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韓·中·日 三國의 坐具를 총체적으로 고찰하고 아울러 이들 좌구를 비교한 것이다.
古代 韓·中·日 삼국의 기거 방식은 平坐式이 중심이었으며 따라서 이에 적합한 좌구들이 발달하였다. 古代 중국에서는 平坐式 가구인 榻이 등장하였고 불교가 전래되면서 불교 사원의 입식 생활과 함께 입식 좌구인 椅子와 凳子가 전해졌다. 이후 唐代에 귀족계층에서 椅子와 凳子가 사용 되었고, 宋代에 이르러 입식 좌구가 민간에 정착되었다. 한국과 일본의 기거 방식은 古代부터 平坐式이었으나 중국의 영향을 받아 좌구가 왕실과 귀족계층, 불교사원 등지에서 사용되었다. 近代期에는 三國 모두 서구 열강에 의해 문호가 개방되면서 서양식 좌구가 유입되었다.
한국의 좌구는 양식적 측면에서 본다면 중국의 좌구에 비해 규격이 다 소 작고 시문된 문양이나 漆 장식, 조각 기법이 소박하며 부분적으로는 접합 기법도 다른데 이러한 것은 다른 공예품에서도 볼 수 있는 한국적 특성이다. 근대기에는 서양의 좌구가 유입되었으나 타율적 개화와 식민지 상황 등으로 인해 중국이나 일본과 같은 새로운 의자 양식의 창출은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중국의 좌구는 韓·中·日 삼국 중 종류도 가장 많고 쓰임도 다양하며 구조도 복잡하다. 중국의 좌구는 明·淸代에 괄목할 만한 변용과 발전을 이루면서 기능성과 상징성을 두루 내포하게 되었다. 양식적인 측면을 살펴보면 좌구의 규격이 큰 편이며 漆이나 조각이 화려하고 시문된 문양의 종류도 매우 다양하다. 근대기에는 서구 양식의 의자를 받아들여 자국의 의자 양식과 결합시킴으로써 廣式家具 등에서 볼 수 있는 새로운 의자 양식을 창출하기도 하였다.
일본의 古代 좌구는 중국과 한국의 영향을 받았다. 일본의 기거 방식도 平坐式 이었으므로 좌구는 주로 궁정이나 무사계급, 불교사원 등지에서 사용되었다. 양식적 특징을 살펴본다면 일본의 좌구도 중국에 비해 종류가 다양하지 않고 규격도 작은 편이다. 그러나 좌구의 표면을 마끼에(蒔繪)로 장식하는 등 외래 양식과 일본 고유의 양식을 접목하여 독자적 양식을 만들어냈다. 근세인 16세기에는 南蠻文化의 영향으로 서양식 좌구를 접할 수 있었다. 근대기에는 한국이나 중국보다 더 빨리 근대화를 이룩한 일본이 서양식 좌구를 수용함에 있어 한국이나 중국보다 괄목한 만한 성과를 이루었다.
한편 韓·中·日 삼국의 좌구는 미학적 측면에서도 논의될 수 있다. 한국 좌구에 나타냐는 미학은 素朴美, 禪意, 單純美로 요약될 수 있다. 중국 좌구의 미학은 中和, 氣韻, 超然, 禪意, 奇巧, 簡略으로 정의된다. 일본 좌구의 미학은 裝飾美, 禪意 등으로 대표된다.
韓·中·日 삼국의 좌구의 사용은 물질문명을 중시하는 서양과 달리 동양의 정신문화를 기반으로 하여 전개되었다. 그리하여 좌구의 상징성이 중요시되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 좌구의 정체성에 관해 살펴보면 古代 한국의 좌구는 중국 뿐 아니라 중앙아시아를 통해서도 유입이 이루어져 다양한 루트를 통해 수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후 고려시대를 거치면서 종류와 사용이 더욱 확대된 조선시대의 좌구는 상징성을 바탕으로 하여 왕실과 지배계층, 불교사원에서 사용되면서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이러한 정체성을 바탕으로 한국 좌구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은 외래양식에 의존하는 제작경향을 탈피하여 한국적 미의식을 가미한 독자적 좌구 양식 을 확립하는데 있다. 차후 한국 근대기의 좌구에 관한 연구와 일본 근대 기 좌구가 한국 근대기 좌구에 미친 영향에 관한 연구 등이 좀 더 이루어 져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