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기업의 문화마케팅이 트렌드를 이루고 있다. 동시에 기업의 문화예술후원이 자선적·후원적인 성격에서 점점 마케팅 전략적인 관점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 아래, 선진국에 비해 기업후원의 역사가 짧은 국내 기업에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으로서의 후원 활동에 대한 인식이 얕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기업 경영에 있어 본연의 목적인 이윤을 추구하는 활동 외에도 선량한 기업 시민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염두에 둔 사회공헌 활동 수행이 요구된다. 이윤추구에 우선순위를 둔 후원의 경우 기업의 경영 사정에 따라 쉽게 변동되거나 일회적 활동으로 그치는 경우를 목도해왔다. 우리나라 기업의 사회 공헌 활동은 대기업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단발적이며, 활동의 다양성 또한 부족하다는 지적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본 논문은 많은 기업들이 메세나를 기업 영리 추구 동기에 우선하고 있는 실정에서 국가 부의 일부를 이루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실천되기 보다는 기업의 입장에만 치중되는 것에 대한 우려에서 시작되었다. 본 논문에서는 기업의 윤리를 이론적 배경으로 사회적 책임으로서의 문화예술후원을 살펴보고, 기업 문화예술 지원의 모범적인 사례로 꼽히는 프랑스의 까르띠에현대미술재단을 연구·분석하여 기업이 후원하는 문화예술재단의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하는데 연구 목적을 두었다.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은 설립 초기부터 오늘날까지 현대미술의 성장에 깊이 관여해왔다. 까르띠에 기업은 직접 문화재단을 운영한다는 표면적인 사실 뿐 아니라,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의 활동이 기업의 상품과 브랜드로부터 완벽한 독립을 강조하며, 현대미술의 후원을 장기적으로 지속해왔다. 오로지 현대미술의 진흥이라는 명확한 비전을 갖고 재단의 모든 활동들이 전개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프랑스의 현대미술 진흥에 영향을 미쳐왔다.
본 논문에서는 위와 같은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의 사회공헌으로서의 미술 분야 후원을 살펴보는 가운데 나타나는 '공공성', '지속성', '진정성'이라는 세가지 성격에 주목했다. 이로써, 마케팅 목적과 분리된 사회공헌으로서의 지원을 통해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인식하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메세나를 지속해 나갈 때 기업 발전은 물론 지역사회에 미치는 기업의 긍정적인 영향을 목도하고자 하였다.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의 문화예술지원사례는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수행하기 위한 방향 설정에 참조할 수 있는 지점을 마련한다.
결국, 연구자는 종래 기업의 영리 추구에 초점을 맞춘 메세나를 지양하고, 사회적 책임 실천의 동기에 우선하여 문화예술을 지원할 때 장기적인 메세나가 가능하며, 비로소 사회와 기업의 욕구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다는 논지에 이르고자 하였다. 기업의 문화예술지원에 대한 이론적 배경과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의 사회공헌으로서의 미술후원 사례연구를 통해 우리나라 기업 메세나 활동이 짧은 역사 속에서 빠른 발전을 이뤘지만 메세나 본래의 목적을 잊고 있지는 않은지 자문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문화예술 지원에 대한 기업의 태도 설정에 참조점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