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물체는 색을 지니고 색은 우리의 감정에 영향을 준다. 예로, 빨간색은 '태양이나 사과' 등을 연상시키고 '열정, 흥분' 이라는 감정을 주기도 한다. 또한, 초록색은 우리의 머릿속에 '숲, 나무' 등을 연상케 하며 '차분함과 편안함'의 감정을 주기도 한다.
같은 색을 보아도 성인과 아동이 느끼는 색의 감정은 다르다. 사회적 경험이나 감정이 부족한 아동은 생각을 말로 충분히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미술활동을 통해 그들의 감정을 무의식적으로 표출하는 경우가 많다.
본 논문은 아동의 작품을 통해 아동의 성격 및 심리상태를 파악하고 가족화와 색채표현의 상관관계를 분석해보는데 그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경기도 용인시에 거주하는 6세~11세 아동 134명을 대상으로 아동화에 표현된 색채를 분석하였다. 이 중 25명은 본 연구자가 직접 아동을 가르치며 아동의 선호색과 심리상태를 분석하고, 나아가 가정환경과 색채 선택의 상관관계를 살펴보았다. 나머지 109명은 본 연구자가 작성한 설문지를 통해 아동화 제작을 의뢰한 후, 제작된 아동화를 보면서 분석하는 방법을 사용하였다. 특히 가족화의 색채표현과 아동의 심리상태를 파악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연구의 방법은 임상실험조사, 설문조사를 이용해 진행하였다. 첫 번째로 실시한 임상실험조사에서는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보라, 분홍, 갈색, 검정을 선호하는 아동 각각의 성격과 심리 상태, 그리고 아동의 가정환경과 선호색의 관계 등을 알아보았다. 두 번째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미술심리검사에 많이 쓰이는 가족화를 바탕으로, 가족화와 색채화에서 나타나는 상관관계에 대해 분석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자유 주제의 아동화의 경우 남아들은 초록이나 파랑 계열의 색을 선호했고 여러 색을 쓰지 않았으며, 여아들은 빨강, 주황, 노랑, 분홍 계열의 색을 선호했고 여러 색을 사용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엄격한 가정환경 속에서 살고 있거나 내성적인 아동은 그림을 그릴 때 사용하는 색의 개수가 적었고, 개방적인 가정환경에 살고 있거나 밝고 명랑한 아동은 그림을 그릴 때 많은 색을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둘째, 가족화를 적용하여 색채화와의 관계에서 도출해 낸 결과를 살펴보면, 가족이 함께 하는 그림으로, 예를 들어 가족이 다 같이 소풍을 가는 장면이거나 야외로 드라이브를 가거나 집에서 함께 TV를 보거나 하는 그림을 그린 아동이 선호하는 색은 밝은 계통의 색이었다. 또한 색채 표현도 꼼꼼했으며 여러 색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족을 모두 그리지 않거나 가족이 각자 다른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을 그린 아동이 선호하는 색은 어두운 계통이나 차가운 계통의 색이 많이 나타났다. 또한 색채 표현에서도 옅은 채색이나 거친 표현을 한 것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가족화 제작과 함께 병행한 설문조사를 통해 가정환경의 영향이 아동의 선호색이나 그림의 표현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동이 그리는 그림의 색채는 아동의 심리적인 면을 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아동의 작품에 나타난 색채 심리 연구는 아동이 그린 그림의 색채 표현을 통해 아동의 성격 및 심리 상태가 그들의 가정환경과 많은 영향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었다.
본 연구를 통해 아동들의 그림에 나타난 색채의 표현과 선호색이 그들의 심리나 정서, 감정과 깊은 관계가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가정환경과 아동의 그림에 나타난 색채 심리를 분석해봄으로써, 색채표현이 아동의 심리 상태를 진단하는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논문은 현장에서의 직접적인 관찰로 아동의 색채표현과 심리를 진단하고 분석하는 기초적인 틀을 제공했다는 것에 그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가 아동미술의 교육에 있어, 색채를 통해 아동을 좀 더 깊이 이해하고, 이를 발전시켜 바람직한 교육의 틀을 만들어 가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것임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