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周易』은 만물의 생성 원리를 陰陽二進法과 太極·兩儀·四象·八卦의 상징원리로 설명하고 있다. 오늘날 몇몇 과학자들은 생명체를 구성하고 있는 기초단위인 DNA의 유전암호 체계와 『周易』의 기본 구조인 64괘가 유사한 원리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周易』의 64괘와 DNA염기가 가지고 있는 핵심적인 정보는 다음 3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모양으로 보면 퓨린형은 陽으로, 피라미딘형은 陰으로 표시할 수 있다. 둘째, 염기결합에서 아데닌(A)과 티민(T)은 陰으로, 구아닌(G)과 시토신(C)은 陽으로 표시할 수 있다. 셋째, 단백질은 쓰임(用)으로 형태(體)가 형성되었다고 가정할 수 있다. 즉, 쓰임의 필요가 형태의 형성보다 우선한다는 것이다. 이 세 가지 관점에서 四象과 네 가지 염기를 형태유형과 결합유형으로 비교하면 아데닌은 太陰, 구아닌은 少陰, 티민은 少陽, 시토신은 太陽으로 나타낼 수 있다.
논자와 중국 역학자들이 나타낸 四象과 유전자 염기를 비교해 보면, 배열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周易』에서의 四象은 現狀化되기 이전의 象으로 이미지를 형성하고 있는 단계를 의미하고,八卦는 現狀化되어 보이는 단계를 의미한다.
또한 分子生物學에서의 발생 관련 유전자와 『周易』의 陰陽二進法의 象徵體系와의 관계를 연구 한 결과, 첫째 『周易』이 太極에서 3단 분화하여 팔괘가 형성된 것과 같이, 분자생물학에서의 발생 관련 혹스 유전자도 附屬肢의 진화에서 보면 3단계로 변화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둘째, 혹스 유전자의 스위치와 『周易』의 吉凶悔吝 작용과의 상관성을 보면, 『周易』의 목표가 보다 바람직한 상황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에 있듯이, 혹스 유전자에서도 개수와 서열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혹스 유전자를 끄고 켜는 스위치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발생관련 혹스 유전자는 최대 20가지의 아미노산으로 변역이 가능하다. 그에 반해, 혹스 유전자를 주역으로 분석해본 결과 64가지로 분류되었다. 논자는 64괘 중 가장 많이 나온 괘, 시작코돈의 괘, 종결코돈의 괘를 해석하여 유전자의 성질과 쓰임을 유추하였다. 그래서 주역으로 유전자를 분석하는 방법은 유전자의 성질이나 쓰임을 자세히 알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결론적으로, 대자연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의 구성원리는 『周易』의 상징체계와 많은 부분이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역』의 원리와 자연의 원리, 모두 형태(體)보다도 쓰임(用)을 위주로 변하며, 또한 유전자도 형태(體)보다 쓰임(用)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체적인 논의로 볼 때 『周易』의 象徵體系와 생물의 진화의 흐름이 상당 부분 일치한 것을 알 수 있으며, 이렇게 볼 때 『周易』은 보편적인 自然律에 입각하여 만들어진 것으로 思料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