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제사회는 다양한 분쟁요인들에 의해 증가되고 있는 테러의 가능성에 대비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하여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복합적인 분쟁요인이 얽혀 있는 한반도의 경우에는, 북한이라는 비정상적인 국가체제에 의해 대남테러가 자행되고 있는데, 2010년 현재 김정은으로 이어지고 있는 3대 세습체계의 구축과 함께 북한의 국내·외적 불안요소들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한반도의 평화·안보는 더욱 알 수 없는 국면으로 치닫고 있으며, 특히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 사건'으로 인해 북한의 정책성 대남 테러리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와 같은 배경은 향후 북한의 대남 위협 및 테러리즘을 대비하고 예상하기 위하여 '김정일 집권기의 대남 테러리즘'이 보다 구체적으로 연구되어야 한다는 당위성을 낳는다.
따라서 본 논문은 김정일 집권기 북한의 대내·외적 상황과 대남테러리즘 사례를 파악하고 분석함으로써, 향후 한반도 평화·안보 정착과 대 테러리즘 정책의 발전에 조금이나마 기여를 하고자 한다.
테러리즘의 분류방식은 분석자의 수만큼이나 다양하지만, 본 논문에서는 북한 테러리즘을 '국가개입 여부별 분류', '목적별 이념적 주체별 분류'로 구분하여 고찰하였다. 그리고 그에 따른 북한 테러리즘의 특징을 대남 혁명 전략을 고수하며 테러리즘을 국가적 차원의 정책으로 추진하는 '국가주도의 테러리즘', 무력에 의한 한반도 공산화 통일에 기본목표를 두는 '폭력적 혁명투쟁', 테러리즘을 정치적 선전 수단이자, 통제 수단, 대외 활동 수단으로 이용하는 '정치적 활용'으로 분석하였다.
이러한 북한 테러리즘의 특징을 바탕으로 본 논문은 김정일 정권을 권력세습기와 집권기(권력 승계 기간, 김일성 사망과 유훈통치기간, 김정일 당 총비서 및 국방위원장 기간)로 분류하여 각 시기별 북한의 대내·외적 상황과 연관지어 '김정일 집권기 대남 테러리즘'을 분석하였는데, 도출된 특성은 다음과 같다.
1980년대 북한이 범한 대남 테러리즘의 특성은 김정일의 내부적 후계 권력 확립을 위한 상징적인 테러리즘의 성격을 띄고 국제적인 충격과 파장을 몰고 올 수 있는 대형 테러리즘이었다는 것이다.
북한의 '80년대 테러리즘이 의도한 바는 대통령 및 요인 암살을 통해 남한에 대한 혼란과 공황을 야기하고 그것을 이용하여, 북한의 궁극적 목표인 대남 적화통일을 이루고자 한 점이다. 이것은 북한이 한국전쟁 이후 끊임없이 자행해 왔던 테러리즘의 목표와 차이점이 없는데, 그 이유는 김일성이 당시까지 생존해 있었다는 점과 그때까지 냉전체제에 머물러 있었던 국제적 환경 때문이다.
또한 급성장하기 시작한 남한의 경제 및 국제적 위상이 '서울 올림픽' 등을 통해 최고조에 이르고 있었던 반면, 북한은 '3차 7개년 경제계획' 등이 실패하면서 남한과의 격차를 직접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그에 따라 향후 지속될 남북대결 구도에서의 국력차를 극복하고 남한의 국제대회 유치 방해를 위한 테러를 감행했으나, 그 잔혹성으로 인한 국제적 파장이 심각한 수준임을 느낀 북한은 이후 대남 사업에 있어 KAL기 폭파사건 수준의 대형 테러리즘은 자제하는 모습을 보인다.
'90년대부터 북한은 회복되지 않는 경제난과 에너지난, 공산주의국가들의 몰락, '94년 김일성 사망 등으로 내부적 체제 유지에 큰 위기를 느낀다. 이 시기의 북한 체제는 사회적 혼란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야 했기 때문에 대남 테러리즘에도 납치, 납북, 무장간첩 및 공비 등의 사건으로 테러리즘의 효과를 국제적 파장보다는 남한이라는 공간에 한정시키는 사건을 발생시켰다.
'90년대 후반부터 북한은 대북 포용노선에도 불구하고, '98년 9월 최고인민회의 제 10기 1차 회의에서 김정일 시대의 공식출범과 함께 선군정치를 선포하며 군사력을 중심으로 한 대남테러리즘을 추진한다. 그리고 현재까지 다양한 군사도발을 발생시킴으로써 남한뿐만 아니라, 주변강대국(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국제사회의 원조와 협상을 유도하고 있다.
김일성 시기부터 북한이 궁극적으로 추구해온 대남 적화통일 목표는 김정은의 세습 정통성 유지를 위해 표면적으로라도 유지해야 할 정책기조이며, 김정일이 추구해온 선군정치 또한 상대적으로 권력기반이 약한 김정은이 김정일처럼 군을 통한 권력의 보호와 유지를 위해 연계해야 할 정치 목적이 될 수 있다.
현재 김정은은 김일성의 항일투쟁 이력이나 김정일의 선군사상과 같은 군사적 경력이나 카리스마가 없다. 김정은은 군부 세력에 대한 완전한 장악과 4대 군사노선의 유지를 통한 정통성 확립, 자신의 군사적 업적 경신을 위해 테러리즘을 적극 활용할 것이다. 따라서 북한은 대남 적화통일 기조와 선군정치의 당위성 유지를 위하여 가장 저렴한 비용과 책임회피의 용이성, 손실 대비 효과를 고려하여 적정 수준의 군사도발 위주의 대남테러리즘 전략을 고수할 가능성이 있다.
향후 북한의 대남 테러리즘의 전략은 강대국들의 직접적 관여를 회피하고 그들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는 대남 군사도발을 이용하여 내부적 단합과 군기 확립을 꾀하고, 외교적으로 협박과 협상을 반복하며 가능한 한 최장기간 체제 유지를 지속하기 위해 끊임없이 방책을 추진할 것이라 판단된다.
특히, 김정일 집권기 국가주도의 테러리즘이 정권 말기에 이를수록 점차 군사도발 테러리즘으로 발전하고, 방법의 다양화를 보인다는 사실은 향후 북한의 국가 주도형 대남 테러리즘이 지속적인 'NLL 침범 및 군사도발'의 전개를 전망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한다. 또한 정보화 시대에 그 위험성이 점차 증대되고 있는 '사이버 테러리즘'을 이용한 테러리즘과 심리전 등도 향후 북한이 자행 할 수 있는 대남 테러리즘으로 전망할 수 있다.
북한은 이제 스스로 '불량국가'를 자처하고 대남테러리즘을 빌미로 대한민국과 국제사회에 협상과 협조를 구걸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것을 태생적 모순을 지닌 북한 정권의 붕괴 징후로 단순하게 치부한다면 어느 방향으로 전개 될지 모르는 대남 테러리즘의 피해가 확대 될 수 있다.
본 논문이 제시한 김정일 집권기의 대남테러리즘에 관한 연구는 기존의 북한의 테러리즘이 거시적인 관점에서 연구되어온 것에 비해 향후 전망에 유익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날로 발전되는 대남 테러리즘에 관한 대응방안을 보다 구체적으로 연구하지 못한 부분은 이후의 연구자들에 의하여 밝혀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