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에 들어 비정형 건축이 현대 건축의 여러 가지 사유 속에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비정형 건축의 역사는 짧지 않으나 실제 지어진 것은 최근 20년 동안에 주로 나타나고 있다고 보여 진다. 1990년대를 기점으로 그 이전에 지어졌던 비정형 건축물은 그 형태나 규모가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 이유는 사회적인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서 다양한 이즘이나 경향이 나타나면서 비정형 건축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들의 관점이 성숙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비정형 건축을 지을 수 있는 자본과 기술이 형성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건축가가 공간을 만들 때, 필연적으로 건축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프로그램을 넣기 위해 공간을 나누는 과정을 평면 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 정형 건축에서는 기능적인 평면구성을 통해 공간에 프로그램을 넣어 주지만, 비정형 건축은 기능적인 평면구성 보다는 작가가 의도한 형태나 공간을 유지하는데 중점을 둔다. 그래서 비정형 건축에서는 건축가가 형태주의적인 관점으로 형태에 대한 고려를 우선적으로 한 다음에 평면 구성을 하는 경향이 있다.
형태적으로 비정형 공간은 정형 공간과 비교하여 효율적인 평면 구성이 어려운 공간이다. 정형 공간이 사각형이나 원형 등을 기본으로 한 기하학적 질서를 따른 형태를 하고 있는 반면에 비정형 공간은 다양한 곡선이 존재하기도 하고, 요철이 존재하기도 하면서 비효율적인 공간이 생길 수 있다. 또한 과거의 건축 속에서 선례를 찾을 수 없는 형태로 인하여 기능적인 활용방안을 찾기 힘들다.
비정형 건축의 평면 구성에 대한 사례분석을 통해 비정형 건축의 평면 구성이 항상 기능성과 효율성이라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비정형적인 평면 구성과 기능적인 평면 구성은 거의 대부분 하나의 건물에서 공존하며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작은 공간에서조차 이러한 평면 구성 방식이 혼재되어 사용되고 있다. 비정형 건축의 평면 구성은 비정형 건축이 태생부터 갖기 힘든 기능성이나 효율성만을 위해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건축가가 의도한 대로 건축물을 만들기 위해 존재한다. 상황에 적합한 기능적인 평면 구성과 비정형적인 형태가 조화롭게 구성되어야 건축가가 의도한 작품이 완성된다.
과거에 비정형 건축의 발전을 가로 막았던 설계나 시공기술, 그리고 자본과 같은 요소가 이제는 어느 정도 해결이 되었다고 판단된다. 과거 보다 더욱 발전된 비정형 건축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건축가의 의도대로 비정형 형태를 자유로이 구사할 수 있는 비정형 건축의 평면 구성 방식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이러한 이해를 통해 건축가의 비정형 건축에 대한 의지가 단순히 공간 사용의 효율성이나 기능적인 측면으로 인해 좌절되는 상황을 피해야 한다.
앞으로 비정형 건축에 있어서 형태와 공간의 형성에 집중된 설계에 대한 논의를 평면 구성을 발전시키는 방향에도 집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