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는 전통문화의 하나로써 한국인의 기층문화를 이해하고 현실에 적용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학계의 연구동향을 보면 상당히 미흡한 실정이며 더욱이 풍수의 이론체계에 대한 연구는 극히 미미한 상황이다. 따라서 풍수의 이론체계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가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이다.
본 연구는 풍수의 이론체계가 주역의 원리와 어떠한 관련성이 있는지를 고찰한 후에 풍수에 내재되어 있는 역의 논리를 밝혀 학문적 근거를 확인하고 그 기초를 정립하는데 목적이 있다. 연구는 풍수와 관련된 원전으로 사고전서와 조선시대 잡과 과거시험과목에 나타나는 『靑烏經』, 『葬書』, 『撼龍經』, 『疑龍經』을 위주로 하여 『山洋指迷』, 『地學』, 『발미론』, 『인자수지』 등을 1차 자료로 하는 문헌연구를 하였다. 그리고 주역에 있어서는 「계사전」과 「설괘전」을 중심으로 하였다. 특히 하도·낙서 및 선·후천팔괘와 관련된 부분은 주로 주희의 『역학계몽』과 『주역전의』의 관점에서 분석하였다. 또한 풍수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보여지는 漢代의 象數易, 특히 경방의 역학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았다.
연구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하였다.
첫째, 풍수이론구조의 근본은 山水配合에 있는데 이러한 이론은 역의 선천팔괘에서 山澤通氣의 개념을 확대·발전시켜 현실세계에 투영한 것이라고 판단된다.
둘째, 遺體受蔭感應說(동기감응설)은 풍수 고유의 설이 아니고 고대인들의 일반적인 인식체계였으며, 易의 同氣相求와 관련성이 있음을 밝혔다.
셋째, 풍수의 形勢論에서 간룡법 및 심혈법 등은 모두 역의 卦主說과 관련이 깊으며 특히 풍수실무에서 중요시하는 逆水論이 易의 逆行論에서 유래하였다고 보았다. 형세론에서는 陰陽五行論 중 주로 易의 음양이론이 적용되었다고 생각된다.
넷째, 풍수의 理氣論은 易의 하도·낙서 및 선·후천팔괘의 이론적 기초위에 象數易, 특히 경방역의 납갑법에 의한 五行으로 길흉을 판단하는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본 연구가 풍수와 역의 관련성이 있는 부분을 중심으로 고찰하여 역과 풍수의 전반적인 체계를 연구하지 아니한 한계가 있으며, 또한 우리나라 고유의 풍수이론체계에 대한 검토를 하지 못한 한계도 있다.
풍수에서 이기론은 많은 풍수가에게 부정적인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기론의 문제점은 각 向法의 이론체계가 달라서 동일한 穴場에서 서로 다른 결과가 도출될 수 있다는데 있다. 그러나 大地의 경우에는 형세론에 맞으면 이기론의 諸向法도 일치한다고 한다. 따라서 이기론은 형세론의 검증차원에서도 꼭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이기론은 平洋(平地)에서 용맥을 찾기 어려운 경우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으며 이기론의 적용결과가 명확히 도출된다는 장점도 있다. 즉 풍수에서 형세론이 主이면 이기론은 副이다. 따라서 검증된 풍수향법을 채택하여 형세론의 보조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태도라고 본다.
한편 주역은 老陽과 老陰을 활용하여 변화를 예측하는 9·6學이라고 하며 풍수는 生氣를 중요시하므로 少陽, 少陰을 주로 사용하는 음양학이다. 주역과 풍수는 동일한 음양체계에서 활용법이 서로 다른 관계라고 볼 수 있다. 상수역은 隱士의 學이라고도 불리우는 것처럼 상수역에 관해 서적으로 전해지는 것이 많지 않다.
풍수는 상수역의 '易外別傳'이라고 할 수 있다. 방대한 풍수원전 속에 상수역의 내용이 많이 반영되어 있다고 본다. 따라서 풍수원전의 내용 중 상수역에 관련된 부분과 현존하는 상수역의 원전을 연구하면 상수역의 체계를 정립할 수 있다고 본다. 이러한 상수역의 연구를 통하여 풍수의 원리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가 이어진다면 풍수학의 발전이 이루어 질 수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