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공시가 합병기업 주주의 부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에 있어서, 국내 증권시장에서 비상장기업의 합병을 공시했을 때 상장기업의 인수를 공시했을 때보다 더 높은 초과수익이 나타나 국내 시장에서도 사기업효과(private company effect)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00년대 중반부터, 코스닥시장을 활성화시키고자 하는 정부의 제도 노력으로 인해 많은 비상장기업들은 우회상장(backdoor listing)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으며 이후 우회상장은 증가하는 추세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국내 증권시장의 합병공시효과에 대한 연구에 있어서 우회상장효과 자체를 분석하고자 하는 연구가 미약하였고, 또한 사기업효과와 우회상장효과로 나누어 합병공시효과를 분석하고자 하는 연구 역시 없었기에, 본 논문은 사기업효과와 우회상장효과를 검증하고 합병공시효과에 있어 두 가지 효과 중 어느 것이 더 지배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본 연구는 2001 년 1 월부터 2010 년 12 월까지 기간 동안 한국거래소의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기업들 중 흡수합병에 대한 576 건의 공시를 대상으로 실증분석을 실시하였다.
본 연구의 실증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합병에 대한 정보는 이사회결의일 이전에 먼저 시장에 반영되기 시작하고, 합병기업은 합병을 통해 양(+)의 초과수익을 얻는다.
둘째, 피합병기업의 상장여부에 따른 초과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자회사와의 합병인 경우를 제외한다면 사기업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상장기업 표본 중 이상값을 제거하면 모든 자회사와의 합병을 제외하지 않더라도 사기업효과는 나타난다.
셋째, 피합병기업의 우회상장여부에 따른 초과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우회상장을 한 경우가 우회상장이 아닌 경우보다 초과수익률이 높게 나타나 우회상장효과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회상장효과가 크게 나타나는 것은 우회상장효과 자체가 합병효과와 IPO 효과를 동시에 갖기 때문이라 생각할 수 있으며, 피합병기업의 경영진 교체에 따른 경영효율성 제고와 상장에 따른 합병기업 주식의 환금성 상승 등의 영향도 있을 수 있다.
넷째, 피합병기업을 비상장기업과 자회사가 아닌 비상장기업으로 제한하였을 때 우회상장인 경우가 우회상장이 아닌 경우보다 더 높은 초과수익률을 나타냈다. 또한 우회상장이 아닌 경우의 초과수익률은 전체표본의 초과수익률보다 작게 나타났다. 이는 사기업효과로 나타난 초과수익은 결국 우회상장효과가 반영된 결과라는 것이다. 즉, 한국증권시장에서 합병효과 자체보다는 IPO 효과가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섯째, 합병 공시 효과에 있어서 우회상장여부와 자회사여부가 유의하게 누적평균초과수익률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이며 피합병기업의 상장여부는 누적평균초과수익률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한국증권시장의 합병 공시효과에 있어서 우회상장효과가 지배적인 영향을 미치며, 사기업효과는 우회상장을 통해 발생된 초과수익이 반영된 결과로 인한 것일 뿐 사기업과의 합병이 합병공시효과에 영향을 준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