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급격한 고령화와 함께 노인취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노인취업이 국가 차원에서는 효율적인 인력활용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해졌고, 노인 개인 또는 노인 가족의 차원에서도 연장된 노후생활의 경제적 보장이라는 측면에서 대단히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본 연구는 이러한 문제의식 아래 노인일자리사업에 대한 노인의 인식을 실증적으로 파악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정부가 개발하거나 제공하는 일자리는 관련 전문가들의 판단에 의해 이루어져 왔다. 다시 말해 노인취업의 당사자인 노인의 취업욕구 및 일자리에 대한 선호도 등 노인의 인식은 거의 반영되지 못 했다는 것이다. 노인일자리사업에 대한 노인의 인식을 파악하여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본 연구의 가장 큰 의의이다.
이러한 연구목적을 위해 익산시 노인종합복지관의 노인 대상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노인 중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정부의 노인일자리사업에 대한 인식을 파악하기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조사결과를 요약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정부의 노인일자리사업은 보건복지부와 노동부로 이원화 되어 있는데, 보건복지부는 노인에게 일자리를 개발해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고, 노동부는 노인에게 적합한 일자리를 소개하고 필요한 경우 일자리에 필요한 기술을 교육 훈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의 일자리 개발 및 제공사업이 노인 일자리 보장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노인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의 일자리 개발사업이 노동부의 일자리 소개사업보다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보건복지부의 노인일자리사업은 공공분야와 민간분야 두 가지가 있다. 공공분야는 공공성이 큰 일자리를 만들어 제공하는 사업으로서 정부가 참여노인 인건비와 부대 경비 전액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민간분야는 민간기업의 일자리에 노인을 취업시키는 것으로서 정부가 노인인력 활용업체에게 부대 경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에 대해 공공분야의 일자리사업이 민간분야의 일자리사업보다 훨씬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보건복지부의 노인 일자리사업의 공공분야에는 공익형, 교육형, 복지형 등 세 가지가 있다. 공익형 일자리는 공공업무영역(환경, 질서유지, 시설관리 등)을 위해 창출된 일자리를 말하고, 교육형 일자리는 교육기관 강사로 어르신을 파견하는 일자리와 문화재시설 및 자연생태 체험학습장에 어르신 해설사를 파견하여 전문적인 해설을 실시하는 일자리를 말하며, 복지형 일자리는 소외계층 대상 사회복지서비스 중에서 노인에게 적합한 일자리(간병인 등)를 창출하여 노인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이 세 가지 공공분야 일자리 중 공익형 일자리가 가장 실효성이 크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넷째, 공익형 일자리의 적합성에 대해 1순위는 초등학교 등하교길 교통정리, 2순위는 초등학교 급식지도 및 지원, 3순위는 놀이터, 공원 등의 관리인 것으로 나타났고, 지하철 이용질서 계도가 11순위, 산불예방, 지방세 고지서 발송이 10순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생을 돕는 일이 가장 적합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고, 반면에 지하철 이용돕기나 산불예방이나 지방세 고지서 발송의 선호도가 가장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섯째, 교육형 일자리의 적합성에 대해 1순위는 유아, 초중학생 대상 교육활동에 노인 강사 파견, 2순위는 체육건강 시설 기관의 교육활동에 노인 강사 파견, 3순위는 어르신 대상 교육활동에 노인 강사 파견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습지도 강사파견사업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반면에 문화재 정보전달 및 해설이 8순위, 이주여성 및 이주노동자 대상 문화적응 및 교육이 7순위로 인기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섯째, 복지형 일자리의 적합성에 있어서 1순위는 거동불편노인 돌봄지원, 2순위는 노인학대예방, 3순위는 사회복지 생활시설 입소자 돌봄지원으로 나타났다. 소외계층 돌봄지원사업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에 소외 가정 주거환경 개선지원이나 사회복지시설 입소자 등 문화 소외자에 대한 문화체험 제공 지원에 대한 선호도는 가장 낮다.
일곱째, 보건복지부의 민간분야 노인 일자리사업은 인력파견형, 시장형, 창업모델형이 있다. 이러한 세 가지 민간분야 일자리 중 인력파견형 일자리의 실효성을 가장 많이 인정하고 있고, 반면에 창업형 일자리의 실효성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덟째, 인력파견형 일자리사업에 대해 청소 및 미화원 파견사업이 1순위, 시험감독관과 경비원 파견사업이 2순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주례사와 주유원 파견사업이 적합성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홉째, 시장형 일자리의 적합성은 식품제조 및 판매가 1순위, 공동작업장운영이 2순위, 공산품 제작 및 판매가 3순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철 택배와 세차 및 세탁사업의 순위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열째, 시니어클럽은 노인의 사회적 경험 및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노인적합형 일자리를 개발하고 이에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노인일자리 창출·제공 전담기관이다. 이에 대해 거의 대부분의 노인들이 시니어클럽이 반드시 필요한 기관이라고 응답하였다.
한편 이와 같은 조사결과는 우리나라 노인일자리사업에 상당한 정책적 시사점을 주고 있다. 노인일자리의 개발은 주로 관련 전문가의 판단에 의해 이루어졌다. 다시 말해 정작 일자리를 원하는 노인의 의견이나 의지는 거의 반영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노인일자리사업 자체와 개별 일자리에 대한 노인의 인식은 노인일자리사업의 실효성과 적합성을 제고하는 데 매우 소중한 근거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본 조사연구의 정책적 시사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노인은 보건복지부의 일자리 개발사업이 노동부의 일자리 소개사업보다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는데, 이는 앞으로 정부가 일자리 개발사업에 더 주력해야 한다는 것을 강력히 시사한다.
둘째, 공공분야의 일자리사업이 민간분야의 일자리사업보다 훨씬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도 정책적 시사점이 크다. 다시 말해 정부(보건복지부)가 민간분야보다 공공분야의 일자리 개발에 더 신경 써야 한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셋째, 공공분야의 세 가지 형태, 즉 공익형, 교육형, 복지형 중 공익형 일자리가 가장 실효성이 크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정부가 공익형 일자리 창출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넷째, 공익형 일자리 중에서는 초등학생을 돕는 일이 가장 적합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고, 반면에 지하철 이용돕기나 산불예방이나 지방세 고지서 발송의 선호도가 가장 낮다는 것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공익형 일자리 중에서도 더 개발이 필요한 사업이 있고, 반면에 중요성이 덜한 일자리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섯째, 교육형 일자리 중에서는 유아, 초중학생 대상 교육활동에 어르신 강사 파견, 체육건강 시설 기관의 교육활동에 어르신 강사 파견, 노인 대상 교육활동에 노인 강사 파견사업의 적합성 선호도가 높게 나타났다. 이 부분 일자리를 개발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섯째, 복지형 일자리 중에서는 거동불편노인 돌봄지원, 노인학대예방, 사회복지 생활시설 입소자 돌봄지원 일자리의 적합성을 지적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따라서 이러한 일자리를 개발하는 데 노력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일곱째, 보건복지부의 민간분야 노인 일자리사업 중에서는 인력파견형 일자리의 실효성을 가장 많이 인정하고 있고, 반면에 창업형 일자리의 실효성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창업형 일자리보다는 인력파견형 일자리 개발에 더 주력해야 할 것이다.
아홉째, 시장형 일자리 중에서는 식품제조 및 판매, 공동작업장운영, 공산품 제작 및 판매의 적합성을, 반면에 지하철 택배와 세차 및 세탁사업의 비적합성을 지적하고 있다. 이 역시 일자리개발의 우선순위에서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