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나의작업에서의 주된 관심사는 본인의 의식과 관념을 사물과 공간에 강하게 이입하여 사물을 보다 더 개인화 시키는데 있다. 여기서 말하는 의식의 이입은 해체된 사물과 공간 안에서 느낄 수 있는 사유의 자유로움이며 개인화라는 것은 통념적 관계와는 또 다른 관계 형성인 것이다.
인간과 사물의 의식과 관념의 상호 작용에 대한 주목은 오래전부터 현재까지 연구되어 왔다. 현대에 이르러 기술발달과 거대 소비사회의 등장은 사물의 과대 생산과 보급으로 이어졌으며 이는 이전의 연구되어온 사물의 존재위치를 크게 변화시켰다. 현대에는 인간이 이 세계에서의 주체가 아닌 사물의 부속품으로서 그 위치가 이동해오고 있으며 이런 세계에 살고 있는 인간의 존재위치는 끊임없이 현대사물에게 위협당하며 이런 모든 공격에 대한 방어자체도 사물을 통해 실행하고 있는 시점이다. 이 지점에서 인간과 사물의 상호작용 시점과 위치의 변화는 사물에 개인의 관념을 투사하고 자아를 표현하는 매체로도 활용되며 사물의 존재론적 위치를 이동시키거나 전복시키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본인은 작품 제작과정에서 사물의 표면의 통일과 물리적 구조의 해체적 행위 그리고 다른 오브제를 재결합하는 과정이 연속적으로 나타난다. 이런 것들은 현대사물에 대한 구조적 안정성을 파괴하거나 표면을 통일하여 사물의 개별성을 해체시키는 것에 속한다. 이는 의도적으로 사물의 존재론적 위치를 불안정한 상태로 유도하고 있는데 이것은 사물에 대한 공격적 자세를 취하는 것이 아닌 완전함으로서의 사물과 내가 소통하기 위한 출발점이기도 하다. 이 불안정한 상태의 사물의 틈 속에 본인의 의식 상태와 유사한 속성의 오브제를 재조합 하는 과정은 사물과 본인과의 관계를 긴밀하게 만든다. 본 논문은 앞서 말한 현대사물 속에 존재하며 체험하게 되는 사물에 대한 압박의 담론과 이것들에서 사물의 개인화를 통해 잠시나마 해방되었던 본인의 체험에 대한 보고서이며 이를 작품을 통해 드러내는 과정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다. 또한 궁극적으로 본인이 현대사물과 양립하며 작업을 해나갈 수 있는 방향과 현대 예술 속 에서 사물에 대한 다른 시야의 발견이라는 목적을 지니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