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의 교육풍토는 그 어느 때 보다 학생 개개인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 열린 사고를 권장하고 있다. 새로운 교육 이론과 지도방법론이 활발히 제시되고, 그에 대한 실천도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 ‘학과간 통합교육’이 정책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또한 세계화 바람으로 교육에도 ‘다문화 교육’의 이념이 받아들여지고 있는 지금 오히려 자신의 정체성을 알고 국가적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역사, 전통문화, 문화재에 대한 관심과 그 교육의 열기도 높다. 세계화로 단순히 외국어를 잘하고 선진문화를 받아들이는 것에만 급급하였던 과거와 달리 ‘우리 것’을 ‘세계화’ 하려는 노력이 여러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공교육이라는 틀 안에서의 학과간 통합교육은 정해진 수업시간, 정해진 교과과정, 교사의 부족 등 여러 가지 제약 요소가 있기 때문에 아직은 전면적인 실행을 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전통문화나 문화재에 대한 교육 역시 공교육에서는 1회성 체험 학습이나 교과적 지식의 전달 그 이상은 기대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학과간 통합교육이나 문화재 교육은 이들의 효용을 잘 알고 그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부모를 가진 일부 학생들이 사교육을 통해 접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대안으로 연구자는 초등학교 방과후학교 교육을 통해 ‘문화재 감상을 활용한 미술과 통합교육’ 프로그램을 실행하였다.
본 연구는 학교지역연계 문화예술교육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 고양시, 교육인적자원부의 지원을 받아 『문화 도시 고양을 생각하는 문화 예술인의 모임』에서 진행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한다. 연구자는 2006년 7월에서 12월까지 고양시 용두초등학교에서 문화재감상을 활용한 미술과 통합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였고, 그 후 부족한 점을 수정 보완하여 2007년 4월에서 12월까지 고양시 지축초등학교에서 실행하였다. 2년간의 연구사례는 보고서로 제출되었고, 간담회를 통해 프로그램의 성과를 확인하는 한편 반성과 성찰을 통한 더 나은 프로그램 개발의 의지를 다질 수 있었다. 이 ‘문화재 감상을 활용한 미술과 통합교육’의 과정의 전개는 다음과 같다.
첫째, 문화재에 대한 역사적 배경과 의미를 사회교과과정과 연계하여 학습한다. 이때 반드시 시청각 자료를 활용하고 박물관에서 실제 유물을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둘째, 문화재를 제작한 당시 사람의 마음이나 그 문화재가 가지는 상징의 의미를 자신의 경험과 결부시켜 발표나 드로잉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한다.
셋째, 이러한 감상을 발전시켜 단독 혹은 팀을 이루어 해당 문화재를 단순히 재현하는 것이 아닌 재구성, 재창조하는 조형 활동을 한다.
넷째, 본 프로그램의 7개월간의 과정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기록한다. 프로그램 종료 후 학생들이 기획한 교내전시를 갖도록 하여 자신들의 성과와 발전을 스스로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문화재 및 예술 작품에 대한 자기주도적 접근을 유도할 수 있다. 또한 정적학습과 동적학습의 결합으로 주의집중력이 낮은 학습자도 참여가 쉽고, 재미를 느낄 수 있었으며 이것은 학습자가 학습을 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동기’를 자연스럽게 발생시켜 준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문화재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문화예술교육의 욕구가 높은 현실에 발맞추어 앞으로 일선 현장의 교육도 더욱 개선되고 연구 되어야 한다. 정규 교과과정에서 다루기 힘든 ‘문화재 감상을 활용한 미술과 통합교육’을 방과후학교를 통해 정책적으로 지원함으로써 부모의 소득격차에 따른 자녀의 문화예술 향유의 격차를 줄이고 보다 질 높고 효율적인 예술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