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의 목적은 첫째, 북미관계의 구체적 전개과정 및 특징과 성격을 규명하는 것이며 둘째, 북미관계와 북한의 대남정책 사이의 지속성과 예외성에 관한 상관관계를 도출하여 셋째, 북미관계와 북한의 대남정책 변화 사이의 지속성과 예외성 관련 함의를 고찰하는 것이고 마지막으로, 이와 관련하여 거시적 관점에서 한국의 대응전략을 모색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연구방법으로 문헌조사 방식을 적용한 사건 및 연도별 사례연구를 하였다.
연구결과 북미관계와 북한의 대남정책 사이에는 지속성과 예외성이 모두 존재한다. 이것이 의미하는 함의는 첫째, 장기적이고 공통적인 한국의 대응전략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 둘째, 단기적이고 상황적인 대응전략이 필요하다는 것 셋째, 오늘날 '북미관계 개선-북한의 대남 접근정책' 그리고 '북미관계 악화-북한의 대남 접근정책' 유형에 대한 대응전략 마련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한 거시적 관점에서의 한국의 대응전략은 다음과 같다. 첫째, 북미관계 개선과 악화에 따른 예상 득실을 판단하고 이에 따른 북한의 대남정책을 예측하여야 한다. 둘째, 대북정책과 대미정책의 연계성이 필요하고 셋째, 전략적 외교가 필요하며 넷째, 배타성과 민족성을 배제한 개방이 필요하다. 다섯째, 한미상호방위 조약에 자동개입 조항이 필요하고 여섯째, 대내 정책에 변화가 필요하며 일곱째, 우리만의 독창적인 대응전략 마련을 위한 노력 역시 필요하다.
북한 대남정책의 실제는 그들이 표명하는 대남인식 및 통일논리와는 별개로 남한을 적화시킬 수 있는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자신의 체제생존을 위해 견제해야 할 대상으로 파악하고, 체제생존을 위해 새로운 안전판을 확보해야 한다는 절박감으로 표출되었다. 그것이 바로 1990년대 들어 북한이 일관되게 견지하는 이른바 '통미봉남' 정책이다. 즉, 남한과의 관계개선이 체제생존의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하여 체제생존의 틀을 확고히 짠 후, 그 틀에서 대남정책을 펼치겠다는 의도에 기초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2000년대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북의 '통미봉남' 정책은 크게 수정된 것으로 보인다. 그간의 국제적인 고립화 탈피와 경제회생을 통한 체제보장을 위해 북이 선택한 카드가 '통미봉남'이었다면, 그간 기울었던 정책의 축이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미관계와 대남관계가 균형을 이루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북한은 향후 대남정책의 구체적 현실에서 체제생존을 위한 남북한 교류 및 협력을 보다 확대해 나갈 것이다. 특히 미국으로부터 기대하는 체제안전 보장을 얻어내기 전까지 이러한 경향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강조하고 있는 '민족공조' 및 '우리 민족끼리' 등의 구호는 이러한 대남정책의 변화를 대내적으로 정당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또한 남한 정부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대북협조를 요구하는 압력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북한 당국은 대남정책의 지속성을 대내외에 강조하고 있지만,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대남정책의 변화는 그 폭과 깊이가 너무 커져버린 듯하다.
차후 이 논문과 관련한 연구방향의 제언은 다음의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기간별 사건 자료의 세부적 분류 및 확보가 유용하며 둘째, 한국의 대응전략 관련 세분화된 모델의 연구가 필요하고 셋째, 보다 과학적인 접근방법을 활용해야 한다.