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은 그 자체만으로도 관객들에게 강한 카리스마를 가지며 예술가들에게는 창조적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대상이었다. 인형이 가지는 미학적, 종교적, 심리적인 분위기는 많은 예술가의 작품 활동에 영향을 미치며 공연무대에서도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되어왔다. 이 때문에 인형극은 단순히 인간을 모방하는 차원을 넘어서 인형 자체의 독창성과 상징성을 가진 창조적인 극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 인형극의 가치와 위상은 아동극의 범주로 좁혀지면서 다양한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다.
이 논문에서는 인형극의 특수성을 통해 인형예술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공연예술에서 인형극의 연극적 가치들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작품 사례 분석을 통해 알아보았다.
이 논문의 연구내용 및 절차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본 논문의 본문인 제2장에서는 인형극의 개념과 특성에 대해 본질적으로 접근하여 인형이 가지는 특별한 분위기와 인형조종자와의 상관관계를 알아보았다. 우선, 인형은 인형조종자에 의해 극적 움직임을 가지며, 물체의 의미에서 확장되어 인간의 이상이 표출된 '인간의 거울'이라고 할 수 있다. 인형극은 인간인 인형조종자와 인간의 거울인 인형의 만남으로 극인물로 창조되어 생동하는 예술이다.
인형의 본질적 개념을 통해 알아본 인형극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인형극에서는 움직임만으로도 극적 소통을 이루며 그것은 인간을 초월하는 듯한 환상적 분위기를 가진다.
둘째, 인형은 인간뿐 아니라 다양한 생물, 무생물 등을 형상하며 상징적인 캐릭터로 창조될 수 있다.
셋째, 인형극은 인간을 모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인간연기자가 연기하기 어려운 영역을 무한한 상상력을 통해 실현할 수 있다.
넷째, 인형극은 인간의 형태가 살아 움직이는 친근감으로 인간과의 정신적인 교감이 가능한 특별한 가치가 있다.
제3장에서는 인형극 공간의 특징과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여 왔는지 살펴보았다. 인형극의 공간은 인형의 종류에 따라 각 인형의 성격을 잘 표현하는 방법으로 발전해왔다. 그리고 인형조종자의 연출의도에 따라 인형 조종자가 인형극의 공간에 연기자로서 개입하기도 하며, 그 활용범위가 점차 확장되었다. 또한, 장소와 규모에 따라 인형극은 극장을 벗어나 다양한 장소에서 유동적으로 구현될 수 있는 특징으로 관객과의 거리를 좁혀나가고 있다. 그 결과, 인형극은 인간 연기자와 타 공연 장르와의 결합이 가능하며 새로운 공간을 창조할 수 있는 특별한 예술로 활용되어 왔다.
제4장에서는 공연예술에서 인형극의 특수성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연구하였다. 인형극의 특성들이 접목된 공연작품들을 바탕으로 인형극의 연극적 가치를 구체적으로 재조명해 보았다. 본 장에서 인형극 요소들이 접목된 작품사례들의 분석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라이온 킹」과 「워 호스」에서는 인간 연기만으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비현실적 캐릭터들을 인형 캐릭터로 대신하여 관객들에게 시각적으로 극의 생동감을 높여 주었다. 「상자 속 한여름 밤의 꿈」과 「꼽추」에서는 인간과 인형의 결합으로 극의 상징성을 극대화 시켜 표현력을 확장시켰다. 인간의 몸이 인형의 움직임처럼 표현되는 '태양의 서커스'와 '무멘산츠'는 초현실적인 분위기와 창조적 표현방법으로 관객의 상상력을 이끌어내며 소통한다. 공간의 다양한 운영을 시도하는 '빵과 인형극단'과 '로얄 드 뤽스'는 유동적으로 공간을 활용하며 관객과 배우가 직접적으로 교감하며 극을 함께 만들어나가는 관객참여의 소통방법을 구현하였다.
본고는 인형극의 특수한 가치들을 통해 인형극의 위상을 재조명하고 인형극의 연극적 가치들을 다양하게 탐구하였다. 이를 통해, 인형극의 요소들을 적극 활용하여 표현방식의 확장과 상상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창의적 공연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