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오직 미술교사가 되고자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고 있는 예비 미술교사들의 실존적 삶에 대한 연구이다. 또한 이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기 위하여, 총 4명의 예비 미술교사들을 연구 참여자로 하여 문화기술지 연구방법으로 질적 연구를 수행하였다.
예비 미술교사들에 대한 사전조사와 질문지작성, 심층면담과 일상생활의 참여관찰을 통해 드러난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예비 미술교사들의 삶’은 다음과 같이 드러났다.
첫째, ‘유보된 삶’에서 예비 미술교사들은 임용고시를 준비하면서 단절된 인간관계로 인해 깊은 외로움을 느끼고 있었고 그들 스스로가 외부와의 벽을 쌓고 생활하고 있었다. 또한 결과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한정된 사람들과만 무리를 지어 관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새로운 인간관계는 더더욱 쉽게 맺지 않으려 하였다. 또한 그들에게 있어 ‘노량진’이라는 공간이 임용시험을 준비하기 위한 최선의 장소임과 동시에 실패와 좌절이 존재하는 애증의 장소이며, 그들만의 문화가 존재하는 공간임을 보여주기도 한다.
둘째, ‘치러야 하는 과중한 대가’에서는 예비 미술교사들이 ‘학원비, 식비, 독서실비’ 등의 임용준비를 위한 목적의 과도한 경제적 부담을 지고 있음이 드러나 있다. 이러한 경제적 짐은 현재 마땅한 경제력이 없어 이를 뒷받침 해줘야할 가족들에게는 부담스러운 과정이 되고 있었으며, 이러한 시험 준비 기간 뿐 만이 아닌, 그 이후의 삶에도 그들의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되고 있었다.
셋째, ‘과중한 스트레스’에서는 예비 미술교사들의 이 같은 이중, 삼중의 과도한 부담감이 임용고시에 꼭 합격해야만 한다는 압박감으로 작용해 심한 스트레스로 이어지고 있음이 드러난다. 이로 인해 예비 미술교사들의 대부분이 스트레스성 질환인 원형탈모, 신경성 위염 등의 질병을 지니고 있었다.
넷째, ‘희망, 놓지 못하는 끈’에서 예비 미술교사들은 높은 임용경쟁률에 비해 교사임용 인원의 제한으로, 극히 일부 소수에게만 합격의 기회가 주어질 수밖에는 없는 현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길을 포기하는 것 또한 쉽지 않다고 했다. 그 이유는 취업의 기회가 많지 않아 다른 대안이 없으며, 또한 오랜 준비기간을 임용고시에만 매달린 다음에는 오히려 사회에서의 또 다른 취업의 기회로부터 멀어져 버렸기 때문이었다. 그러기에 여러 번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조금만 더…’라는 희망의 끈을 차마 놓지 못하고 있었다.
이 연구를 통해 모든 것을 쏟아 부어 꿈을 향해 가고 있는 예비 미술교사들의 삶을 더욱 자세히 살펴보고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예비 미술교사들의 삶에 관한 연구’를 통해 본 그들의 삶의 모습에서는 슬픔과 좌절 그리고 열정과 희망이 함께 드러났다. 그들은 연구자가 막연히 상상하던 것보다 더욱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었다. 또한 연구 과정에서 임용고시가 실제 교육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교육적 능력을 평가하기보다는 단순한 암기 위주의 시험으로 한계성을 드러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임용고시를 준비하기 위해서 사교육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현실과 그저 자격증을 따기 위한 목적으로 전락한 교육대학원 과정에 대한 내용도 드러났다. 또한 임용을 준비하다 포기하게 된 경우 사회에서 그들을 받아 줄 곳이 전혀 없었는데 교육 분야만을 오랫동안 공부하였기에 그들이 들어갈 적합한 회사를 찾기도 힘든 실정이었는데 더군다나 사회와 단절된 채 수년간을 보낸 예비 미술교사들이 다른 분야의 취업을 위해 또다시 새롭게 무언가를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도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이미 굳어져버린 사회 문제들도 교육환경을 어렵고 더디게 만드는 문제들로 미래의 창의적인 교육과는 거리가 먼 교육 시스템과 고정관념, 편견 등은 그들이 사회에 나가서 싸워내야 할 또 다른 문제들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