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한 시대에 장수와 성공은 개인과 제품, 기업이 원하는 종과 횡으로 확장된 풍요라 할 수 있다. 백백 클럽(100살까지 살면서 100억을 모으자는 사람들의 모임)이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장수와 성공, 수익을 동반한 지속적 성장은 개인의 인생뿐 아니라 기업 활동에서도 바라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기업의 장수 요인을 조사했는데 이것은 노인들의 '소통'이라는 장수 비결과도 일치하였다. 장수 노인의 특징적 성격으로는 외향적 성격, 환경 · 문화 적응 능력, 감정표현, 사교적, 자기 주장, 규칙성 등이 있으며 이는 소통으로 설명될 수 있다. 또한 수천년동안 사라지지 않는 지속적 문화들(enduring cultures)의 공통점 역시 세대간 '소통'을 통한 전통 계승에 있었다(Gilmore 1990).
사실 장수 상품은 염원만큼 실천하기 어렵다. 상품 마다 독특한 수명 주기를 가질수 있으며 또 제작자의 수익추구나 싫증으로 인하여 상품의 안락사 현상도 일어난다. 음식점을 자리잡을 때까지만 하고 팔아 넘기거나 다양한 표현 욕구로 인해 얼마 후 막을 내리는 공연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을 견딤'을 기반으로 하는 장수 상품은 그 자체가 브랜드 파워를 가진다. 여러 가지 상품들을 개발하는 것보다 장수상품 한 개가 브랜드라는 차원에서는 훨씬 중요하며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인내와 집중력을 가지고 자신과 적을 극복한 자만이 '장수'라는 타이틀을 얻는 것이다.
기업의 관심의 원천은 소비자다. 소비자의 간택은 기업에게 성공과 장수를 가져온다. 소비자의 가치가 이동됨에 따라 기업도 함께 움직일 때 시장에서 사라지지 않고 고객의 곁에서 지속적으로 생존할 수 있다. 고객가치는 기업 활동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탐구 대상이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문화예술 기관들이 운영에서 경영으로, 본격적인 마케팅과 회계, 조직 관리의 필요성을 토로하고 있다. 문화예술 경영에 관하여는 상품의 공공재라는 특성으로 인해 국가의 지원이 문화예술의 발전의 필요조건인 것으로 정책과 관객개발에 집중하여 있었다. 이것은 오히려 국민의 세금이 오용될 수 있을 뿐 아니라 문화예술 상품 자체가 가지고 있는 시장에서의 자생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일반 기업의 목표인 성공과 장수를 이루기 위한 방안이 문화예술 상품의 관점에서 적용할 수 있다는 전제 아래 문화예술 상품이 시장 자체 요소들을 활용하여 자생력을 기를 수 있는 요인을 알아보았다.
문화예술 상품의 장수요인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장수와 수익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만족시키는 장르를 선택하여 조사해야 했다. 많은 문화예술 기관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국가보조와 영세기관이라는 틀에 머물러있기 때문이다. 문화예술상품은 문화예술 활동으로 생성되는 재화와 서비스를 말한다. 문화예술 장르 중에서도 서비스와 브랜드, 소비자(관객)의 특징을 강하게 갖는 공연예술 분야로 범위를 좁혔다. 다시 공연장르 중에서는 연극을 선택했는데 공연회수와 공연 건수의 장르 비교를 통해 연극이 장수라는 개념을 설명하기에 적합했고 공연 단체 총지출 대비 관람객수의 비교를 통하여 연극이 비즈니스 수익 모델을 설명하기에 타당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연극계에는 상당수의 장수공연들이 있으며 연극이란 장르의 제품 및 소비자적 특성, 대학로 지역에 대한 조사를 바탕으로 연극 관람 프로세스 관련한 고객 가치에 대하여 정리하였다. 4개의 장수공연과 2개의 대조군을 선정하여 설문지와 함께 심층인터뷰조사를 하였다.
이를 통한 연구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장수상품이 되기 위해서는 단기손이익에 집착하여 비용절감, 품질 양보, 인력감축을 실행하기 보다는 고객가치에 대한 탐구와 실현화, 가치 제안으로 제품의 수명을 연장해야한다. 장수라는 타이틀은 미래에 대한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끊임없는 환경 적응과 내부 혁신을 할 때 보유할 수 있으며 타이틀 자체으로도 브랜드 파워를 높일 수 있다.
둘째, 문화예술 상품의 장수에 대한 연구들은 아직 시도단계이며 〈작품-제품-상품-브랜드〉, 〈관객-고객-소비자〉, 〈관람-관극-사용-소비〉에 대한 용어들을 통해 일반 시장의 이론 및 경영 요소들이 문화예술 제품에도 충분히 적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작품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제품, 상품의 관점으로 철저하게 수치화하고 분석, 전략적 접근을 통할 때 시장 성공 뿐 아닌 장수에 도달할 수 있다. 경영 기법에 대하여 문화예술 기관의 저돌적인 마케팅 접근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셋째, 기존 4P를 고객 가치 측면에서 정리한 IDCD 모델을 기준으로 장수 연극들을 분석하였는데, 기본요소(발굴력과 개발력)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최대화 요소(소통력과 제공력)에 있어서 고-저의 차이를 보였다. 시장에 진입하여 성공하기 위해서는 일단 고객가치의 발굴과 개발 면에서 고객이 만족하는 제품이라는 것이 우선시다. 그런데 이것이 장수라는 시간의 테스트를 통과하려면 고객 가치를 소통하고 제공하는 능력에 존립이 좌우된다. 시장 성공의 요인은 제품력, 장수의 요인은 소통력과 제공력이라고 할 수 있다.
넷째, 일반 상품의 장수요인 역시 기초 품질, 소통과 규칙 등의 기본에 대해 지킬 것을 제안하고 있다. 소통력과 제공력을 작품개발 못지 않은 중요한 요소라 여겨야 한다. 장수상품으로의 확립은 신규고객의 유치와 함께 2번이상의 재구매 고객을 통해 가능하다. 문화예술에서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 새로운 것을 지향하고 자기 표현을 하려는 욕구 때문에 싫증-지겨움의 요인에 대하여 다른 분야보다 민감하다. 따라서 장수와 장기 공연에 대한 접근은 브랜드 노화와 재구매 고객이란 측면을 고려하여 진행되야 한다.
끝으로, 우리나라 문화예술 시장에 체계적인 경영시스템이 도입되는 과정에서 예술 작업이란 제조업자 근시안에서 벗어나 고객 가치에 관심을 가지고 실행해야한다. 본 연구의 결과는 생산보다는 시장과 교환이 자본주의의 본질적 요소라는 막스 베버의 주장을 다시 한번 뒷받침한다. 자신의 수준에 고객을 맞추는 고집과 장인정신은 구분되어야 한다. 제품중심의 사고에서 시장중심-고객 중심의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시장 성공과 예술가의 만족에는 탁월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 우선하지만 장수의 도달과 유지를 위해서는 소통과 제공에 핵심역량을 투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