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현재 가장 전 지구적 차원의 기후변화 대응 체제인 유엔기후변화협약의 제 15차 코펜하겐 당사국 총회가 기존 국제 기후 변화레짐 논의에 있어 적용되었던 '이익기반 국제레짐' 이 적용되지 않고, 오히려 그 반대되는 이론인 '권력기반 국제레짐'이 적용되는 요인은 무엇인가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이를 분석하기 위해 제 15차 코펜하겐 당사국 총회를 '이익기반 국제레짐이론'과 '권력기반 국제레짐이론'으로 각각 분석한 후, '권력기반 국제레짐'이론이 적용되는 요인들을 추출한다.
먼저 '이익기반 국제레짐이론'과 '권력기반 국제레짐'이론의 선행연구를 실시하여, '이익기반 국제레짐이론'에서는 '절대적 이익', '통합적 흥정', '규범적 리더십'이라는 세 가지 분석틀을 추출하였으며, '권력기반 국제레짐이론'에서는 '상대적 이익', '패권국의 이익제도화', '제한된 국제레짐의 역할'이라는 세 가지 분석틀을 추출하였다.
이익기반 국제레짐이론으로 제 15차 코펜하겐 당사국 총회를 분석하면, 첫 번째, 각 국가들이 자신들의 절대적 이득을 추구하는 데 있어 공동의 이익을 자각하여 협력에 나선다는 측면에서는 제 15차 코펜하겐 당사국 총회의 주요 행위자인 EU, 엄브렐러 그룹(Umbrella Group), 개도국 그룹의 이익이 첨예하게 달랐으며, 이들의 절대적 이익을 추구하는 데 있어, 공동의 이익을 자각하는 것은 어려워보였다.
두 번째, 통합적 흥정면에서는 참여국들이 불확실성으로 분할이 가능한 권력보다는 분할 가능한 이익에 주목하며 통합적 흥정에 참여하면서 더욱 견고한 레짐이 형성된다고 하였지만, 각 주요 그룹간의 첨예한 대립으로 정치화된 협상이 이루어졌고, 세계 105개국의 정상들이 참여함으로써 안전과 보안상의 문제로 통합적 흥정을 촉진시키는 비정부기구(NGO)의 접근도 상당히 제한적이었다.
세 번째, 이익기반 국제레짐이론에서 규범적 리더십 측면에서는 막강한 물질적 기반과 기술로 관념적 영역을 제시하는 리더십이 제 15차 코펜하겐 당사국 총회에서는 존재하지 않았다.
권력기반 국제레짐이론에 의해 제 15차 코펜하겐 당사국 총회를 분석한 결과, 첫 번째, 각 그룹들은 상대집단들이 제 15차 코펜하겐 당사국 총회로 얻는 이득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특히 미국은 신흥 강대국인 중국을 상당히 의식하면서, 개도국의 의무감축에 대해 주장하였다. 또한 EU그룹은 미국과 개도국의 참여를 주장하였으며, 개도국도 선진국의 역사적 책임론을 주장하였다.
두 번째, 현재 국제사회에서 강력하게 떠오르는 신흥 강대국인 중국은 중국의 막강한 경제력, 군사력, 외교력을 바탕으로 실제 국제정치와도 유사하게 제 15차 코펜하겐 당사국 총회에서도 패권적 지위를 견지하였다. 결국 중국의 이익을 확보하는 개도국의 의무감축 제외와 선진국의 자금 및 기술지원이라는 결과를 이끌고 개도국들은 중국의 이익과 자신들의 이익의 교집합속에 이득을 누릴 수 있었다.
세 번째, 제한된 레짐의 역할 측면에서는 개도국의 지도국임을 자처하면서, 막강한 자원으로 제 15차 코펜하겐 당사국 총회를 이끈 중국에 제재를 가할 수 있는 강제력과 강력한 지도국이 존재하지 않았다.
이상의 논의에서 그간 국제환경협상에서 환경이 가지는 특수성으로 기존 국제정치에서 각 국가들이 개별이익을 추구함으로써 벌어지는 갈등대신 절대적 이득의 추구함에 있어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협력의 특성을 갖는다는 이익기반 국제레짐이론에 힘이 실렸다. 그러나 제 15차 코펜하겐 당사국총회에서는 기존 정치상황이 그대로 환경협상에서도 반영되는 경향을 보이고, 각 집단의 첨예한 대립이 절정에 이르러 협상 자체가 정치화 되었다는 측면을 살펴볼 때, 이익기반 국제레짐이론으로는 설명하기가 어려웠으며, 오히려 반대되는 이론인 권력기반 국제레짐이론이 적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