거한 ‘한마당집’은 5호(50%)이며, ‘두마당집’의 배치를 취하고 있는 주거도 5호(50%)로 조사되었다.
2) 안채는 전면 폭 4칸의 규모가 80%를 차지하며, ‘부엌-안방-마루-건넌방’의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는 남부지방의 일반적인 형태이다.
3) 사랑채는 규모에 따라 다양한 구성을 이루고 있는데, 전면 3칸, 4칸의 규모가 비슷한 비중으로 분포하며, ‘(부엌)-큰사랑-작은사랑-마루방’으로 이루어진 전형적인 남부지방의 사랑채를 바탕으로 변형이 이루어진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4) 부속채는 다양한 기능의 공간을 포함하는 것으로 특히 고방의 요구가 많이 두드러지며, 가계의 규모에 따라 필요성의 차이가 많은 공간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도천마을은 16세기에 입향하여 씨족마을로 발전한 영남내륙의 전통마을로써, 특히 조선 후기에 중상류 주거의 유형이 발전하여 주거의 규모가 부농층 및 향반층의 다양한 전통주거의 유형이 잘 보존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