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현대사회는 도시를 중심으로 산업시설이 대형화되고 생활공간이 밀집화됨은 물론 여러 사람들이 이용하는 시설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환경적 조건을 배경으로 도시에서 인적 재난이 발생하였을 경우 복합적인 대형재난으로 재생산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현대사회는 이른바 위험사회로서의 특성을 높이고 있으며 사회의 안전을 위협하는 인적 재난에 대하여 국가적 차원에서의 예방 및 대응의 필요성이 높아졌다.
우리나라의 재난관리에 대한 태도는 재난이 일어나서 피해가 발생한 이후에야 대책을 마련하는 과거 사후복구중심적 활동을 중요시하는 행태에서 2004년 소방방재청의 신설 이후 최근까지 사전대비를 위한 재난관리시스템의 구축 또한 중요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은 미국이나 일본같은 선진방재국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복지국가를 표방하는 나라에서는 국민의 물질적·정신적인 생활을 보장한다는 기본이념하에 국민의 안정적인 생활보장을 행정 전반의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사회에서는 국민의 최우선 욕구가 '풍요'에서 '안전'으로 바뀌어 국가의 기능 중 안전에 관한 대국민 서비스가 제일의 과제로 대두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여러 유관기관들은 국민생활의 안전을 위협하는 모든 요인들을 파악하여 종합관리하면서 위험성을 사전에 진단하고 지도 및 경보함으로써 그 해결책을 제시하여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특히 공공의 안녕과 사회질서의 유지 및 위험의 방지라는 기본적 임무를 지니고 있는 경찰은 높아져가는 국내외 테러의 가능성과 더불어 인적 재난에 대한 관리에 막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
현재 재난관리의 주된 임무를 수행하는 기관은 소방방재청이며 경찰은 유관기관으로서 지원기관의 역할을 맡고 있다. 현재의 경찰이 재난관리에 있어 소극적인 역할에 그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경찰활동으로 이룰 수 있는 특성화된 업무영역을 활용하여 재난관리업무를 지원하는 등 국가 전반의 재난관리시스템에 걸쳐 경찰의 적극적인 역할을 필요로 하는 부분에서의 역할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
이러한 필요성을 바탕으로 하여 경찰의 재난관리시스템에 대한 재정비를 위해 다수의 선행연구들이 법·제도적 측면과 조직적, 인적 측면의 효율성 요소들을 기준으로 구분하여 문제점을 제시하였고 또한 이와 관련된 개선방안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이에 대하여 경찰의 재난관리시스템에 대한 재정비 방안으로 다음과 같은 정책적 시도가 필요할 것이다.
우선 재난관련 법령 및 유관기관과의 협력체계 확립 등에 있어 필요한 법·제도적 측면의 흠결이 없도록 정비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재난관리상 경찰의 역할에 대하여 적극적인 법률의 적용이 필요하다.
사후관리에서 탈피하여 사전관리를 중요시하는 재난관리 패러다임의 변화는 재난관리와 관련된 경찰활동의 방향설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현재 경찰의 조직적 활동에서는 경찰 본연의 기능인 순찰기능과 정보기능을 활용하여 재난 경보기능으로서의 경찰역할을 강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각종 재난 사례에서 그 중요성이 드러난 바와 같이 긴급재난상황에 대한 시나리오를 구성하고 이를 통한 개선된 재난관리 매뉴얼의 배부와 교육훈련을 통하여 경찰은 물론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증대함으로써 경찰업무의 감경과 함께 사회전반적인 재난대응력은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재난관리활동에 대한 재원 및 장비의 확충과 더 나아가 재난관리 전담부서의 확대를 통하여 경찰 재난관리시스템의 재정비는 물론 국가 전반에 걸친 재난관리시스템에서 경찰이 행할 수 있는 고유의 역할을 강화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재난에 대한 경찰관의 인식 고양과 함께 재난관리와 관련된 교육훈련프로그램의 강화가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현재 전문경과가 없는 실정에 비추어 볼 때 재난관리활동에 있어 경찰의 전문성이 매우 높지는 않은 수준인데 이를 개선하기 위하여 상시로 조언을 구할 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의 전문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 또한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