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한국천주교회에서 1990년 대 이후 관심이 높아진 생명운동에 주목해 생명운동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인간생명분야와 자연생명분야에 관해 전국 교구 사목교서와 생명 관련 담화문에서 다룬 내용을 살펴보고, 인간생명운동과 자연생명운동의 통합적 접근 방볍을 모색하고자 했다.
1990년부터 2009년까지 교구장 사목교서에서 생명에 대해 언급한 회수는 서울대교구를 제외하고는 아주 높다고 볼 수 없었으며, 몇몇 관심 있는 교구에서만 생명 문제를 비중 있게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생명문제에 대해 현실 진단과 실천사항을 부분적으로 제시했지만, 해를 거듭하면서도 같은 내용을 반복하는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었다.
사목교서에서 생명과 관련한 내용이 좀 더 깊이 있게 다뤄지려면 전년도에 제시한 내용이 실질적으로 본당 사목을 통해 신자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 분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사목교서를 매년 발표하는 수준에서만 머물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본당에 어떻게 반영되고 신자들이 실천했는지 등에 대한 백서 발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한 한국교회가 생명 인식을 더 깊이 있게 하면서 실천하기 위해 전국 차원의 연구기관을 설립해 장기적인 로드맵을 만들고 각 교구가 연대할 수 있는 체제도 구성해야 한다.
사목교서와 담화문에서는 인간생명에 대해 다룬 비중이 높았고, 두 분야가 서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일부 엿보였으나 대부분 개별적으로 다루었다. 이와 관련, 자연생명이 파괴되면 자연의 일부인 인간도 운명을 함께할 수밖에 없음을, 즉 자연생명과 인간생명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음을 성서와 교회 가르침 등을 통해 살펴보면서 인간 중심의 생명인식 패러다임이 통합적, 전체를 보는 패러다임으로 바뀌어야 함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