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상처 입은 영혼이 그 상처를 치유 받지 못하면 인간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범죄를 저지를 수도 있다'라는 생각에서 출발하여 이 가정을 토니 모리슨의 첫 소설 『가장 푸른 눈』의 촐리의 경우에 비추어 보고자 했다. 따라서, 본 연구의 목적은 범죄자의 입장을 옹호하려는 것이 아니라, 왜 그러한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났는지를 파악하고 다시는 그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으려면 우리는, 나는 무엇을 해야 할지를 탐구해 보고자 했다.
이를 위해, 외상이론(Trauma Theory)과 애착이론(Attachment Theory) 그리고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라는 심리학적 이론들을 적용하여 촐리가 입은 치명적인 상처의 깊이를 검토하였다.
이러한 과정들을 통하여 촐리가 자신의 딸에게 근친상간적 사건을 저지르게 되었던 배경을 살펴보면서 촐리 자신이 어찌할 수 없었던 인종차별이라는 사회의 장벽과 부모로부터 철저히 버림받았던 가정적 비극이 그를 어린 딸아이를 위해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무능하고 쓸모없는 아버지로 만들어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자신의 소중한 딸에게 씻을 수 없는 죄를 저지르고야 마는 죄인이 되게 한 것은 아닌가 하는 진단을 내렸다. 또한 과연 그의 범죄에 우리는 아무 책임도 없는 것인가 라는 사회적 책임론도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만약 우리가 조금만 더 주위를 둘러보고 서로가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감싼다면 이러한 비극들이 이 땅에서 일어나는 일이 줄어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