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초반 이후 냉전의 붕괴는 세계적인 국방비 감축 및 무기수요의 감소를 가져왔고 이것은 방위산업체 전체의 불황을 초래하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선진국들은 범국가적인 방산지원 정책과 미래전 양상에 대비한 무기체계 연구개발의 활성화, 인수합병(M&A)을 통한 경쟁력 강화, 국제협력, 해외수출 증대 등 국제 방위산업환경의 구조개편과 글로벌화를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 방위산업 환경 하에서 최근 우리의 방위산업 역시 국내외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970년대 초반에 중화학공업 육성정책과 함께 본격적으로 착수한 우리의 방위산업은 소총, 탄약과 같은 기본무기의 모방개발과 기술도입생산에서 출발하였다. 이후로 한 세대가 지난 지금, 우리의 방위산업은 고등훈련기와 잠수함 등과 같은 첨단 무기체계를 생산하고 국내 기술력으로 개발한 훈련기, 자주포, 전차, 소형 함정 등의 체계 장비와 관련 기술을 수출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특히 국방부 차원의 방산수출 확대노력의 결과, 1975년 최초로 미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4개국에 카빈 탄약(당시 금액 47만 불)을 수출한 이래 2008년도에는 58개국에 10억 3,144만 불의 방산수출을 달성하였다. 이에 방위사업청은 2009년 방산수출 목표를 12억 불, 2012년에는 30억 불 달성과, 방산 선진국 'G10진입'이라는 목표를 설정하였다. 현 정부 역시 '방위산업 신경제성장 동력화'를 국정과제의 하나로 선정함으로써 방위산업의 중요성과 국민경제적 기여 가능성에 대해 국방부를 비롯한 정부부처와 방위산업계 및 국민모두로 관심을 쏟게 하고 있다.
하지만 방위산업의 지속적 발전과 방산 선진국 진입을 위해서는 해결해야 하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국가기간산업이 강화되면서 활기를 되찾았지만, 기본병기의 수요 부족으로 방산업체 가동률이 59.8%로 현저히 저하되어 방산 기반 유지가 어렵게 되었다.
이러한 현실에서 방산수출은 한국의 방위산업의 자생적 성장기반 구축과 글로벌 경제력을 확보를 위한 신규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방산수출은 군의 전략계획에 따른 물량 변동의 충격을 흡수함으로써 한국 방산업체의 안정적인 가동률 및 경영성과를 유지할 수 있으며, 20~30년간 수출 효과가 지속되는 고부가가치 사업으로써 첨단과학기술 개발 활성화를 통한 산업 전반에 파급효과를 내어 국가경제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의 방산수출은 지역별 정치적·경제적·군사적 특성을 고려한 차별화된 시장 접근 전략 없이 방산수출을 추진하고 기존 방산교역 국가 위주로 고액·대량 판매만을 선호함에 따라 새로운 방산시장 개척에 소홀하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과 인식을 토대로 하여 본 연구는 방산수출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시장세분화에 따른 특화된 시장진출전략 적용이 필요하다는 논리로부터 출발하여 국내외 방위산업의 환경 변화와 우리의 실상을 짚어보고, 한국이 방산선진국 G10 진입을 위한 방산수출 활성화를 위해 권역 및 국가별 방산시장을 조사·분석한 후 이를 토대로 맞춤형 방산수출 전략을 제시하였다.
권역 및 국가별 방산시장 조사·분석에서는 KOTRA의 민수분야 해외시장조사·분석의 틀을 벤치마킹하여, 방산수출에 영향을 미치는 경제, 군사, 국방과학기술수준, 외교 및 한국과의 관계 등 환경 분석을 통해 전반적인 수출시장 특징을 도출하였다. 세부적으로는 권역 내 주요 국가별로 방산수입 성향과 획득사업, 전략화 시기 등을 포함하는 상세정보를 제시하였다. 방산시장 조사·분석을 토대로 맞춤형 방산수출 전략은 한국의 방산수출 경쟁력을 기준으로 한국보다 우월한 선진국과 열세인 비선진국으로 분류하여 수립하였다.
한국의 방산경쟁력이 열세이므로 첨단체계 수준의 방산물자를 선진국 권역으로 직접적으로 수출하는데 한계가 있기에 선진국 권역으로 방산수출 추진방향은 선진국이 보유한 기술을 획득할 수 있는 유인 및 활용 방안에 중점을 두고, 세 가지 진출 전략을 수립하였다. 첫 번째 전략은 우리의 소요를 바탕으로 수출이 가능한 선진국과 공동협력개발로 개발하고 개발된 체계 및 부품을 제3국에 공동판매를 추진하는 전략이다. 두 번째 전략은 절충교역을 확대하는 전략이다. 한국의 '국방개혁 2020'에서 고액의 첨단무기체계 획득사업 대부분이 방산선진국으로부터 구매할 예정이므로 선진국과의 절충교역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미래전 양상에 부합한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 전략이다. 방산선진국들과 경쟁을 극복하고 선진국 권역에 안정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선진국이 주력하는 방산제품보다는 첨단유비쿼터스 및 IT 제품, 레이저 무기와 같은 비살상무기에 중점을 두고 진출해야 한다.
비선진국 권역이라 할 수 있는 중동, 중남미, 동유럽, 아프리카, 동남아 권역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한국이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기에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시장진입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구체적 진출 전략으로는 첫째, 비선진국 권역은 방산구매와 더불어 한국의 경제발전 노하우와 다양한 군 교육훈련 프로그램 등을 더불어 제공하는 패키지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둘째, 방산획득 의사결정을 단독으로 영향권을 행사하는 권역이므로 정책결정자와 유대강화전략을 제시하였다. 셋째, 방산구매력이 다소 떨어지는 권역에는 불용 및 잉여 군수물자 이양을 통해 시장진출을 꾀해야 한다. 넷째, 구매한 장비의 유지 및 관리 능력이 떨어진 권역에는 정부 간 판매 전략을 제시하였다. 다섯 번째로 한국의 안정적인 자원 확보를 위해서 비선진국 중 자원부국에 한해서는 한국의 방산물자 구매 수단을 자원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