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에서는 장부(臟腑)의 허실(虛實)에 따라 상생관계(相生關係) 뿐만 아니라 상극관계(相剋關係)까지 결합하고 자경(自經)과 타경(他經)의 보사법(補瀉法)을 결부시킨 사암침법과 오늘날 사용되고 있는 각종 오행침법(五行鍼法) 중에서 치료의 효과가 뛰어난 승록맥침법을 비교하면서 두 침법 간의 기본원리와 처방을 살피고 승록맥침법이 어떻게 사암침법으로부터 응용 발전하였는지를 밝히는데 있다.
사암침법은 조선시대 중기에 생존했던 것으로 알려진 사암도인(舍岩道人)이 장부의 허실에 따른 침구보사법(鍼灸補瀉法)을 정(井), 형(滎), 유(兪), 경(經), 합(合)에 속한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의 五輸穴(오수혈)에 소속된 경혈(經穴)을 선택하여 장부의 허실에 따른 침술의 보사법을 오행의 상생 뿐만 아니라 상극관계까지 결합 시키고 여기에다 자경(自經) 및 타경보사법(他經補瀉法)을 결부시켜 만든 우리민족의 독창적인 침법이다.
승록맥침법은 김경문이 40년이 넘는 침술임상(鍼術臨床)을 통하여 개발한 침법이다. 승록맥침법도 사지말단(四肢末端)의 12 경맥(經脈)의 오수혈을 이용하여 음양오행(陰陽五行)의 균형을 잡아서 질병을 치료하는 침법이다.
두 침법 간의 비교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사암침법과 승록맥침법은 허즉보기모(虛則補其母), 실즉사기자(實則瀉其子)의 원칙을 진단 및 처방 구성에 적용시켰다.
둘째, 승록맥침법은 사암침법을 이용해서 임상하면서 보사의 원칙을 확대 응용하여 12 경맥의 허실, 비수(肥瘦), 건습(乾濕)등 기존의 사암침법에 없는 새로운 진단과 처방을 정립하였다. 이는 사암침법의 사강변증시치(四綱辨證施治)의 한계로 인한 다양한 병리(病理) 현상에 대한 사암침법의 변형 처방을 승록맥침법이 상당부분 갈음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셋째, 승록맥침법은 사암침법과 달리 맥진(脈診)을 중요시 여기며, 맥진을 통하여 진단을 확진하였다. 맥진시(脈診時) 엄지 손가락만을 사용하는 것 또한 승록맥침법 만의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